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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보르도 레드AOC, 보르도 화이트 AOC, 메독 AOC. |
와인의 재료가 되는 포도의 원산지 명칭을 통제하고, 포도의 재배 장소, 환경, 재배 방식, 양조 방식, 숙성 방식 등 모든 과정을 법으로 통제하고 있는 제도가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다. 원산지 품질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1900년 초부터 프랑스 농림부가 관할하는 법을 유지·발전시키고 있으며, 현재까지 프랑스 와인이 발전하고, 전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하는 데 공헌해왔다.
AOC 제도는 품질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까지 제공해 준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있으면, 생산자는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소비자는 제품 가치에 대한 신뢰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AOC 제도를 보면 프랑스의 보르도 AOC보다는 메독 AOC가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이며 가격도 더 높다. 메독은 보르도 지역 내에서도 더 좋은 품질의 포도를 수확하는 와인생산지역이기 때문이다. 보통 라벨에는 보르도 또는 메독과 같은 생산지역 명이 상대적으로 크게 적혀있어서 AOC의 긴 이름을 쉽게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 와인의 라벨을 자세히 보면 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 (보르도 AOC) 또는 Appellation Medoc Controlee (메독 AOC) 라고 적혀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와인 라벨에 적힌 이 문구를 보고 각각의 AOC를 통해 와인을 믿고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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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가격 리스트 |
그러나 와인의 가격이 AOC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와인을 AOC의 기준에 맞춰서 만들지 않았을 경우다. 예를 들면 보르도 AOC에서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모두 만들 수 있다. 즉, ‘보르도 AOC 레드 와인’과 ‘보르도 AOC 화이트 와인’으로 나온다. 그런데 보르도보다 세부 지역인 메독 지역에서는 화이트 와인이 없다. 법적으로 ‘메독 AOC 화이트 와인’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독 지역의 와이너리가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고 해서 불법은 아니다. 단, 그 화이트 와인에는 메독 AOC가 아닌 보르도 AOC를 붙여서 판매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메독 화이트 와인에 대한 품질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와이너리의 레드 와인 가격이 꽤 비싸다면, 이곳에서 만든 ‘보르도 AOC 화이트 와인’으로 출시되었다고 해도 와이너리의 명성과 양조 과정에 드는 비용 등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보르도 AOC 화이트 와인’보다는 값이 더 나간다.
AOC는 정부가 정한 고급 와인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규제이지만, 규제 이상으로 와인을 잘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와이너리는 종종 규제에 벗어난 와인을 만든다. AOC 보다 못한 퀄리티의 vin de pay의 와인이 AOC 와인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이유다. 와인에 대해 익숙해졌다면, 상업적인 와인이 아닌 유기농법의 와인이나 비오디나믹, 내츄럴 와인을 마셔볼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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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OC 와인 가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