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파도를 만나다, 남아공 서핑
꿈의 파도를 만나다, 남아공 서핑
  • 글 사진 김동기 기자
  • 승인 2015.05.15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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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s best surf spots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서핑 포인트로 손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안에 대한 안 좋은 소문으로 서퍼들이 방문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아공 서핑 여행은 정말 위험할까? 약 20시간의 비행을 감수하고도 남아공에 갈만한 가치가 있을까? 제프리스 베이의 파도는 정말 소문만큼 좋을까? 이번 호에서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남아공 서핑 여행, 안전할까?
제프리스 베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에 위치한 전설적인 서핑 포인트의 이름이다. 지난 수십 년 간 해외 서핑 영상에 단골로 등장했으며 WSL 챔피언십 투어에 거의 매년 포함되는 서핑 포인트이기도 하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뛰어난 퀄리티의 파도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세계 최고의 서핑 포인트가 있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 서퍼들에게 남아공 서핑은 매우 생소하다. 한국에서의 거리도 거리지만 남아공 치안에 대한 흉흉한 소문 때문에 남아공 서핑 여행을 주저하는 것도 그 이유가 되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 수년간 불안한 치안과 수많은 사건·사고로 많은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래서 한국인 서퍼들에게 남아공 서핑 여행을 언급하면 대부분 같은 질문을 한다.

▲ 남아공의 바다는 식인 상어로 악명이 높다. 유명 서핑 포인트는 위와 같은 상어 경보 시스템이 있다.
“안전해?”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이렇다.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현저히 다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나라를 가든 위험한 지역이 있는 반면 안전한 지역이 있다. 남아공도 마찬가지다. 서퍼들에게 희소식은 대부분 유명 서핑 포인트가 위치한 마을은 부유한 남아공 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치안 상태가 상당히 좋다. 그렇기에 뒤에서 소개할 뮤젠버그나 제프리스베이 같이 유명 서핑 포인트로만 서핑 여행을 계획한다면 치안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치안 문제 외에 서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남아공 바다에는 식인 상어가 많기로 유명하다. 사실 뮤젠버그 등 유명 서핑 포인트의 경우 상어 경보 시스템이 있어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유명 서핑 포인트가 아닌 마을 외곽의 한적한 서핑 포인트에서 서핑을 할 계획이 있다면 남아공 로컬 서퍼에게 충분한 조언을 구하고 가능하다면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 남아공 유명 서핑 포인트가 위치한 마을은 전반적으로 치안 상태가 좋다.

케이프 타운 뮤젠버그(Muizenberg, Cape Town)

남아공에는 국제공항이 여럿 있는데 서퍼들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남아공 중부에 위치한 더반(Durban) 국제공항 또는 남아공 최남단에 위치한 케이프타운 공항이다. 제프리스베이를 가고자 한다면 케이프타운 공항이 더 나은 선택이다. 케이프 타운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로 수많은 서핑 포인트가 개발되어 있다.

그 중 뮤젠버그는 초보자들이 타기에 적합한 파도가 생기는 곳이다. 매일 수많은 서퍼 및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서핑숍과 서핑 스쿨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래서 뮤젠버그는 서핑을 처음 배우거나 남아공의 다른 지역 서핑 포인트로 본격적인 서핑 여행을 가기 전에 장비를 갖추기에 좋다.

▲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뮤젠버그는 초보자에게 적합한 파도가 생겨 서핑을 배우기에 좋다.

▲ 케이프타운에서 제프리스 베이로 가는 길은 가든 루트(Garden Route)라고 불린다. 남아공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제프리스 베이(Jeffreys Bay)

서퍼들 사이에서 세계 최고의 서핑 포인트로 묘사되는 제프리스 베이 마을은 차량을 이용할 때 케이프 타운에서 동쪽으로 5시간, 포트 엘리자베스 공항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 유명세에 비해 마을의 크기는 아담한 편이며 유명 서핑 포인트답게 치안상태는 매우 좋다.

제프리스 베이 안에 여러 개의 서핑 포인트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포인트는 수퍼튜브(Supertubes)다. WSL 대회도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 급격한 경사의 배럴 파도가 생기는 상급자 포인트이다. 그렇다면 제프리스 베이가 세계 최고의 서핑 포인트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제프리스 베이는 서퍼들이 말하는 ‘좋은 파도’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케이프타운이나 제프리스베이에서 서핑 장비를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 좋은 파도는 파도의 면이 매끈하며 한쪽 방향으로 일정하게 부서진다. 인도네시아 발리다.

서퍼들이 말하는 좋은 파도란 먼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크다고 무조건 좋은 파도는 아니다. 크더라도 좋지 않은 파도가 있으며 작더라도 좋은 파도가 있다. 서퍼들마다 선호하는 파도의 모양과 성질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든 서퍼에게 공통적으로 좋은 파도란 파도의 면이 유리면처럼 매끄러운 파도다.

이뿐만 아니라 파도에 하나의 피크(가장 높고 경사가 가파른 지점)가 있고 그 지점에서부터 부서지기 시작하는 파도를 말한다. 만약 여러 지점에 피크가 생겨 이곳 저곳에서 파도가 동시에 부서진다면 이것은 좋은 파도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한 방향으로만 일정한 속도로 부서지는 파도가 좋은 파도다. 만약 파도가 처음에는 천천히 부서지다가 어느 순간에 급격한 속도로 한꺼번에 부서진다면 이것은 좋은 파도가 아니다.

▲ 제프리스 베이에 있는 팩토리숍에서 저렴하게 서핑 브랜드 의류를 구매할 수 있다.

좋은 파도는 다양한 요소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지형과 바람이다. 일반적으로 바닥이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매번 지형이 변하는 곳보다는 단단한 산호초로 이루어져있어 변하지 않는 곳이 파도가 더 좋다. 또한, 바람이 강하게 분다고 파도가 좋은 것이 아니다. 서핑을 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은 바람이 아예 불지 않거나 5노트 내외의 약한 오프쇼어(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부는) 바람이 있을 경우이다. 이런 조건에서 유리면처럼 매끄러운 면을 가진 파도가 생긴다.

제프리스 베이는 위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좋은 파도가 5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어떤 날은 라이딩을 할 수 있는 파도의 길이가 1km 넘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500m 운동장 트랙을 두 번 도는 것만큼의 거리를 단 한 번의 라이딩으로 한다고 상상해보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파도를 타고 내려갈 때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런 꿈의 파도를 실제로 느껴볼 수 있다면 20시간 비행은 충분히 감수할만하지 않은가?

▲ 대서양과 인도양 모두 접하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케이프타운에는 수십 개의 서핑 포인트가 있다.

남아공 서핑 여행 팁

1 남아공에는 1년 내내 파도가 있지만 파도가 가장 크고 좋은 기간은 우리나라의 여름인 6~9월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연중 가장 추운 기간이기에 우리나라 가을에 입는 외투 정도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2 안전을 위해 밤 늦게 혼자 다니지 않도록 하며 고가의 장비(카메라 등)는 가방에 넣어서 다니되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한다.
3 케이프타운의 경우 1년 내내 수온이 상당히 낮아서 4mm 웻수트에 부츠까지 착용해야 하며 제프리스베이는 4mm 웻수트만 착용하면 된다.
4 서케이프타운, 제프리스베이 모두 서핑숍, 서핑스쿨이 많기 때문에 장비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제프리스 베이에는 다양한 서핑 브랜드 팩토리숍이 있어 저렴하게 장비 및 의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김동기
서핑 커뮤니티 예스아이서프닷컴(YESISURF.com) 운영자다. 전 세계의 서핑 포인트를 찾아 여행하며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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