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 섬 여행의 계절…배 멀미 줄이는 예방법
낚시와 섬 여행의 계절…배 멀미 줄이는 예방법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6.05.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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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본격적인 나들이 철, 바다와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기다. 그런데 여객선을 타고 먼 섬으로 갈 때면 심한 멀미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자주 본다. 멀미를 피하고자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버리거나, 화장실을 오가는 이들, 아니면 아예 자리를 두고 바닥에 드러누우며 신음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멀미 예방법을 알았더라면’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다. 그래서 오늘은 낚시 경력 13년 차인 필자의 경험담으로 멀미를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 꼭두새벽부터 몰린 낚시객들 - 충남 오천항.

낚시 경력 십여 년 된 필자도 배를 오랫동안 타고 있으면 배 멀미를 한다. 특히, 풍랑이 거세고 파도가 거친 날에는 어쩔 수 없이 멀미기를 느껴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지금부터 배 멀미 줄이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할 텐데 여기서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배 멀미를 없애는 100% 치료책’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이 내용이 적용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적용되지 않는 이들도 있음을 유의했으면 좋겠다.

▲ 선상낚시에서 멀미는 영원히 풀어야 할 과제다.

▲ 마라도 가는 여객선에서.

▲ 두미도에서 바라본 일몰.

▲ 마라도 여객선에서 바라본 제주 사계리.

배 멀미 줄이는 예방법

1) 배꼽에 파스를 붙인다.
하루는 제주도에서 관탈도로 출조 가는 날이었다. 낚싯배로 50분이나 달려야 닿는 절해고도이지만, 특별히 파도가 높지 않으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하필 파고가 1.5m 이상으로 배가 많이 울렁거렸다. 바이킹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이니 제아무리 베테랑 낚시꾼이라도 속이 뒤틀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배꼽에 파스를 붙이고 나왔는데 그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날은 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와중에서도 멀미를 느끼지 못했다.

여기서 멀미란 우리 몸에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다시 말해, 귀속 달팽이관과 반고리관이 자극을 받아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배꼽에 파스를 붙이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적잖은 영향을 준다. 오래 전부터 한방에서는 병이 발병한 장부를 찾기 위해 복진이란 진단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복부에는 복모혈이라 하여 각 장기에 의한 혈이 있는데 그곳을 손으로 눌러 압통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병든 곳을 짐작하였다고 전해지며, 그 압박의 중심점에는 배꼽이 있다.

▲ 배꼽에 파스를 붙이면 멀미 예방에 효과가 있다

배꼽 주변에는 여러 기맥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흐르는데 이 기맥에 뜸을 들이거나 침을 놓는 방법은 예부터 한방에서 사용하던 방법으로 이 부근에 ‘따듯한 파스’를 붙여 수 시간 두면 신통, 소염, 진경 작용으로 아픈 곳의 혈에 자극을 주게 된다. 배꼽 주변으로 펴져 있는 모세혈관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류를 증가시키며 대사 기능을 높여 몸을 제 컨디션으로 돌려놓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중에는 멀미 약 대신 배꼽에 파스를 붙이는 ‘멀미 전용 파스’도 출시되었을 정도니 배꼽 파스로 멀미를 줄이는 효능이 상당 부분 입증된 셈이다.

다만, 배꼽에 파스를 붙일 때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파스를 붙이는 혈은 병을 치료하는 혈(경혈)이라고 한다. 삼각을 이루는 구도는 혈의 강한 운동을 일으키므로 며칠 동안 계속해서 붙이면 불면증 같은 부작용이 생기며, 파스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에게는 특별히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사람의 체질에 따라 효력의 차이가 다를 수 있다. 파스를 붙여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체질이 있다는 뜻이다. 또한, 멀미 예방을 위한 파스 구입도 신중해야 한다. 혈류 증가를 위한 파스는 기본적으로 따듯해야 한다. 그러므로 타박상에 찜질효과가 있는 쿨파스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파스는 대개 열두 시간 정도의 지속력을 가지므로 1회 사용이면 멀미를 예방하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파스는 배를 타기 수 시간 전에 미리 붙여놓는 것이 좋다.

▲ 바다 한가운데 무인섬에 내리는 낚시꾼들.

2) 멀미 약 처방 받기

약국에서 흔히 파는 멀미 약(귀에 붙이거나 마시는 약)은 사람에 따라 별 효과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낚시꾼들은 오래 전부터 효능이 입증된 특별한 멀미 약을 복용해 왔다. 그랬을 때 멀미 약은 크게 두 가지로 보나링A정과 아네론을 들 수 있다. 둘 다 효력이 강하다 보니 ‘졸음’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아네론은 일제품인데 시중의 약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우니 통상 보나링을 구입하는데 최근에는 의사의 처방이 없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통(500알)을 다 사야 한다는 점이 흠이기 때문에 천상 한 통을 구입해 지인들과 나눠 써야 한다. 보나링을 복용할 때는 배타기 전 30분에서 1시간 전에 먹어야 효과가 있고, 1회 복용 양은 1~2알 정도면 충분하다. 아래는 보나링A정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다.

제품 명 : 보나링 에이 정
섭취 대상 : 구역, 구토, 멀미, 메니엘증후군, 방사선 숙취, 수술 후 구역, 구토 증상
약리 작용 : 구토중추 및 내이의 신체평형을 주관하는 미로를 억제하여 중추신경의 이상흥분을 진정시켜 방사선 숙취, 전기자극요법, 약물중독 및 현기증, 구역, 구토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메이엘증후군, 편두통, 뇌동맥경화증에 기인하는 현기증을 예방, 치료한다.
효과 발현 : 경구적으로 잘 흡수되어 30분 이내에 작용이 나타나며, 체내에 널리 분포되고, 배설이 잘 된다.
용법 및 용량 : 보통 성인 1회 1정을 1일 3~4회 투여하며 (멀미)예방목적으로는 30분~1시간 전에 1회 1~2정을 경구투여 한다. 단, 원칙적으로는 1일 4정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연령, 증상에 따라 적절히 증감해야 한다.

▲ 여객선을 기다리는 관광객 - 마라도 선착장.

3) 출항 전에는 든든히 먹고, 자세는 누워라

급히 배를 타거나 멀미 예방을 미처 하지 못했다면, 그나마 이 방법이 유일하다. 직접 경험해 본 바로 멀미는 빈속에 더 극성을 부렸고 구역질도 심했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차가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배를 탈 때 든든히 먹는 편이고, 만약 누워서 갈 수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좋다. 이 외에 선글라스 착용도 도움이 되며, 독서나 스마트 폰은 자제하고, 창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될 수 있으면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멀미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민간요법으로는 따듯한 물에 생강즙을 2스푼 정도 타 마시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이는 생강차를 먹을 수 있는 여건에만 해당된다. 또한, 설탕 묻은 생강 정과를 미리 먹고 타는 것도 멀미 예방에 효과적인데 이 방법은 어업 종사자들로부터 전해지는 민간 요법이기도 하다.

▲ 제주에서 뱃길로 한 시간 거리에 닿는 절해고도 관탈도.

▲ 제주 서귀포의 일몰.

하지만 여기서 소개한 방법 중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1)번과 2)번이다. 이 중에서도 아네론이나 보나링을 복용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멀미 예방책에 따른 효능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이 글이 무조건 정답일 수는 없다. 다만, 여기서는 그나마 잘 듣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니 이 중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내 멀미를 극복하고 즐겁고 쾌적한 낚시,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 멀미에 갖은 고생으로 잡은 볼락.

▲ 뱃길이 험하면 멀미 걱정부터 든다.

▲ 손맛은 멀미를 극복하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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