신간 ‘길 위에서 읽는 시’
신간 ‘길 위에서 읽는 시’
  • 이슬기 기자
  • 승인 2016.12.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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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드는 스물여덟 편의 시와 공간에 얽힌 이야기…지친 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김남희 지음 / 소비자가격 1만3,000원 / 문학동네 펴냄

세계 구석구석을 걸으며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온 여행가 김남희가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 28편의 시와 그 시를 읽었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작가는 오래전 한 사람을 위해 시를 고르고 편지를 썼던 그때의 마음으로 자신을 위로해준 시를 한 편씩 소개한다. 책은 잠들지 못하고 홀로 시를 읽던 밤의 고요한 평화 그리고 충만한 고독을 전하며 지친 이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작가는 메리 올리버의 「상상할 수 있니?」나 김선태의 「바오밥 나무를 위하여」를 통해 아직 인간의 손에 파괴되지 않은 자연의 견결함을 찬양하고, 김소연의 「눈물이라는 뼈」나 김선우의 「이런 이유」, 고정희의 「객지」를 읽으며 차가운 세상이지만 아직 우리가 타인에게 위로받는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또한, 어머니의 자작시인 「어머니」나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 이문재의 「우리 살던 옛집 지붕」으로 오랜 세월 눈물과 웃음과 한숨을 나눴던 가족과의 추억을 더듬어보기도 한다.

이 외에도 팔레스타인의 분리장벽 문제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젊은 부부에 대한 동경, 옛사랑의 추억 등을 제각각의 결을 지닌 스물여덟 편의 시와 함께 풀어간다. 국내외 여러 시인의 시, 그리고 음유 시인이 남긴 노래 가사, 어머니의 자작시 등 김남희가 옮겨 쓴 시를 함께 읽는 동안 어둠에 갇혀 헤매지만 빛을 향해 고개 들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가 여기 있음을, 아무리 고된 삶이어도 우리는 모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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