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즐기는 바다낚시의 낭만
아이와 함께 즐기는 바다낚시의 낭만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5.12.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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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해상펜션 낚시

거제도에는 가족 모임이나 야유회에 적합한 해상펜션이 많다. 1박에 15~25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5~10명이 이용할 수 있게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바비큐 그릴이 있어 숯과 불판, 고기만 준비하면 고기를 굽거나, 낚은 물고기를 구워 먹어도 좋다. 무엇보다도 발판이 안전해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캠핑과 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해상펜션은 낚시를 좋아하는 강태공 가족들에게 권할 만하다.

▲ 캐치앤 릴리즈를 통해 생태 여행을 즐긴다.

낚시 캠핑을 앞둔 초겨울의 설렘

서울에서 거제까지 6시간 가량 걸렸다. 탑포는 거제도에서 가장 외진 곳이지만, 이곳에는 적당히 즐길만한 해상펜션이 있어 선택에 주저하지 않았다. 이날 우리는 이른 아침에 출발했는데 정오를 넘겨야 도착할 수 있었다. 중간에 낚시점에 들러 미끼와 밑밥을 사고 혹시라도 모자를 수 있는 음료와 먹거리를 사다 보면 낚시도 낚시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캠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은 어느새 두 근 반 세 근 반이다.

선착장에서 뱃길로 십여 분을 달리자 해상펜션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해상펜션의 첫 인상은 수상 방갈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조류에 떠밀리지 않도록 밧줄에 단단히 고정돼 있다는 점. 바다 한가운데서 즐기는 캠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고기가 잘 낚여야 한다는 생각에 포인트로서 가치가 있는지 이리저리 살핀다. 주변의 지형과 지질, 예상되는 수심 등을 미루어 보아선 망상어나 볼락 등의 잔손맛을 보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물때에 따라 고등어나 전갱이, 감성돔까지도 노려볼 수 있겠고 밤낚시에서는 11~12월에 파시를 맞는 호래기(표준명 반원니꼴뚜기)까지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 10여 분 달려서 도착한 해상펜션.

▲ 거제도 탑포 선착장.

이어서 배를 대자 하나둘씩 짐을 옮겨 내린다. 해상펜션은 갯바위에서 30m 정도 떨어져 있었고 그 주변은 자갈과 모래가 섞여 있어 1급 포인트는 아니지만, 감성돔이 나올만한 조건은 갖춘 셈이다. 실제로 이곳의 조황을 확인해보니 작지만 돌돔과 감성돔, 볼락이 잡히고 있었다. 아무래도 해상펜션의 특성상 대물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하며 잔손맛을 보는 아기자기한 시간이 될 것 같다.

해상펜션은 기본적으로 바비큐 그릴이 비치되어 있어 숯과 불판만 가져오면 된다. 주방에는 전기 밥통과 정수기를 비롯해 각종 취사도구가 있고 방에는 에어컨이, 겨울에는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바닥에 열선을 깔았다. 다만, 알려진 수용 인원과 실제 수용 인원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날 대여한 해상펜션은 8인용이었지만, 침구류는 5명분에 불과했으며 방도 비좁다. 이는 밤낚시 인원(대개 남자들)을 제한 것으로 보이며, 만약에 밤샘 낚시를 하지 않겠다면, 처음부터 평수가 넓은 해상펜션을 대여해야 잠자리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니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 오랜만에 바다를 찾아 신이 난 꼬마 셋.

▲ 아이들도 안전하게 낚시할 수 있는 해상펜션.

아이들과 함께 한 낚시 체험

해상펜션에서의 낚시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다. 원투(던질)낚시, 찌낚시, 에깅낚시 등 장비만 갖추면 할 수 있다. 낚싯대 다루기가 서툰 아이들에게는 자세(줄낚시)를 쥐어줘 보자. 바늘에는 갯지렁이를 달아서 살포시 내리면 복어, 인상어, 망상어, 어린 돌돔 등이 연신 물어대며 잔손맛을 준다. 낚시 경험이 적은 어른은 원투낚시가 알맞다. 3호 이상의 원투전용 낚싯대에 묶음추 채비를 달고 미끼는 역시 갯지렁이를 꿰어 던져 놓는다. 초릿대에 방울을 매달면 고기가 물었을 때 소리로 알려주니 편리하다. 이날은 특별히 참갯지렁이(혼무시)를 준비했다. 참갯지렁이는 청갯지렁이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두껍고 육질이 단단해 참돔이나 돌돔 같은 고급 어종이 잘 달려든다는 장점이 있다.

▲ 바비큐 시설.

▲ 최소한의 주방 시설도 갖췄다.
원투 채비를 던졌다면 방울이 울리기 전까지는 다른 일을 봐도 된다. 아이들의 낚시를 봐주거나 식사 준비를 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 방울이 울리면 황급히 뛰어가 낚싯대를 세우고 릴링을 하는데, 이때의 무게감으로 얼만 한 물고기가 매달렸는지 유추할 수 있다. 이때는 작은 놀래기들이 건드리는지 방울이 울리다 말다를 반복했다. 걷어보면 반쯤 뜯어먹은 지렁이 시체만 널브러져 그때마다 새로 갈아주어야만 했다.

아이들은 수면에 노는 복어나 망성어를 잡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작아도 눈으로 보면서 낚아채기 때문에 재미를 더하지만, 챔질이 서툴면 코 앞에서 놓치기 일쑤이므로 약이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적당한 시점에서 줄을 탁 하고 짧게 끊어 치듯이 잡아당기는 기술을 알려줘야 한다. 너무 이르면 바늘이 빠지고 너무 늦으면 미끼만 강탈당한다. 물고기가 미끼를 입에 넣었을 시점에 채줘야 하는 타이밍을 통해 아이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기르게 된다.

처음 몇 번은 채다가 실패하지만, 어느 순간 한두 마리씩 잡히기 시작하면 이 작은 물고기를 상대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또한, 이렇게 잡은 물고기는 물통에 넣어두어 구경하거나 관찰한 뒤 아이들 스스로 풀어주게 함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물론, 이렇게 낚시하다가도 횟감이 될 만한 물고기가 낚이면 그때는 가차 없이 칼을 들이밀지만. 그때는 약육강식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해야 할까? 이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라며.

▲ 아이 부모 할 것 없이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 갯지렁이를 처음 보는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

바다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먹방의 추억

뭐니뭐니해도 해상펜션의 장점은 가족과 함께 안전한 낚시와 캠핑을 동시에 즐기며 일탈의 여유를 누린다는 점이다. 온종일 낚고 먹고 즐기면서 잠시나마 속세의 근심과 걱정을 덜 수 있다는 것. 물론, 이 와중에도 횟감을 멋지게 장만하겠다는 중압감으로 낚시하는 사람은 어딜 가나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감히 맛보기 어려운 자연산 활어회를 가족에게 선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지만, 이는 어복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래도 일 년 중 가장 확률이 높은 시기는 바로 이때로 아침저녁으로 감성돔이 심심치 않게 입질하니 언제 어디서 들어올지 모를 고급 횟감에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손맛의 재미가, 누군가에게는 횟감 장만을, 또 누군가에게는 반찬감을 마련하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하게 된 해상펜션 낚시는 일몰에 맞춰 들어온 고등어나 전갱이를 노리고, 밤이 되면 호래기와 볼락을, 다시 동이 트면 고등어와 감성돔을 노리는 패턴으로 이어지다가 오전 중으로 철수하게 된다. 이 와중에 미역치가 종종 모습을 드러내곤 하는데 절대로 만져선 안 될 주의 어종이다. 미역치는 몸 구석구석에 독가시를 품고 있어 쏘이면 병원에 가야 할 만큼 붓고 아리다.

▲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 탈탈거리는 망상어의 손맛.

낚시 시즌과 준비물

해상펜션의 낚시 시즌은 어한기인 2~4월을 제외하고 모두 가능하다. 이 중에서 11~12월은 감성돔, 볼락, 작은 돌돔, 호래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종을 접할 수 있다. 초겨울이라곤 하나 거제도는 12월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손꼽을 정도로 기후가 온난하다. 다만, 사방이 뚫린 바다이기 때문에 육지의 기온보다 영하 5도를 낮춰서 계산해야 하며, 여기에 맞춰 방한 준비를 해오는 것이 좋다. 두툼한 점퍼를 비롯해 모자와 귀마개, 넥워머와 같은 아이템을 준비하고 신발은 단화나 운동화가 적당하다.

아이들에게는 자세를 쥐어주고 어른은 원투전용 낚싯대와 원줄 4호 이상이 감긴 5000번 릴을 준비하도록 하자. 찌낚시 경험이 있다면, 1호 이상 고부력 반유동 채비를 준비하고, 미끼는 갯지렁이와 크릴, 깐새우가 잘 먹힌다. 고등어와 전갱이가 낚일 것을 대비해 굵은 소금도 준비하고, 만약 밤낚시에서 호래기를 노리겠다면, 초릿대가 낭창한 볼락대에 0.6~0.8호 PE 라인이 감긴 소형 릴, 그리고 호래기 전용 에기에 민물새우를 달아서 던지면 된다. 특히, 12월에는 호래기가 해상펜션의 불빛에 떼로 모여들기 때문에 호래기 채비를 잘만 준비해 온다면 타작도 가능하다. 이렇게 잡은 호래기를 통째로 숙회와 라면에 이용하면 별미 중의 별미다.

거제도 해상펜션 문의
탑포피싱리조트 010-9482-0555

▲ 독이 있어 만지면 위험한 미역치.

▲ 이어지는 삼겹살 파티.

▲ 밤낚시에서는 호래기(반원니꼴뚜기)가 잘 낚인다.

▲ 해가 서산으로 질때가 입질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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