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둥지에 누워 파도소리 들으며 밤새 별을 헤다
바닷가 둥지에 누워 파도소리 들으며 밤새 별을 헤다
  • 글 이철규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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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Car__혼다 뉴CR-V

▲ 소나무 숲이 우거진 해오름관광농원은 삼림목과 해수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정확한 핸들링과 넉넉한 트렁크가 장점인 캠핑용 SUV

▲ 해오름관광농원의 장점은 캠프장 앞 갯벌로 나가 조개나 굴 등을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해바다 앞에 자리한 서천 해오름관관농원은 여름철 바닷바람을 맞으며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낚시는 물론이고 갯벌체험도 가능한 곳이다. 이에 널찍한 트렁크 공간과 정확한 핸들링, 조용한 주행성이 특징인 혼다의 뉴CR-V를 끌고 바닷가 캠핑을 떠났다. 한 가족 캠핑 장비를 모두 수납할 수 있는 뉴CR-V는 휴가철 가장 추천할만한 SUV가 아닐까 싶다.  


일본차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잔고장이 없다’라는 점이다. 혼다가 내놓은 도심형 SUV인 CRV는 2007년 모델을 변경한 데 이어 올해는 연비는 높이고 가격을 낮춰 고객들에게 승부하고 있다. 혼다 CRV는 도심형 SUV를 표방하곤 있지만 널찍한 트렁크 공간과 정확한 핸들링, 아기자기한 수납공간이 장점으로 텐트와 타프는 물론이고 테이블과 의자, 침낭까지 모두 트렁크에 넣을 수 있다.

이에 휴가철을 맞아 혼다 뉴CR-V를 이용해 서해안의 캠핑 명소 중 한 곳인 서천 해오름관광농원으로 캠핑을 떠났다. 사실 캠핑은 1박에 필요한 장비를 꺼내고 차에 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자신만의 수납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혼다 뉴CR-V의 트렁크에 ‘3단BBQ테이블’과 ‘아웃백 골드’ 텐트를 넣고 그 위에 화로대와 화로대 테이블 등을 차곡차곡 넣고 나니 3인용 장비가 모두 들어간다.

바닷가 앞에 자리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해오름관광농원
이제 남은 일은 너무 늦기 전에 부산하게 움직이는 일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가다 춘장대IC에서 빠져나와 21번 국도를 따라 마량리로 달리다 비인면의 5층 석탑 이정표를 따라 석탑 앞에 차를 세웠다. 비인면 성북리에 자리한 이 5층 석탑은 보물 제224호로 지정돼 있으며 백제의 탑 형식을 모방한 고려 초기의 작품이다.

▲ 캠핑의 즐거움은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과 더불어 숲 속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모방한 이 탑은 1층에 비해 2층과 3층이 급격히 축소된 형태로 다소 정제된 맛이 떨어진다. 또한 층간의 비례가 2층부터 급격히 축소돼 조형미도 떨어진다. 하지만 세련된 백제시대의 양식을 조금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비인면의 5층 석탑을 지나 서면에서 필요한 먹을거리와 부식거리를 챙겨 도둔리의 해오름관광농원으로 향했다. 모텔과 식당도 함께 있는 이곳은 캠프장 앞이 서해로 갯벌 체험은 물론이고 낚시나 조개 채취도 할 수 있다. 장마전선이 올라온다는 예보 탓인지 바닷가는 한 두 사람만이 서성일 뿐 한산하다.    

잔디 밭 한쪽에 혼다 뉴CR-V를 세운 후, ‘아웃백 골드’ 텐트를 치고 테이블과 탁자를 설치하고 나니 서서히 햇살이 기울기 시작한다. 평일이라 찾는 이도 없다보니 누구하나 벗할 사람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전체 시설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사라져가는 햇살은 검붉게 물들어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예전 한 선배는 태양은 솟아오를 때와 지는 때가 제일 뜨겁다고 했다. 해가 들 때는 어둡고 차가운 바다를 뚫고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며 해가 질 때는 그날의 모든 생명을 다 쏟아 붓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해돋음과 해거름은 늘 찬란하고 뜨거운 격정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곤 한다. 
  
해가 진 하늘은 늘 붉은 여운의 미소를 지니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존재들의 반짝임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지만 뜨거운 태양에 대한 하늘의 연민의 정이기도 하다. 밤이 되자 하나 둘 별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영롱한 달빛 아래 자리한 텐트 사이트는 적막이다. 다만 평생 육지를 그리워하는 파도만이 밀려왔다 밀려갈 뿐이다.   

▲ 해오름관광농원 캠프장 한쪽에 차를 세우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몸을 감싼다.

캠핑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
캠핑이 누구나 쉽게 자연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기에 그만큼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이는 프랑스의 유명한 등반가였던 가스통 레뷔파의 비박 예찬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일지 모른다.

 “비박은 산의 신비와 밤의 어둠, 하늘의 무한한 깊이를 이해하는 길”이라고 했던 말처럼 우린 문명의 빛을 벗어난 고요한 숲 속이나 들에서 밤을 보내며 별이 지닌 진정한 영롱함과 달빛의 고요한 은은함을 깨닫게 된다. 전기와 기계 문명이 사라진 뒤편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진정한 밤의 신비와 별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어둠은 빛이 지닌 힘의 마력뿐만 아니라 밤이 주는 신비함도 깨닫게 해준다. 더불어 늘 우리 곁에서 생명을 지켜주던 달과 별 등,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중요함도 알게 해준다. ‘행복이란 것은 늘 지나고 난 다음에 깨닫는 것’이란 말처럼 우린 늘 너무 소중한 것들에 대해 잊고 살고 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고 한 법정스님의 말처럼 생명체가 없는 자연은 적막할 뿐이다. 또한 공생의 관계가 깨친 자연은 어느 것 하나가 존재한다고 해서 완전해질 수 없다. 더불어 자연의 생기와 그 화음을 대할 수 없을 때, 인간의 삶 또한 행복해질 수 없으며 병든 생명체에 지나지 않다.

화로대 아래 널찍한 합판을 받치고 불을 피웠다. 밤이 깊어질수록 파도 소리가 점점 커진다. 밤이 깊어 주변의 잡다한 소음이 사라진 탓도 있지만 밤이 되면서 지면의 온도가 떨어져 하늘과의 기온차가 줄어들고 하늘이 아닌 땅으로 소리가 굴절돼 낮보다 먼 곳의 소리가 잘 들리기 때문이다.

여름철 바닷가 캠핑의 훼방꾼인 모기들을 피해 텐트 안의 거실 공간을 이용해 이야기꽃을 피우다 밤이슬을 벗삼아 잠이 들었다.

아침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임과 동시에 아웃도어 캠핑에서는 또 다른 아웃도어의 시작이기도 하다. 썰물이 되기 전 바닷가로 나가 낚싯바늘에 지렁이를 끼워 낚싯대를 던져 보았다. 이슬에 젖은 텐트를 말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낚시는 캠핑만큼이나 즐거운 아웃도어 중 하나다. 낚시는 당연 고기를 잡는 것이 그 목적이지만, 캠퍼에겐 사실 고기를 잡는 것보다 고기가 미끼를 물고 서로 줄 당김을 할 때가 더 스릴 있고 즐겁다.

미끼를 잘못 선택한 탓인지 고기들의 반응이 영 전무하다. 한 두 차례 더 낚싯대를 드리우다 결국 자릴 털고 일어나 햇살에 노출된 텐트로 돌아왔다. 텐트는 사실 직사광선을 맞지 않는 것이 좋다. 텐트 플라이의 다양한 코팅들은 기능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장시간 뜨거운 햇살을 받을 경우, 코팅이 벗겨지거나 천이 약해질 수 있다.

더운 햇살을 피해 텐트와 테이블을 걷고 모든 짐을 실은 후, 인근의 볼거리들을 찾아 나섰다. 핸들이 다소 무겁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정확한 핸들링을 받쳐주는 차체 제어시스템이 있어 쏠림현상이 덜하다. 게다가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가는 5단 기어 시스템은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게다가 조수석과 운전석에 따라 설치된 에어컨 조절 시스템은 7월 초복 더위를 말끔히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1.5km 정도를 달려 해오름관광농원 인근의 서천해양박물관을 찾았다. 2층짜리 건물 안에는 공룡 로봇들이 전시된 공룡전시관을 비롯해 상어, 식인 조개, 성질이 우둔한 개복치, 희귀한 장수거북 등이 전시돼 있었다.

▲ 이른 아침 바닷물의 차가운 바람 탓인지 캠프장 전체가 뿌연 안개에 휩싸였다.

이동의 수단이며 주행의 즐거움을 주는 혼다 뉴CR-V
세계적인 희귀 어종과 현존 어종 등 15만 여 점의 바다동물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입장료가 다소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이어 찾아간 곳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1박 2일’에도 등장했던 마량리 동백나무 숲으로 8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 혼다 뉴CR-V는 한 가족 캠핑에 필요한 캠핑 장비들을 트렁크에 모두 실을 수 있었다.
주차장 앞 매표소를 지나 전망대로 오르는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자 잣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며 멋진 숲길에 나타났다. 빼곡히 들어선 동백나무 숲 옆으로는 어부들의 무사귀환을 축원하던 당집도 있었다. 아마도 전망 좋은 이곳이 숲의 신과 바다의 신이 만나는 자리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5백년이 넘었다는 당집이 아직도 그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문화적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사업을 위해 콘크리트 정자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인위적으로라도 시설물을 만들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관광정책이 빚은 산물인 셈이다. 사실 관광적인 가치란 것은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가 새겨져 있어야 가치가 높은 법이다. 우리의 어민의 사상과 삶을 대표하는 당집이란 존재보다 그저 네모난 콘크리트 건물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쉽다.

▲ 해오름관광농원 인근에 자리한 서천해양박물관. 다양한 희귀 어종과 바다동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2시가 넘어 또 다른 서천의 볼거리들을 뒤로 하고 서울로 향했다.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도 문제지만 평일 시원하게 뚫렸을 도로를 마음껏 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CR-V를 운전하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차량 앞쪽의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고 좀 더 넓은 부분으로 퍼지게 하는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바디는 한결 피로를 덜어주고 울퉁불퉁한 노면의 느낌을 줄여준다.

게다가 가솔린 엔진이 지닌 조용함 또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전자제어식 5단 자동변속기는 운전자의 드라이브를 돕는다. 서울까지 오는 3시간 동안 CR-V는 차가 지닌 근본적인 목적인 이동과 운반의 수단 외에도 주행이 주는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 혼다 뉴‘CR-V’
매끄러운 디자인에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갖춘 혼다 뉴CR-V는 세련되고 심플한 느낌을 준다. 핸들의 그립도 좋은 편이며 다소 무겁다는 느낌도 든다. 특히 한 가족의 캠핑 장비를 모두 넣고도 여유로운 트렁크와 3분할로 조작이 가능한 뒤쪽 시트는 커다란 밴 형태로 변신할 수도 있다. 또한 아래위로 나누어진 조수석의 글로브 박스에도 책이나 가방, 지갑 등의 작은 물품들을 보관할 수 있다.

혼다 CRV는 저 중심 설계로 SUV 특유의 휘청거림이 적으며 항시 4륜구동이지만 평상시에는 전륜으로만 달리도록 해 안정성과 연비를 높였다. 또한 기본으로 장착된 VDC(차체 자세 제어장치)와 차량 앞쪽의 충격에너지를 흡수하고 좀 더 넓은 부분으로 퍼지게 해 주는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바디는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고 울퉁불퉁한 노면의 느낌을 줄여준다.

제원 및 기본 사양
전장/전폭/전고/축고(mm) : 
4,565 / 1,820 / 1,680 / 2,620
윤거(mm) : 전 1,565 / 후 1,565
공차 중량(kg) : 1,605 _ 1,525
승차정원(명) : 5
엔진종류 : 직렬 4기통 I-VTEC
배기량(cc) :  2,354
최고 출력(ps/rpm) : 170 / 5,800
최대 토크(kg.m/rpm) : 22.4/4,200
연비(km/ℓ) : 10.0   10.4
연료 탱크(ℓ) : 58
변속기 종류 : 전자제어식 자동 5단
구동 방식 : 4륜구동  전륜구동
서스펜션 : 전:맥퍼슨 스트릿 / 후:멀티링크식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 전_벤틸레이티트 디스크 / 후_드럼인 디스트
타이어규격 : 225/60R 18  225/65R 17


>>>서천 해오름관광농원

서해 바닷가 앞에 자리한 서천 해오름관광농원은 음식점과 캠프장, 모텔 등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캠프장은 음식점 뒤편에 자리한 잔디밭이며 취사장과 화장실, 샤워장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캠프장 내에는 15~20동 정도의 텐트를 설치할 수 있으며 여름에는 캠프장 앞 바닷가로 나가 조개 채취나 낚시도 가능하다. 또한 농원 전체를 감싼 소나무 숲을 거닐며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여름철 기상악화 시에는 캠프장 옆 모텔이나 펜션을 이용할 수 있으며 족구장과 운동장도 있어 가족끼리 공놀이도 즐길 수 있다.

캠프장 이용료는 1박 2일에 2만원이며 전기료는 3천원이다. 캠핑 시 화로대를 사용할 경우에는 잔디 보호를 위해 반드시 야영장 한쪽에 있는 네모난 나무판을 깔고 사용해야 한다. 샤워장은 사계절 더운 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음식물은 각기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문의: 041-952-1617 해오름관광농원
<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 7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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