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도시의 불꽃 아래 낭만 카야킹
화려한 도시의 불꽃 아래 낭만 카야킹
  • 글 박지인 | 사진 박지민, 박광현 기자
  • 승인 2015.12.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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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 X CREW|2015 서울세계불꽃축제 카약원정대

소문난 불꽃축제 명당은 이른 시간부터 이미 인산인해다. 불꽃놀이를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는 남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아웃도어크루의 선택은 바로 한강 위, 카약이다. 카약을 타고 찾은 명당에서 골든 티켓보다 값진 경관을 눈에 담았다.

아웃도어크루 카약원정대 베이스캠프
선선한 바람이 갈대를 스치고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가을날 오후. 가을 하늘은 언제나 그렇듯 높고 푸르다. 한강 옆인지라 바람이 꽤 차갑게 불지만, 달짝지근한 가을의 온기가 겉옷이 되어준다. 아웃도어크루가 베이스캠프로 점 찍은 장소는 반포한강공원이다. 불꽃축제 뷰 포인트까지 수상 거리가 가깝고, 온 여의도가 난리 통인 와중에도 비교적 한적해서다. 갈대숲 옆으로 넓게 펼쳐진 공터에 텐트와 타프를 비롯한 다양한 캠핑용품으로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길쭉한 하늘색 서프보드로 파티 테이블을 마련하고, 가스 랜턴과 형형색색의 캠핑 전구로 분위기를 더한다. 두 개의 쿨러에는 파티의 흥을 돋워줄 시원한 캔맥주를 한가득 채워 놓았다. 이제 남은 일은 크루들을 기다리는 것뿐. 교통체증에 걸려 늦을 것 같다는 메시지들을 보내왔지만 개의치 않는다. 캠핑 체어에 비스듬히 앉아 빽빽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바라보며 모처럼 황금 여유를 만끽할 뿐이다.

화려한 밤의 도시로 향하는 카약
커플, 커플, 커플!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는 크루마다 전부 커플이다. 신명 나게 터지는 불꽃이 쓸쓸한 계절의 축포가 될 것 같아 기대감은 한껏 부풀었건만. 커플들의 대표 연례행사인 만큼 아웃도어크루도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지만 척박한 땅에서도 피어날 꽃은 피는 법. 여자끼리 짝지어 온 크루도 있으니 작은 설렘을 이어가 보기로 한다.

어스름해진 저녁 6시. 본격적인 불꽃축제 원정에 앞서 카약원정대의 진행을 맡은 강희구 스페셜크루의 교육이 있었다. 카약 타는 법, 안전 교육, 주의사항 등. 밤에 이루어지는 카야킹인 만큼 꼼꼼하게 숙지한 후 카약에 오른다. 우리의 목적지는 한강대교와 한강철교 사이에 있는 노들섬 끝자락이다. 한강철교 뒤편에서 이루어지는 불꽃축제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안전요원 세 명과 강희구 스페셜크루의 안내에 따라 대형을 갖추고 카야킹을 시작했다. 그사이 붉은 노을은 높은 건물 뒤로 숨었고, 화려한 도시의 밤은 문을 활짝 열어 우리를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카약 위에서 즐긴 서울세계불꽃축제
해가 저물어 노을이 지고 달이 뜬다. 서울이 잠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타는 카약이란 형용할 수 없는 낭만 그 자체다. 노들섬에 다다르자 마침 개막식을 알리는 축포가 터진다. 이윽고 떠나갈 듯한 함성이 한강을 울렸다. 불꽃축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미국, 필리핀, 한국 순으로 진행됐다. 흘러나오는 음악과 거기에 맞춰 춤추는 불꽃의 향연. 각국의 개성이 가미된 완벽한 공연은 눈과 귀를 환상 속으로 몰입시킨다. 덩달아 주변의 건물까지 불꽃에 물들어 아름답게 반짝인다. 쌀쌀한 날씨에도 추위를 잊은 채 카약 위에서 축제를 즐겼다.

축제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공허한 밤, 한결 고요해진 한강을 따라 한강반포공원으로 돌아왔다. 카약을 정리하고 베이스캠프에 들어서자, 푸짐하게 차려진 치맥 한 상이 우리를 반겼다. 한 사람당 한 마리를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한 양의 치킨과 모두가 기분 좋게 취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맥주. 밤 10시를 넘긴 시점에 이보다 훌륭한 조합이 또 있을까. 짙은 어둠 속, 아늑하게 빛나는 베이스캠프에서 오롯한 파티로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한강패들클럽 루나루

루나루(Lunaru)는 루나(Luna)와 나루의 합성어로 ‘달빛 나루터’라는 뜻이다. 다양한 종류의 한강 수상레저 체험을 제공하고, 아웃도어크루와 콜라보레이션한 ‘충주호 무인도 카약 캠핑’ , ‘한강 야간 카약(CITY NIGHT KAYAK)’ 등의 독자적인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위치
서울 광진구 자양동 94번지 서울윈드서핑장 17호
문의 강희구 대표 010-3913-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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