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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Funny &Wonderful 인사동!”
“Delicious &Funny &Wonderful 인사동!”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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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살 톺아보기 | ⑤ 인사동

▲ 주말 오후면 사람들이 넘쳐나는 인사동 메인길 전경.

안국역~인사아트센터~인사동 사거리~금강제화…보고, 느끼고, 맛보는 한국의 전통

크고 작은 다양한 전시 공간과 더불어 전통 찻집, 먹을거리, 공방 등이 몰려 있는 곳. 주말이면 엄마아빠 손잡고 아장아장 나들이 나온 꼬마부터 데이트하는 연인,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채워지는 이곳. 살아 숨 쉬는 서울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공간.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지금 전통과 현재가 어색하지 않게 뒤섞인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의 거리, 인사동을 찾았다. 


나른한 봄볕의 무료함에 꾸벅꾸벅 졸고 있다면 주말이나 공휴일 인사동을 찾아가보자.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 한순간도 놓치기 싫어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연인들, 그리고 서울로 여행 온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국적을 초월한 남녀노소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넘쳐난다. 인사동 길 한복판에서 만나는 한껏 상기된 그들의 볼은 재미나 신기함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 도대체 왜, 무엇이 사람들을 인사동으로 향하게 하는 걸까?

흔히들 얘기하는 인사동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63번지에서 관훈동 136번지로 이어지는 길을 뜻한다. 번지수만으로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니,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 크라운베이커리와 동덕갤러리 사이에서 탑골공원까지 뻗은 길이라고 해두자. 1차선이긴 하지만 차량도 다닐 수 있는, 채 1km도 되지 않는 이 길이 바로 인사동길 메인이다. 인사동길을 주축으로 꼬불꼬불 뻗은 골목들은 구석구석 많은 얘깃거리들을 품고서는 길 위를 딛는 이들에게 조곤조곤 속내를 털어놓는다. 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볼 시간이다. 

▲ 인사아트센터에서 바라본 인사동. 높게 솟은 쌈지길이 마주 보인다.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과거로…숨바꼭질이 시작된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조선시대에는 그림 그리는 관청 도화원이 자리한 문화·예술의 중심지였고, 일제강점기 말 즈음부터는 시장이 발달한 종로통과 인접하다는 이유로 골동품 상가가 터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고미술품과 고서적을 취급하는 상인과 화랑 대신 유명한 가구점과 병원, 그리고 규모가 큰 전통 한옥이 많았다고 한다. 

6·25전쟁을 거치면서 명동·충무로보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이곳에 본격적으로 상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화랑·표구점 등 미술 관련 상점들이 둥지를 튼 것은 이때부터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고 미술 관련 상점들을 따라 전시공간들이 스며들면서 인사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거리로 토대를 닦아간다. 더욱이 1988년 정부가 인사동을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하면서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가 열렸고, 이곳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양성을 품기 시작한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인사동을 구석구석 살펴보자.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오면 크라운베이커리와 동덕갤러리 사이로 뻗은 길이 보인다. 지금부터 걸어볼 인사동길의 메인 ‘인사동 메인길’이다. ‘인사동 메인길’에 들어서면 잊지 말고 초입에 자리한 북인사 안내소에서 지도를 챙기도록 하자. 가능하다면 설명을 부탁해도 좋겠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통역 가능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으니 필요하다면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인사동 메인길’에서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부터 한국의 미가 물씬 풍겨나는 각종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주말에는 액세서리 좌판, 나이브한 공연 등이 더해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 ‘인사동 메인길’을 주축으로 잔가지처럼 뻗은 골목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골목 안쪽으로는 전통 맛집이면 찻집 등이 잔뜩 자리하고 있어 한국의 맛과 멋을 느끼려는 (고수) 외국인 관광객들과 연인들이 넘쳐난다.

▲ 다양한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로 가득한 복합문화공간 쌈지길. 주말이면 인사동에서는 나이브한 공연들이 펼쳐진다.

눈으로 입으로 느끼는 ‘한국의 문화’
인사동은 그 이름과 공간만으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통’이라는 이름에는 ‘한국적’이라는 뜻이 숨어있고 ‘한국적’이라는 것에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그러니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어떤 절대적인 내공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너무나 대중적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공간. 어쩌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인사동의 유래나 과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발로 디디면서 느끼는 이 공간과 시간이 아닐까.

대형 전시공간인 <인사아트센터>와 인사동에 ‘현대적 바람’을 몰고 온 복합문화공간 <쌈지길>에는 여전히 여행자들이 많다. 누군가의 말처럼 ‘인생이 곧 여행’이 되어 버린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일까. 어찌되었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어도 좋다. 계속 길을 따라 걷다 마음에 드는 찻집에 들어가 잠시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아무튼 이 거리에는 찻집이며 떡집을 비롯해 길거리 음식들, 군것질거리가 잔뜩이다. 

▲ 전통엿이며 풀빵, 뽑기까지 인사동에서 만나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

인사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길거리 음식이다. 품위유지를 위해 체면상 길거리에서 떡볶이도 제대로 못 사먹으며 살고 있다면, 여행자들 틈에 섞여서 그 한(?)을 풀어보자. 전통과 문화의 거리라는 타이틀에 맞게 꿀타래며 전통엿을 비롯한 전통 먹을거리부터 뽑기·풀빵·어묵꼬치·닭꼬치·호떡·계란빵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군것질 천국이다. 이 모든 것이 2000원 이내로 해결 가능하니 매력 만점일 수밖에.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 덕분에 짭짤한 노점상 주인들의 사진 인심도 넉넉한 편이니 요령껏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단, 수도약방 앞의 뻥튀기 할아버지만 빼고. 그 할아버지 앞에 카메라를 들이댔다가는 “정신나간 x”으로 시작하는 걸한 욕 한바가지가 터져 나오니 주의하시라. 욕 한 바가지에 갑자기 허기가 밀려오는데 언제나처럼 길게 늘어뜨린 호떡집 앞의 줄이 보인다. 하찮게만 여기던 길거리 음식도 엄연히 인사동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은 단지 허기 때문이었을까.

▲ 한국의 ‘맛과 멋’을 찾아나선 외국인 관광객들.
<덕원갤러리>가 보이는 인사동 사거리까지 내려오면 그 옛날 본연의 인사동 길이 시작된다. 지금의 인사동 거리는 처음 ‘인사동 메인길’을 출발한 관훈동 북쪽의 안국동 사거리까지를 포함하지만 예전에는 종로길에서 지금 서 있는 인사동 사거리, 즉 태화관길과 만나는 곳까지였단다. 이야기 탓인지 인사동 사거리 밑으로 뻗은 길은 같은 ‘인사동 메인길’임에도 조금 덜 혼잡스러운 것 같다. 천연염색을 입힌 전통 옷집과 인사동의 초창기 멤버인 골동품 거리가 조용히 속내를 드러내는 것만 같다. 

‘인사동 메인길’ 끝까지 걸어가면 맞은편에 탑골공원이 보이는데 이곳에는 국보2호인 원각사지10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사동 근처에는 대원군의 정치활동 근거지였던 운현궁, 한국조계종총본산인 조계사 등 ‘전통과 문화의 거리’에 걸맞게 문화유산이 가득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 인사동 나들이에는 미리 ‘공부’해 두어서 함께 걷는 이가 나를 ‘아는 만큼 보일 수 있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봄바람에 살랑 거리는 벚꽃 보러 덕수궁이나 창경궁 갈래요? 인사동에서 멀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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