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도봉역~무수골~우이암~우이남능선~우이암…약 7km 3시간 소요
글·박상신 한국노르딕워킹협회(KNO) 헤드코치ㅣ사진·김세정 KNO 코치ㅣ장비협찬·메드아웃도어
▲ 무수골로 들어서면 소나무 숲길 나타난다. |
약 170여 개의 공식 등산로와 바위들이 정상을 향해 있는 곳, 도봉산. 이 수많은 등산 코스 중 무수골은 경관이 수려하고 등산로가 완만해 최근 워킹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코스다.
지하철 1호선 도봉역에서 20여 분을 걸어 무수골 입구에 도착했다. 그늘 진 계곡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지만, 봄기운을 머금은 푸른 소나무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사흘 전, 꽤 많은 눈이 내렸음에도 탐방로 주변 바위에는 야생초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근심을 털어 놓는 골짜기, 무수골 ▲ 우이남능선은 길은 순하고 평탄해 노르딕워킹을 하기가 좋다.
무수골은 ‘근심이 없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급하지 않은 경사와 불규칙한 돌계단 길,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천연 장애물들이 있는 무수골은 노르딕워킹을 하기에 알맞은 코스로 그동안 강습을 통하여 익혔던 기술과 상황에 대처하는 응용기술까지 시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쾌한 공기를 내뿜는 소나무 숲길에 몸을 맡기다보면 어느덧 일상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진다.
계곡을 따라 1시간 정도 올랐을까,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원통사에 도착했다. 땅에서 우뚝 솟아오른 바위는 파란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듯했다. 그 자락에 살포시 안겨 있는 원통사에서 바라보면 ‘소의 귀를 닮았다’는 우이암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주말이면 인기 있는 등산 코스들은 심한 정체현상이 일어난다. 산행 내내 앞사람 엉덩이만 봐야하는 끔찍한 상황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하지만 무수골은 주말임에도 다른 코스와 달리 붐비지 않았다. 이곳이 정상으로 오르는 빠른 길이 아니기 때문일까. 지나는 등산객들도 높은 정상을 향해 바삐 움직이며 원통사를 쉽게 지나쳐 버렸다. 정상도 좋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곳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우리 삶의 축소판을 산속에서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더 여유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고즈넉한 원통사 경내. |
일행은 남쪽 우이남능선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무수골처럼 우이남능선도 한산했다. 한가로운 산길, 일행의 스틱이 봄바람을 가른다.
도봉산 무수골 교통편
▶ 코스
지하철 1호선 도봉역~무수골 입구~주능 삼거리~우이파출소. 약 7km, 3시간 소요.
▶ 교통
지하철 1호선 도봉역에서 하차해 무수천 산책길을 따라 20여 분 걸으면 무수골 등산로 입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