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낚시, 조심해야 할 주의 어종 백서
여름 바다낚시, 조심해야 할 주의 어종 백서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5.07.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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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미리 체크하고 안전한 낚시 즐겨요

본격적인 낚시 시즌이 시작되면서 바다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펼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해마다 7~8월이면 높아지는 수온의 여파로 평소 출몰하지 않았던 해양 생물에 피해 입는 일이 빈번해진다. 피서객들이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 등에 쏘이는 것을 조심해야 하듯, 낚시꾼들은 독가시 품은 고기를 모르고 만지다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바다낚시 중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될 주의 어종을 소개하니 미리 알아두었다가 실제로 잡았을 때 안전히 잘 대처하기 바란다.

▲ 낚시에서 가장 기분 좋은 시간.

▲ 바다낚시의 꽃, 갯바위 낚시.

▲ 양태.
양태

표준명은 양태지만 서해에서는 ‘장대’ 혹은 ‘황망둥어’라 부른다. 서·남해에 많이 서식하며 모래나 진흙, 개펄 바닥에 사는 저서성 어류다. 주로 원투 던질낚시나 선상낚시에서 종종 잡히는데, 특히 아이와 함께 낚시를 즐기는 좌대나 해상 펜션에도 곧잘 출현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독은 없지만, 등과 아가미뚜껑에 가시가 매우 날카롭고 단단하다. 이 가시는 평소 누워 있어 눈에 잘 보이지 않다가 사람의 손이 닿으면 바짝 서 다치기 십상이다. 일단 찔리면 피가 나고 붓기도 하며 이차 감염이 우려되기에 신속하게 응급 처치해야 한다.

양태의 제철은 여름이며 담백한 흰살생선으로 탄력과 단맛이 좋아 회로 먹기도 한다. 특히, 미역국과 맑은탕(지리)이 별미고 조림과 찜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명나라 때의 <본초식감>에는 ‘양태는 독이 없고, 오장을 좋게 하는 약어(藥魚)’라고 기록되어 있다.

▲ 양태의 날카로운 등가지.

미역치
미역치는 낚시꾼들에게 늘 골칫거리다. 몇 년 전 ‘패밀리가 떴다’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미역치를 낚아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당시에는 운 좋게 화를 면했지만, 사실 미역치의 독침은 면장갑 정도는 가벼이 뚫을 만큼 날카롭다.

가시에는 독선이 있어서 한번 쏘이면 붓고 아리며 사람에 따라 통증의 지속력이 적게는 하루에서 많게는 며칠씩 이어진다. 이 기간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겪게 된다. 신속히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좋고 여의치 않을 경우 다친 부위를 50도 정도의 더운물에 담그면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독침은 등지느러미는 물론 아가미 근처와 가슴, 배지느러미에도 있으니 낚으면 손을 대지 말고 낚싯줄만 끊고 놔주는 것이 현명하다.

남해 일대와 동해 남부 지방에 분포하며 서해에서는 잘 서식하지 않는다. 식용할 수 있지만, 몸집이 작아 살이 몇 점 나오지 않는 탓에 거의 먹지 않는다.

▲ 미역치.

쏨뱅이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쏨뱅이는 매운탕이 맛 좋기로 유명해 매운탕의 제왕으로 불린다. 최대 몸길이는 30cm이지만, 보통 어획되는 것은 20cm 전후가 많다. 반면, 쏨뱅이의 근연종인 붉은쏨뱅이는 몸길이 60cm에 육박하는 대형 락피쉬로 쏨뱅이와 함께 취급되며 제주에서는 이 둘을 모두 ‘우럭’으로 통칭하고 있다. 쏨뱅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럭보다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탓에 서해를 제외한 남해와 제주도에 주로 서식한다. 감성돔 낚시, 타이라바, 인치쿠 등 바닥층 어류를 대상으로 하는 낚시에서 곧잘 걸려든다.

쏨뱅이를 다룰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등지느러미 가시다. 등지느러미 맨 앞 첫 번째에서 다섯 번째 가시까지는 약한 독이 있어 찔리면 30분에서 수 시간 정도 통증이 온다. 미역치에 찔렸을 때보다는 통증이 덜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먹는 조피볼락(우럭)과 볼락에도 약하게나마 독이 있으므로 한두 시간 동안 찔린 부위가 쓰리고 아리다는 점 유의하자.

▲ 쏨뱅이.

쑤기미

표준명은 쑤기미로 제주도에서는 ‘솔치’ 혹은 ‘범치’라 부른다. 영어권에서 ‘쏘는 악마’를 뜻하는 ‘Devil Stinger’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귀신고기로 통한다. 이름만큼 무시무시한 이 고기는 생긴 것도 흉측해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부적으로 여겨지기도 했고, 일본에서는 자기보다 못생긴 쑤기미를 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다. 따뜻한 바다를 좋아해 남해와 제주도 근해에만 서식하며 수심 깊은 바닥에 배를 붙이고 살기에 갯바위 낚시에서는 잘 걸려들지 않는다. 다만, 남해나 제주도의 선상낚시에서 가끔 쑤기미가 걸려들기도 하니 이 어종의 무서움을 안 다면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어부가 이 고기를 어획하면 등가시를 칼로 찍어 모조리 꺾어 버린다. 다른 물고기와 합사할 경우 독 가시가 다른 물고기를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 쑤기미 가시를 모두 꺾은 모습.

등지느러미 가시는 물론, 배지느러미 가시와 머리의 돌기 등에도 독을 품고 있는데 등지느러미 가시의 독이 가장 강해 찔리면 그 부위가 붓고 피가 몰리며 끊어지는 듯한 통증이 수반된다. 그 통증은 하루에서 수일까지 이어지기도 하니 쏘인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좋다. 무시무시한 모습과 독을 지닌 반면에 천상의 맛이 느껴지는 것은 반전이다. 살이 단단하고 단맛이 도는 고급어종으로 이것을 넣고 끓인 탕은 시원하고 회 맛도 일품이다.

▲ 쑤기미의 앞모습.

독가시치

독가시치는 주로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남방계 어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수온 여파로 남해와 동해까지 그 서식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주의를 당부한다. 예부터 제주에서 ‘따치’ 혹은 ‘따돔’으로 불리는 흔한 물고기였다. 특유의 냄새가 난다 하여 식용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자연산 횟감이 귀해지면서 더불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회뿐 아니라 탕과 구이로도 먹는데 독특한 향에 호불호는 갈리지만, 그 맛이 제법 별미다.

▲ 낚시 도중에 잡힌 독가시치.

정치망에 잘 걸려들며 벵에돔 낚시 도중에 한 번씩 걸려들어 짜릿한 손맛을 주기도 한다. 이를 모르는 채로 함부로 만졌다가는 큰 화를 당하기에 십상이며, 설령 알고 있다 하더라도 손대는 순간 몸부림치기 시작해 찔리기 쉬우므로 반드시 눈에 익혀두자. 독이 있는 부위는 독가시치의 모든 지느러미 가시다. 그중에서도 오른쪽 사진의 ②에 해당하는 배지느러미 가시가 독성이 가장 강하다. 독가시치가 낚이면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줄을 자른 후 발로 밀어서 방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꼬리자루를 잡는 것도 요령이다. 독가시치는 꼬리를 잡히면 얌전해지는 습성이 있다. 죽어서도 독이 남아 있는 어종이므로 손질 시 반드시 유의하고 가능하면 가시를 잘라버리는 것이 좋다.

▲ 독가시치의 날카로운 등 가시.

▲ 이렇게 잡으면 힘을 못 쓴다.

쏠종개

쏠종개는 바닷물고기 중 메깃과에 속하는 흔치 않은 어류다. 야행성으로 무리 지어 생활하는 탓에 해 질 무렵부터 밤낚시에 잘 걸려든다. 아열대성 어류이므로 수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여름부터는 남해와 제주도에 출현빈도가 높다. 이 어종은 머리에 난 가시와 아가미 쪽 가시에 독이 있으니 웬만하면 손대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식용하지는 않지만, 매운탕감으로는 별미로 알려졌다.

▲ 쏠종개.

노랑가오리

연승 주낙에 걸려드는 노랑가오리를 낚시로 잡을 일은 드물지만, 간혹 선외기(무동력 배)나 자갈과 모래가 섞인 곳에서 루어 낚시로 잡히기도 한다. 사진은 대마도에서 웜 채비에 낚인 노랑가오리인데 위협을 느끼면 꼬리 쪽에 날카로운 독가시를 세운다. 잘못 찔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노랑가오리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나는 가오리 종류 중 회 맛이 단연 으뜸으로 알려졌다. 홍어와 가오리는 모두 요소를 갖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하는 대신 암모니아의 독특한 향을 발산한다. 그 때문에 전남에서는 홍어를 삭혀 먹기도 하지만 가오릿과 어종은 요소의 양이 홍어에 못 미치므로 섣불리 삭혀 먹지 않도록 한다.

▲ 노랑가오리.

그 외 조심해야 할 어종으로는 파란고리문어가 있다. 파란고리문어는 복어의 독 성분과 같은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을 품고 있어 물리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으니 이 문어의 출현 빈도가 높은 제주도에서 해루질을 할 때는 플래시로 잘 살피고 만지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해야 한다. 쏠배감펭(라이언피쉬)도 강한 독을 품고 있지만,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이들이 아니면 접할 기회가 없으니 여기서는 생략했다.

바다낚시는 단순히 물고기를 낚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원하는 대상어를 낚으려면 그 어종의 서식 환경과 습성을 두루두루 파악해야 한다. 여기에 만지면 안 되는 어종과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 어종까지도 꿰고 있어야 하니 바다낚시는 우리가 취미 생활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해양생물학’인 셈이다.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여름,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즐겁고 안전한 바다낚시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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