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설레는 낚시 여행지, 대마도의 봄 여름
가슴 설레는 낚시 여행지, 대마도의 봄 여름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5.06.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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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던지기만 하면 낚이는 낚시 천국

하루는 낚시인이 꿈꾸는 낚시 천국에 대해 상상해 보았다. 그곳은 어떤 곳일까? 아마 대부분은 고기가 많이 나오는 ‘명포인트’ 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여기에 나는 더 중요한 가치를 더했다. 바로 편안함이다. 낚시는 고행이 돼서는 안 된다. 심리적으로 편해야 하고, 육체적으로도 편안해야 한다.

▲ 미네만에서 낚은 4짜 벵에돔.

가끔 낚시를 ‘수행’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학문으로 보는 이들도 있고. 개인마다 낚시를 즐기는 목적이 다르므로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낚시는 대부분 이들에게 생업이 아닌 취미이고 놀이다. 비록, 중독성이 강한 놀이지만, 어쨌든 놀이는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 즐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낚시는 고행이다.

포인트 경쟁도, 선실의 불편도 없는 편안한 낚시 여행
키가 자라던 시절, 슈퍼맨처럼 날아오르는 꿈을 꾸곤 했는데 번번이 비행에 실패해 낙담했다. 처음에는 날아오르는 듯했지만, 생각처럼 높이 뜨지 않았고 점점 떨어지더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착지해야 했다. 지금은 낚시하는 꿈을 자주 꾼다. 7짜 감성돔, 정체를 알 수 없는 떼고기와의 만남, 심지어 인어도 등장했지만, 모두 잡힐 듯하면서도 잡지 못했다.

하루는 행복을 느끼던 낚시 천국이 가차 없이 지옥으로 변하기도 했다. 바다가 불구덩이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인파들(낚시꾼)이 몰려와 포인트를 장악해버려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나와야 했다. 이렇듯 필자의 꿈은 현실에서의 불만족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꿈에서만큼은 내 뜻대로 되길 바랐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런데 꿈에서도 이루지 못한 낚시를 나는 현실에서 비슷하게나마 이루고 돌아왔다.

▲ 감성돔 낚시의 천국, 아소만.

▲ 민숙집에서 제공하는 바비큐.

대물 감성돔, 벵에돔과의 조우, 던지기만 하면 낚이는 돗벤자리까지. 누군가가 말한 떼고기 조황이란 게 바로 이런 것임을 실감했다. 대마도는 ‘행복한 낚시의 기준’을 제시하는 그런 곳이었다. 대마도는 밤새 차량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숙소 앞에 선착장이 있으니 장비만 챙겨서 나오면 된다. 해 뜨기 전 졸린 눈을 비비며 힘들게 나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저녁에 식사하고 간단하게 맥주 한 잔씩 먹어도 오후 9시다. 수면 시간이 충분하다. 해가 충분히 뜨고 나서 출항해도 다른 배 손님과 포인트 경쟁이 일어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가 다녀온 미네만의 경우 경쟁 업소가 없어 한가로이 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정원 초과로 인해 혹은 일부 꾼들의 이기심에 의해 선실에서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선착장에서 포인트까지 이동 시간은 10분 내외다. 낚시를 마치면 곧바로 샤워하고 밥을 먹고 쉬다가 다시 낚시하고 먹고 자고 다시 일어나서 낚시하고를 반복하는 편안한 낚시 여행. 누구 말대로 낚시나 실컷 하며 살고 싶다를 가장 현실적으로 구현해낸 이곳 대마도는 그야말로 꿈속에서나 나오던 낚시 천국이다.

▲ B와 제로 계열의 전유동 채비가 잘 먹힌다.

삼삼오오 함께하면 더 재미있는 낚시

바다낚시 특히, 갯바위 낚시는 소수 정예로 움직이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 낚시 자리가 협소한 탓에 2인 1조로 내리는 것은 국내나 대마도나 다를 것이 없지만, 대마도는 함께 하는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움이 배가 된다. 뒤풀이 자리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

대마도 낚시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열 몇 군데의 낚시 전문 민숙집(현지에서는 민박을 민숙이라고 부른다.)을 이용하는데 저마다 차별화한 낚시 포인트와 숙식을 제공한다. 민숙집마다 질적 차이는 조금씩 있긴 하다. 이 중에서도 일부 민숙집은 바비큐와 함께 현지식과 한식을 절묘하게 결합한 음식을 제공하기도 하며 자연산 회는 기본이다. 만약, 조황이 좋지 못해도 민숙집 활어 칸에는 평소 확보해 놓은 벵에돔이 있어 문제없다. 낚시 무용담을 펼치며 일행과 함께하는 뒤풀이는 낚시로 지친 체력을 위로하고 내일의 장밋빛 희망을 이야기하며 무르익게 될 것이다. 필자가 이용한 민숙집은 근처에 온천이 있어 삼삼오오 둘러앉아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었다.

▲ 몰에 감긴 채 낚인 대물 감성돔.

▲ 대물 감성돔과의 사투.

하지만 대마도 낚시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우선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소문난 것처럼 물 반, 고기 반도 아니다. 물때나 수온이 안 맞으면 대마도에서도 충분히 빈작을 당할 수 있다. 여기에 대마도 낚시는 국내 못지않은 낚시 기술을 요구한다. 전용 장비와 낚시용품, 적절한 채비 구사와 운용 능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눈앞에서 물고기를 보고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여름, 필자는 세 분의 블로그 독자를 모시고 대마도로 향했다. 그중 한 사람은 낚시 경험이 많지 않은 초심자였고, 다른 한 사람도 경험을 쌓는 중에 있었다. 아무래도 선수들로 구성한 팀에 비하면 평균보다 달려 상대적인 조과가 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하지만 날짜는 이미 정해졌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리에게 어떤 상황, 어떤 조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 그들의 낚시를 돕고 못해도 아이스박스 한 상자씩은 챙겨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다행히 걱정했던 것보다 조황이 좋아 모처럼 흡족한 낚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 아소만의 5짜 감성돔.

▲ 여름철 대표 주자, 벤자리.

▲ 한번 걸면 멈출 수 없는 손맛, 부시리.

대마도의 낚시 시즌
대마도의 낚시 시즌은 연중이지만 계절에 따라 낚이는 어종이 다르다. 낚시는 그 계절에 가장 확률 높은 대상어를 노려야 하므로 다음의 내용을 참고해 즐겁고 의미 있는 낚시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11월~3월 :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4월 말~5월 : 감성돔
6월~7월 :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6월~10월 : 벤자리와 참돔
6월~1월 : 돌돔, 강담돔

봄, 여름철 대마도 낚시 팁

대마도에서 감성돔은 B~2B, 벵에돔은 0(제로) 계열의 전유동 채비가 잘 먹힌다. 낚시하다 보면 참돔과 벤자리가 물고 늘어지기도 하니 어종에 특화된 채비랄 것도 없다. 다만 이들 어종이 회유하는 수심층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특별히 수온이 낮아지지 않는 한 감성돔은 바닥층부터 2~3m 사이를 오가며 급심을 보이는 갯바위 벽면이나 수중턱에서 입질이 잦다. 반면, 벵에돔은 밑밥에 의해 수면까지는 아니더라도 2~3m까지 부상하므로 봉돌을 달지 않거나 달아도 극소봉돌만 달아서 내리는 제로 계열의 채비가 잘 먹힌다. 40cm에 달하는 대물도 수심 4~5m까지 부상해 곧잘 먹이활동을 하므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 횟감의 황제 돌돔.

▲ 괴물 호박돔.

낚싯대와 릴, 원줄은 감성돔의 경우 1호대에 2500~3000번 릴, 2.5~3호 원줄, 1.7~2호 목줄을 사용하며 벵에돔은 1.5호대에 역시 2500~3000번 릴, 2~2.5호 원줄, 1.5~2호 원줄을 사용한다. 특별히 선상낚시를 하게 된다면 전체적인 채비 강도가 올라간다. 낚싯대는 1.7~2호대를 사용하며 릴은 5000~6000번 릴, 원줄은 5~6호, 목줄은 4~5호를 사용하는 게 무난하다. 이러한 채비는 70~80cm에 달하는 참돔이나 부시리가 늘어졌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하는 선상낚시에서는 빠른 제압이 필수다.

대마도 민숙집 정보
대마도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낚시 전문 민숙집이 있으며 대부분 한국의 전문 낚시인이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곳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마도에서 중간에 자리하며 미네만과 근방의 서쪽 해안 일대는 독점으로 출조하고 있어 포인트 선점력이 좋은 곳이다. 겨울에 북서풍이 터져 낚시가 곤란해질 때는 대마도 동쪽과 남쪽 일대로 출조하기도 한다.

비용(1인 기준)은 2박 3일 55만 원, 3박 4일 65만 원이며 이는 부산 대마도 여객선과 유류세, 일정 중 모든 숙식과 갯바위 유어선이 포함된 가격이다. (선상낚시, 밑밥, 미끼는 별도)
빅마마 피싱 리조트(051-518-8885)

▲ 짜릿한 손맛과 함께 망중한을 즐기는 필자.

▲ 깎아지른 비경에서 갯바위 낚시.

▲ 낚시 중에 먹는 라면은 늘 꿀맛이다.

▲ 여름철 최고의 횟감인 돗벤자리회. 낚시꾼만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회다.

▲ 한국에 없는 술을 맛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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