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하늘이 낮을 가득 채우고, 온 몸이 따가울 정도로 햇볕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계절, 여름. 모두 휴가를 떠나는 이 시기에 북적대지 않는 캠핑장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는 사람만 아는 특별한 비밀 장소가 있는 법. 오늘 선택한 백패커스 데이의 종착지는 여름이 느리게 찾아오는 작은 섬, 장봉도다.
찾아가는 길 삼목선착장까지 교통편 |
용암해수욕장을 지나 거머지산, 말문고개를 거쳐 사이트를 구축할 한들해수욕장까지 걷는 코스를 선택한 만큼, 조금 걱정이 앞섰다. 백패킹 베테랑뿐만 아니라 초보도 있었기 때문. 이제 처음 트레킹과 백패킹을 접하는 이들에게 페이스를 맞춰주기 위해 첫 트레킹은 최연소 참여자, 11살 백패커 승환이의 리딩으로 출발했다. 용암해수욕장은 평지인 탓에 쉽게 통과할 수 있었지만, 산과 고개를 지나는 동안은 생각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았다. 하지만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순간에도 눈앞에 펼쳐지는 늘어선 봉우리들이 자꾸만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산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지 않은 해발고도 덕분에 나무 사이사이로 바다와 하늘이 눈앞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까. 덕분에 중급 난이도 트레킹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명의 낙오자 없이 2시간 만에 한들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사실, 약간의 코스 이탈은 있었다 (웃음).
장봉도 배편 요금 및 시간 |
숨을 돌릴 시간도 없이, 모두 자기만의 사이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쉬기 위해서는 앉을 곳과 누울 곳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베테랑들은 순식간에, 초보자들은 마스터 크루와 먼저 구축을 끝낸 베테랑들의 도움으로 그들만의 숙영지가 금세 완성됐다. 휴식 시간이 되자, 장봉도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서해라고 하면 비릿한 바다냄새와 흐린 하늘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장봉도는 해외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한 없이 투명한 파란색의 하늘에 흰 물감으로 붓 터치를 한 듯 멋스러운 구름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었다. 서해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새삼 여기까지 온 보람이 느껴졌다. 눈 깜짝할 새에 밤이 깊었다. 해변의 특권을 살려 파도를 안주 삼아 저녁식사를 마쳤다. 살랑거리는 바닷바람,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발바닥에 부딪히는 작은 모래알들이 장봉도의 밤을 가득 채웠다. 늘 그러하듯, 몇몇 백패커들은 호기롭게 자신의 인생을, 아웃도어 라이프와 오늘의 감상을 이야기하며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두었다.
본 일정은 사전 협의 및 동의를 구하고 진행되었습니다.
아웃도어크루 X 마이기어는 백패커스데이를 통하여 백패킹 입문자와 초보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실전 편을 통하여 몸소 체험하고 경험하는 커리큘럼을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