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중 먹고 싶던…마약 같은 맛, 토종 요리
유럽여행 중 먹고 싶던…마약 같은 맛, 토종 요리
  • 오대진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6.02.22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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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의 요리 캠핑

요리 캠핑 멤버들은 기자의 중고등학교 동창 놈들이다. 시꺼먼 놈들 치고 남중남고의 추억 하나 없는 놈 있겠냐만은 우린 조금 더 찐~한 사이. 두 해 전, 나이 서른을 앞둔 우리는 다니던 회사까지 때려치우고 두 달간 유럽 캠핑을 떠났다. 지난 요리 캠핑 중 당시 이야기가 텐트 안을 후끈하게 덥혔다. 그리고 다음 요리 주제도 자연스럽게 잡혔다. 유럽여행서 그토록 먹고 싶던 토종 한국 요리! 이번 요리 캠핑 주제다.

병구 요리
네 남자의 유럽 여행 추억을 담은, 수(手)제 수제비

지난 요리 캠핑 우승자 병구는 요리 주제 선정과 맛 평가 후 우승자를 뽑는다. 요리 대결에 앞서 점심 요리는 우승자가 직접 하사.
“유럽에서 만들어 줬던 거 기억나지? 유럽에서 먹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뜻밖의 맛이었지. 추억을 떠올리며 만들어 봤어.”

▲ 수제 수제비를 요리한 ‘손맛’ 병구 선생.
SMALL TALK
대진 “그치, 그랬었지. 유럽에서 무려 ‘수제비’를 먹었었지.”
병구 “그 추억의 맛에 다시 한 번 빠져 봐.”
민욱 “진짜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추억 돋네.”

INGREDIENTS & RECIPE

▲ 1. 밀가루, 애호박, 감자, 양파, 대파, 청양고추, 다시마, 멸치, 마늘.
▲ 2. 밀가루에 식용유와 물을 넣고 반죽을 만든다.

▲ 3. 다시마와 멸치 등을 넣고 육수를 끓인다.
▲ 4. 육수가 끓으면 다시마와 멸치를 빼고, 감자와 양파, 애호박을 투입.

▲ 5. 물이 끓으면 마늘과 소금간을 하고, 밀가루 반죽을 뜯어 넣는다.
▲ 6.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대파와 고추를 투입. 수제 수제비 완성!

민욱 요리
한 그릇 뚝딱! 먹고싶순댓국

“유럽에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게 뭔지 생각해봤는데 순댓국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고.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던 음식이기도 했고. 할매순댓국 알지?”

▲ 먹고싶순댓국을 요리한 장르불문 요리 선구자 민욱.
SMALL TALK
만혁 “순댓국을 요리한다고? 역시 민욱이는 신선해.”
대진 “그러게. 먹고 싶다고 생각은 했어도 엄두가 안 났는데.”
민욱 “뭐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아. 세팅된 재료를 그냥 끓이기만 하면 돼. 간단!”

INGREDIENTS & RECIPE

▲ 1. 순대, 내장, 사골육수, 대파, 새우젓, 양념장.
▲ 2. 사골육수를 끓여 국물을 우린다.

▲ 3.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내장을 넣는다.
▲ 4. 다시 끓기 시작하면 거품을 걷어내고 순대를 넣는다.

▲ 5. 대파를 올리고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는다.
▲ 6. 양념장(고춧가루, 청양고추, 간장, 후추, 육수, 소주, 마늘, 생강)을 올리면 완성.

대진 요리
고춧가루 없는 닭볶음탕, 찜닭볶음탕

“유럽서 병구가 해 준 닭볶음탕이 그렇게 맛있더라고. 닭볶음탕은 요리 캠핑에서 몇 번 다루기도 했고, 하다 보니 색다른 요리가 완성됐어. 찜닭볶음탕이야. 기대되찜?”

▲ 찜닭볶음탕을 요리한 타임킬러 대진.
SMALL TALK
병구 “내 요리 벤치마킹했네. 창의력 없게. 그래도 이 우승자님이 닭 요리 좀 좋아하지.”
만혁 “닭볶음탕으로 나도 우승 함 했었지. 닭 요리가 쉬운 게 아닌데….”
대진 “지금까지와는 달라. 처음으로 예행연습까지 마쳤어. ‘낫 배드’여.”

INGREDIENTS & RECIPE

▲ 1. 닭, 감자, 양파, 당근, 대파, 마늘, 고추, 간장, 설탕.
▲ 2. 닭을 씻은 뒤 칼집을 낸다. 닭이 잠기도록 물을 붓고 설탕 3스푼을 넣는다.

▲ 3. 끓기 시작하면 썬 감자와 당근, 마늘을 순서대로 넣는다.
▲ 4. 닭이 익으면 간장 한 컵을 넣고, 소금도 조금 넣는다.

▲ 5. 국물이 졸기 시작하면 대파와 양파를 넣는다.
▲ 6. 마지막으로 고추를 넣으면 끝!


만혁 요리
집 생각나는 감칠맛, 삼합 두부김치

“따뜻하고 부드러운 두부에 아삭한 김치와 기름기 좔좔 흐르는 삼겹살. 여기에 소주 한잔 샥~!ㅋ 유럽 여행에서 김치도 소주도 너무 귀해서 두부김치를 마음껏 먹고 싶었어.”

▲ 삼합 두부김치의 주인공 데코 요리사 만혁.
SMALL TALK
병구 “두부김치도 있었지. 김치에 싸 먹는 뜨끈한 두부랑 삼겹살. 츄릅츄릅이야.”
민욱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김치라. 오늘도 만혁이의 섬세한 요리 기대하겠어.”
만혁 “먹으면 소주 한 잔 생각나는 바로 그 맛! 기대해.”

INGREDIENTS & RECIPE

▲ 1. 두부, 삼겹살, 익은 김치, 새송이버섯, 대파, 고추, 고춧가루, 소금, 후추, 국시장국.
▲ 2. 삼겹살을 앞뒤로 살짝 익힌다. 후추로 간을 약간 한다.

▲ 3. 삼겹살 기름에 김치와 김칫국물을 넣어 볶은 후 삼겹살을 넣는다.
▲ 4. 두부를 끓는 물에 데친다. 예쁜 모양을 내 주는 것은 센수!

▲ 5. 물을 약간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며 자박하게 끓인다.
▲ 6. 새송이버섯을 넣고 같이 볶은 뒤 데친 두부까지 넣으면 완성.

지난 요리 캠핑 우승자 병구의 맛 평가
민욱 요리…먹고싶순댓국

“자꾸 할매가 떠오르는 맛이었어. 하하. 순댓국을 사골국물로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사 먹는 순댓국이랑 조금 맛이 다르더라고. 먹어보지 않은 맛, 특이하고 맛있는 맛이었어. 순댓국을 만들어 먹는 건 상상 못했는데 역시 민욱이는 발상이 신선해.”

대진 요리…찜닭볶음탕
“찜닭은 진짜 다들 먹어보면서 느꼈겠지만 의외였어. 시중에서 파는 맛보다 훨씬 건강한 맛이 나더라고. 물론 당연히 MSG가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조금 덜 들어간 맛, 건강한 맛이었어. 닭도 좋은 것을 사용했나 튼실하고 맛있었고, 감자도 간이 잘 베서 굿이었어. 달짝지근한 정도도 너무 달지 않고 딱 적당한 정도! 맛있게 먹었다.”

만혁 요리…삼합 두부김치
“요리가 다른 것보다 일찍 끝나서 맛을 보기까지 조금 딜레이 된 것 같아. 그래서 그런지 처음 먹었을 때 느껴진 짠 맛이 아쉽더라고. 감안하려 생각을 계속 해봤어. ‘안 짰으면 어떤 맛이었을까’ 그랬는데도 개인적으로 짠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쉬웠어. 하지만 이런 정성이 들어간 두부김치는 단언컨대 처음이었어.”

병구의 선택, 오늘의 요리는?
“고민이 많았어. 사실 유럽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요리는 순댓국이었거든. 고민 끝에 오늘 맛의 1등은…, 음… 대진이 요리로 선정할게. 가장 먹고 싶었던 순댓국은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가장 일반적인 음식이기도 하고. 그런데 찜닭은 정말 생각을 못했어. 맛으로만 보면 대진이 요리가 제일 출중했어.”

Epilogue
대진의 첫 우승. ‘타임킬러’로 불리며 매 요리마다 굴욕과 좌절감을 맛본 내가 첫 감격을 누렸다. 10개월 간 눈대중과 감에 의존한 나였지만 이번 요리 캠핑에 앞서서는 무려 ‘예행 연습’까지 거쳤다. 비하인드스토리도 있다. 당초 닭볶음탕에 도전했지만 고춧가루를 깜빡. 간장을 들이부은 것이 찜닭볶음탕으로 변신했다. 우승한 덕에 충무로 먹자골목의 맛집 ‘참숯 숯불갈비살’ 꽃갈비 회동 회비는 면제다. 그리고 다음 요리 캠핑 호스트다.

다음 요리 주제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코앞인 만큼, ‘가장 좋아하는 명절 요리’.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체중계 앞자리 정도는 바꿔줘야지?!

가평 에코힐링 캠핑장
산과 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령산 인근 잣나무 숲에 자리 잡은 캠핑장이다. 캠퍼들을 위한, 가족들을 위한 휴식과 힐링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캠핑지기의 노력과 흔적을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다. 캠핑장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단골’. 캠핑장을 찾은 정월 초하루에도 장박 캠퍼들이 20여 팀 이상 있었고, 서로 서슴없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그마한 데크(3×4m)부터 널찍한 데크(5×8m)까지 다양한 크기의 데크를 갖추고 있어 솔캠, 커플캠핑, 가족캠핑 등 콘셉트에 맞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 등 편의시설과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까지 갖추어진 ‘에코힐링’ 캠핑장이다.

이용료 1박 3만~5만 원, 인터넷 사전 예약.
주요시설 데크 50여 개(3×4m~5×8m), 샤워장, 개수대, 화장실, 전기, 산책로 등.
주소 경기도 가평군 하면 대보간선로 399번길 118-34(하면 대보리 133)
문의 031-585-9993 / cafe.naver.com/echohe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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