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해지는 세상, 흉악한 범죄도 늘고 있다. 새로 장만한 자전거가 도둑맞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이 무사 귀가할 때까지 마음 졸인다. 특히 유아와 노인, 애완동물 등을 돌보고 있다면 외출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야외에서는 이들을 계속해서 챙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손바닥 위 장난감 같은 위치추적기, 지퍼GPER가 출시됐다.

아이나 애완동물을 데리고 사람 많은 곳으로 외출할 때뿐 아니라, 애지중지 아끼는 소중한 자전거를 보관할 때도 그렇다. 어디에 있더라도 지퍼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돼 있다면 걱정을 덜 수 있다. 위치를 추적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기기를 달아두기만 하면 즉각적인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 이륜차 드라이버라면 안장 아래 혹은 보관함에 지퍼를 넣어두자. 지도를 통해 위치를 명확하게 표시해 주기 때문에 인파가 많아 눈에 띄지 않거나, 누군가 내 자전거를 타고 가버렸을 때도 금세 찾아낼 수 있다.

앙증맞은 50㎜×50㎜ 크기로 손안에 쏙 들어오는 지퍼. 48g으로 무게도 가볍다. 줄을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있어 휴대하기 간편하다.

50g에 불과한 무게로 가뿐하게 휴대할 수 있는 지퍼는 아웃도어 활동 중에도 활용하기 좋다. 한번 기록한 경로는 10일간 자동으로 저장되며, 최소 1분, 최대 10분 단위로 지속해서 위치를 입력하기 때문에 다녀온 산행 코스를 확인하거나 거리를 계산하기 편하다. 지나온 경로를 누르면 로드뷰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퍼가 편리한 것은 독자적으로 위치를 수집하고 위치를 전송하기 때문에 다른 보조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패미FAMY는 지퍼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써, 해당 기기를 등록한 사람에게만 위치를 보여준다.

지퍼의 상태가 나타나는 LED 등. 전원을 켜거나 SOS 신호를 보낼 때, 배터리가 부족할 때는 빨간색, 충전이 완료됐거나 전원연결을 확인할 때는 보라색, 충전 중일 때는 파란색과 보라색으로 점멸하는 등 3가지 색깔로 표시한다.

USB 케이블 충전식이다.

위치추적기능도 든든하지만 패미 앱 안에서 단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미리 친구로 등록한 대상을 그룹으로 지정하고, 위급한 순간에는 현재 위치를 대화방으로 즉각 전송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면 스마트폰을 꺼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는 주머니 속에 넣어둔 지퍼의 두 번째 버튼을 길게 누르면 등록된 친구들에게 SOS 메시지가 전송되고, 주변 패미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최소 1분에서 최대 10분 간격으로 위치를 표시하는 지퍼. 해당 장소에 머무른 시간과 정확한 주소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위치를 체크하는 시간 간격을 조정할 수 있다.

지퍼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패미에서는 친구를 추가하고 대화를 나누거나 위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SOS 신호를 보내면 대화창에 발신자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송신한다.

로드뷰도 함께 볼 수 있다.

지퍼는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로라LoRa를 이용한다. 한마디로 GPS로 위치를 수집한 후, SK텔레콤의 로라망을 이용해 위치를 전송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상용망이 구축돼 이동 중에도 통신이 끊기지 않으며, 지방에서도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별도의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필요가 없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 다만 독자적인 통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달에 5,500원의 월 사용료가 별도로 발생한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앙증맞은 크기의 지퍼는 한 번 완충하면 위치 수집 주기 10분 기준 5일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GPS 방식을 기반으로 한 위치추적기이기 때문에 실내에서의 위치 측정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 분실하고 싶지 않은 이륜차가 있다거나 유아, 노인 등을 돌보는 입장이라면 하나쯤 구비해두는 것이 어떨까.

글 이슬기 / 사진 양계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