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업 | “내 몸을 항상 뽀송뽀송하게 유지하자”
기술수업 | “내 몸을 항상 뽀송뽀송하게 유지하자”
  • 글 사진 김진섭 네이처 캠핑
  • 승인 2015.06.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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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에서 쾌적함을 유지하는 방법

‘나쁜 날씨라는 것은 없다’, ‘나쁜 장비가 있을 뿐이다.’ 란 어느 아웃도어 브랜드의 선전 문구처럼 궂은 날씨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도, 아웃도어를 향한 열정은 막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날씨의 변화는 아웃도어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기꺼이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극한의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아우팅을 노련하게 이어갈 수 있으려면, 그 만큼 이를 이해하고 대비해야 하며, 그 것이 곧 초보자와 숙련자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변화무쌍한 아웃도어 환경에서 내 몸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신발 안쪽은 항상 뽀송 뽀송하게 유지할 것
무엇보다 신발과 양말이 중요합니다. 하절기에는 중등산화 보다는 메시가 포함된 가벼운 트레킹화를 신는 경우가 많은데, 발 등이 메시로 되어 있는 트레킹화는 비가 오면 그대로 젖어 버리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또한 얕은 강이나 계곡을 건너거나, 젖은 진흙탕 길을 걷다 보면 신발이 이내 젖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발목까지 오는 가죽 등산화에 고어텍스 라이닝이 된 것을 신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는 방수 기능뿐만 아니라, 발 안쪽에서 발생된 땀을 밖으로 내보내 주기 때문에, 악천후나 장거리 트레킹 시에 더욱 빛을 발합니다.

▲ 이동 중 물에 빠지거나 비에 젖을 수 있으므로, 신발은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또한 신발만큼 중요한 것이 양말입니다. 등산화는 큰맘 먹고 좋은 것을 고르지만, 좋은 양말을 구입하는 데는 인색하기 쉽습니다. 양말에 투자하는 것이 발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습기를 잘 흡수하고, 잘 마르지 않는 면으로 된 양말은 피하고, 울 소재의 양말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울은 속건성과 통기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방취성도 좋아, 며칠씩 신어도 냄새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어텍스 라이닝이 된 중등산화와, 좋은 메리노 울 양말 한 켤레면, 웬만한 악천후에서도 발은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휴식을 취할 때는 가급적 신발과 양말까지 모두 벋고 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트레킹을 마치고, 숙영지에 와서는 슬리퍼나 크록스 같은 신발로 갈아 신으면 더욱 쾌적합니다.

2. 방수 패킹과 레인커버를 챙길 것
트레킹 시 배낭의 내용물은 모두 방수 패킹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팩 라이너pack liner를 사용하거나, 여벌 옷과 침낭의 경우 반드시 방수색을 사용해야 합니다. 방수 배낭이 아니라면, 반드시 레인커버를 준비해 두고, 장마철이나, 날씨가 꾸물꾸물 해지면, 비가 오기 전이라도 미리 레인커버를 씌워 놓아야 합니다. 방수 배낭의 경우 레인커버가 필요 없는 대신 외부 수납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수납 관점에서는 불리하지만, 계곡 트레킹 등 더욱 강한 방수 성능이 필요한 경우에는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우천 상황이라면, 내부의 방수색과 배낭 외부에 레인커버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장비를 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3. 레이어링layering과 통기ventilation 신경 쓸 것
쾌적한 트레킹을 위해 적절한 레이어링layering은 필수입니다. 레이어링은 옷을 겹쳐서 입는다는 뜻입니다. 속건성 베이스레이어base layer와 보온을 위한 미들 레이어middle layer, 그리고, 방수나 방풍을 위한 아우터 레이어outer layer를 반드시 함께 챙겨야 합니다. 이러한 레이어링은 이동 중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필요에 따라 겹쳐 입거나 벗으면서 통기를 지속적으로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걸을 때 발생하는 땀과 열기는 제 아무리 통기성이 뛰어난 멤브레인을 가진 고어텍스 재킷이라 할지라도, 지퍼를 여는 것만큼 빠르게 몸 안쪽의 열과 습기를 신속하게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동 중에도 재킷의 겨드랑이 지퍼를 열거나, 사이드 벤틸레이션 지퍼가 달린 트레킹 바지라면, 상황에 따라 지퍼를 열고 닫으면서, 체온을 조절하고 쾌적함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동 중에도 수시로 통기성을 조절하면서 몸의 열기와 땀을 배출해 주면 좋다.

우천 시라면 반드시 후드가 포함된 레인 재킷을 사용하고, 이때 후드 안쪽으로 챙 모자를 함께 쓰면 비를 더욱 효과적으로 막으면서도 시야를 확보하는데 유리합니다. 레인 재킷은 세탁을 자주하거나, 오래되면 자연스레 발수(물을 튕겨내는 기능) 기능이 떨어져 물에 쉽게 젖고, 방수기능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미리 발수 복원제 등을 이용해서, 기능을 유지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4. 텐트와 타프의 선정
트레킹 중에 우천이 예상될 경우 텐트나 타프의 선정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하절기에는 타프에 메시 이너 텐트만으로 세팅을 하곤 하는데, 무덥고 맑은 날씨에는 시원하게 잘 수 있지만, 비가 올 경우 난감해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더라도 플라이 시트는 함께 패킹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타프의 경우 트레킹 폴 등을 이용해서 설치하기도 하지만, 숲에서는 나무에 지지하여 설치하기도 하는 데 이때, 적절한 경사와 각도를 주어 물길을 내주지 않고, 수평으로만 고정 시키면, 결국 타프 안쪽이 물에 고여 움푹 들어가면서, 결국 폭포수 같이 물이 쏟아지게 됩니다. 만약 장비들이 그 아래에 있었다면, 모두 젖어 버려 이후 악몽 같은 상황이 연출 될지도 모릅니다. 필자의 경우 스토브와 라이터가 모두 이렇게 물에 젖어버려, 더 이상 끼니도 해결하지 못한 채 그대로 비 맞은 생쥐처럼 비참하게(?) 철수할 수밖에 없던 기억이 있습니다.

▲ 타프+메시 이너텐트의 조합은 하절기에 쾌적하긴 하지만, 우천 시 젖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적절한 방수 기능을 갖춘 안정적인 텐트와 타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초보적인 지식이지만, 그라운드 시트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텐트 안쪽으로 집어넣어야 물이 이너 텐트 안쪽으로 타고 들어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이너 텐트 바닥의 방수력이 좋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바닥이 물에 잠겨 있다면, 거의 젖어서 텐트 안으로 물이 들어온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비에 대비한 적절한 방수력을 지닌 텐트와 타프는 필수적입니다.

5. 휴식의 중요성
장비도 중요하고, 의류도 중요하지만, 몸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데는 적절한 휴식과 수분 섭취, 식사 등의 요소도 중요합니다.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은 비상 시 생존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계속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체온이 점점 떨어지고 체력이 고갈됩니다. 따라서 젖은 옷과 양말 등은 스토브 등을 이용하여 말리고, 반드시 건조한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 휴식 시에는 가급적 양말 까지 벗어, 신속히 발과 양말을 건조시키고, 숙영지에서는 슬리퍼로 갈아 신으면 쾌적하다

일전에 스웨덴의 한 아웃도어 전문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인데, 그가 서바이벌 익스퍼트 과정의 심사관으로 있던 적이 있는데, 실전 테스트 중 후보들의 마지막 관문은 한 겨울에 스키를 타다가, 호수를 깨고 얼음물에 그대로 뛰어 들어갔다 나와, 젖은 옷과 장비를 불을 피워 모두 말린 다음 입고 돌아와야 최종 합격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아웃도어에서 몸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이며, 적절한 휴식과 식사, 안전한 캠핑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아웃도어를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기 위한 노하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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