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낚시꾼의 실수, 해결책은 없을까?
초보 낚시꾼의 실수, 해결책은 없을까?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5.05.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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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밑걸림, 줄엉킴에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기

“낚시를 글로 배웠어요.”이 말이 남일 같지 않다. 필자도 처음에는 낚시를 글로 배우며 입문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변에는 낚시를 잘하는 친구도 선배도 없었기에 배움의 관문은 인터넷, TV 동영상뿐이었다. 그렇게 이론으로 무장했지만 실전은 딴판이었다. 생각처럼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물론, 알고 있던 이론이 아예 허사가 된 건 아니다. 실전 대응력에 약 10% 정도는 도움이 되더라. 그 외에는 경험으로 부딪히면서 익혀야 했다. 그래서 이번 호는 초보 낚시꾼이 실전에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과 해결책에 관해 알아보았다.

밑걸림, 낚시의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밑걸림 없는 낚시는 낚시가 아니라고 누가 그랬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감성돔 낚시에서 밑걸림은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다. 밑걸림을 당해야 수심과 지형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것이지만 원인을 모른 채 밑걸림 당하는 것과 아는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나의 초보 시절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스로 꾸린 채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확신이 서지 않을 때 하나둘씩 걸리는 밑걸림은 그야말로 곤혹의 연속이었다. 밑걸렸을 때의 대처법이 미숙하니 채비 분실도 잦았다. 채비 분실이 잦으면 불필요한 지출이 늘고, 더 큰 문제는 밑걸림이 생길 때마다 쪼그리고 앉아 채비를 다시 꾸려야 하는데 그때마다 황금 기회를 놓치는 것. 밑걸림이 생기는 경우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 초보낚시꾼이 만나는 첫 번째 고비는 밑걸림이다.

포인트 수심을 모르고 낚시할 경우

초심자가 자주 간과하는 것 중 하나는 포인트에 내리자마자 채비를 만들고 낚시하는 데만 열중한다는 점이다. 포인트에 내리면 기본적인 수심 파악은 물론, 물속 지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30분만 투자하면 가까운 곳, 먼 곳, 왼쪽, 오른쪽의 수심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작업에 능숙해지면 수중여와 수중 골창의 위치까지도 파악하게 된다. 이것을 알고 하는 낚시와 모르고 하는 낚시는 하늘과 땅 차이이므로 30분 투자해 반나절 낚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어떨까?

주의산만, 집중력 저하
특히, 테트라포드에서 낚시할 때는 발판이 위험하고 밑걸림 요소가 많은 만큼 갯바위보다 더욱 집중해야 한다. 가령, 원줄이 삼발이를 휘감으면 대부분 원줄이 터지므로 채비 손실, 시간 손실까지 가져오게 된다. 서해권 테트라포드에는 굴껍데기가 붙어 있어 걸리는 순간 최소 30분 이상 지연된다. 잠시 넋 놓고 있다가는 바람에 날린 원줄이 굴껍데기에 걸려 감으면 감는 대로 원줄이 상하고 당기면 당기는 대로 채비가 터지는 상황이 속출하기도 한다. 찌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낚시할 때는 뒷줄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 채비 분실을 막으려면 올바른 매듭법을 익혀 매듭 강도에 신경 써야 한다.

해초 밑걸림이 생길 경우

일반적인 밑걸림은 크게 두 가지다. 낚싯줄을 당겼을 때 느껴지는 하드와 소프트 타입이다. 전자는 바늘이 돌, 암초, 산호 뿌리에 걸린 경우이며 당기면 매우 단단히 박힌 느낌이 든다. 후자는 몰이나 해초에 걸린 경우로 낚싯대를 당겨보면 약간의 이격이 느껴진다. 일단 찌가 조류 진행방향으로 천천히 가라앉으면 대부분 해초나 밑걸림이 많은데 이를 초심자들이 입질로 오인할 때가 많다. 이 경우 신속히 채비를 회수해야 하며 더 두면 십중팔구 걸린다.

반대로 하드 타입은 낚싯대를 가볍게 휘둘러도 밑걸림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돌과 암초에 바늘이나 봉돌이 걸린 것으로 낚싯대를 멋모르고 휘둘렀다가는 대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는 낚싯대를 뒤로 빼야 하는데 어디가 터져나갈지는 순전히 운에 맡겨야 한다. 요령은 낚싯대를 일자로 펴서 살며시 잡아당기는데 이때 원줄을 낚싯대와 함께 잡아당겨야 하며 이왕이면 각도를 높이기 위해 최대한 팔을 들어(높은 곳이 있으면 올라가서) 뒤로 지그시 잡아당겨 빠져나와야 한다.

▲ 밑걸림에 잠겨드는 찌.

▲ 스풀을 감아버리는 줄 엉킴도 초심자의 또 다른 훼방꾼이다.

채비 회수를 하지 않거나 더딜 때

가끔 조류가 발 앞으로 밀려올 때면 조금이라도 더 흘리려고 채비를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찌가 밑걸림 지역에 들어왔다고 판단되면 미련을 버리고 다시 감아서 던져야 한다. 그런데 초심자들은 수심이나 지형을 보기보다 찌를 보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곤 한다. 지형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각도와 모양을 보면 물속 지형도 대충 보이며 수심도 예측할 수 있다. 찌가 너무 가까이 붙으면 적절한 견제(낚싯대를 천천히 뽑아주는)를 하거나 과감히 채비를 회수해 다시 던지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밑걸림이 생겨 낚싯대를 일자로 잡아당기다 보면 스르륵 하고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고 뚝 하고 끊긴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전자는 다행히 채비가 잘 빠진 것이고 후자는 어디 하나가 터진 것인데 이때 바늘이나 목줄이 터져야 정상이다. 만약 원줄이 터졌다면 매듭 강도에 문제가 있는데 이것도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매듭법이 올바르지 않아서 터진 경우로 자신의 매듭법이 올바른지 점검해야 하며, 다른 하나는 몇 차례의 밑걸림을 빠져 나오다 보니 매듭 강도가 약해진 상태이다. 어느 쪽이든 사전에 방지할 수 있으니 매듭 강도에 신경을 쓰고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잘 맞는 매듭 법 한두 가지를 익혀 놓는 것이 좋다.

또한, 원줄과 목줄은 너무 싸구려 제품을 구입하지 않아야 한다. 겨우 몇 천 원 아끼려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 가격이 조금 나가더라도 유명 브랜드의 정품을 사용해 낚시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채비가 엉킨 상태에서 낚아 올린 감성돔.

▲ 낚시는 이 맛에 한다.
줄 엉킴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

스풀을 감아버리는 줄 엉킴도 초심자의 또 다른 훼방꾼이다. 낚시가 순조로운 날도 있지만, 어떤 날은 자꾸 꼬이기만 하는데 이것도 심하게 엉켰느냐 다소 살갑게 엉켰느냐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줄엉킴은 낚시 시간 잡아먹는 하마이므로 최대한 신속하게 그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이른 새벽 입질 확률이 높은 긴박한 순간에 엉킨 줄이나 풀고 앉아 있으면 마음은 더욱 급해져 내 몸과 영혼이 따로 노는 분리 현상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러다 옆 사람이 고기를 잡기라도 한다면 거의 멘탈 붕괴 직전에 이른다.

손은 허겁지겁 움직여도 도저히 풀릴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싹둑 자르고 채비를 다시 만드는 것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낚시는 확률을 높이는 사람에게 입질이 돌아가는 게임이므로 내 미끼가 물속 적정 수심 층에 최대한 오랫동안 있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렇다면 줄 엉킴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몇 가지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원줄 남용
베일을 열고 생각 없이 있다 보면 어느새 원줄이 많이 풀려나갈 때가 있다. 바람에 의해 혹은 조류에 의해 원줄이 풀리는데 그럴 때 찌가 잠겨 급하게 챔질 하다 보면 줄 엉킴이 곧잘 발생한다. 밤낚시에서도 눈앞이 캄캄하니 조금만 덜 신경 쓰면 내 원줄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나가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밤낚시에서는 항상 뒷줄을 손으로 잡고 조류에 의해 줄이 풀려나간다면 천천히 조금씩 방출해 주는 것이 좋다.

▲ 대표적인 허송세월 낚시다.

새 원줄이거나 품질이 좋지 않은 원줄을 사용할 때

이 경우는 심각한 퍼머 현상 혹은 스크류 현상으로 원줄이 스스로 꼬이는 경우다. 새 원줄은 출조 전 미지근한 물에 10분가량 담가두었다 릴에 감는다. 그리고 현장에서 채비할 때는 최소 3~5m 분량을 손으로 잡아당겨 원줄의 직진성을 높인다. 좋은 원줄은 퍼머 현상이 있어도 손으로 잡아 당겼을 때 일자로 펴져야 한다. 그것이 그 원줄의 직진성이자 품질이다. 그러므로 원줄과 목줄은 직진성이 좋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적정 가격대로는 원줄은 2~3만5000원, 목줄은 1만5000~2만5000원이다. 그보다 더 비싸거나 더 싼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불필요하게 강한 챔질
특히, 학공치나 숭어와 같은 표층어를 노릴 때는 챔질을 약하게 하고 그 방향도 수직이 아닌 좌우 사이드 방향으로 손목 스냅을 이용해 짧게 챔질해 줘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채비가 공중으로 솟구쳐 빙글빙글 도는데 그 과정에서 채비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엉켜 사용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징그러운 갯지렁이는 초보자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캐스팅 미숙

초심자들의 낚시 패턴은 던져놓고 한참이 지나서야 채비를 회수하는 경향이 있다. 미끼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 버렸고 수중에 채비는 엉켜 있다. 이는 캐스팅 시 찌가 수면에 닿기 전에 뒷줄을 잡아주는 동작을 하지 않았거나 막대찌를 사용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캐스팅할 때는 채비가 착수하기 직전, 뒷줄을 살짝 잡아 제동을 걸어주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요령은 찌가 수면에 닿기 직전 뒷줄을 살며시 잡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래야 미끼 → 수중찌 → 어신찌 순서로 안착된다.

채비가 엉킨 상태에서 낚아 올린 감성돔
초심자의 경우 고기를 끌어올릴 때 너무 성급히 릴링하다가 채비를 터트리는 실수를 한다. 느슨하게 풀어진 원줄을 급하게 감다가 줄이 스풀 안쪽으로 감겨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다. 필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하루는 감성돔을 걸고 파이팅하는데 스풀 주변으로 줄이 엉키는 바람에 감성돔을 끌어내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전방 5m 앞에는 간출여가 하나 있었지만, 한밤중이라 미처 보지 못했다. 그 결과 거기서도 줄이 엉켜 30분 동안 꼼짝 못하고 말았다. 결국, 파트너의 도움으로 감성돔을 낚아낼 수 있었지만, 이미 줄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 낚싯대는 짧고 강한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섣불리 휘두르면 부러질 수 있다.

효율이 떨어지는 낚시

조류 세기마다 채비 각은 다르지만, 한 가지 유념해야 하는 것은 빠른 조류에서 낚시할 때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수심을 줘야 비로소 원하는 수심 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포인트 수심이 8m라도 조류가 빠르거나 혹은 용승조류 등 복잡한 조류가 나타나면 내 채비는 9m 혹은 10, 11m 이상 조절해야 하며 그 감은 밑걸림이 생길 때까지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공략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겪어온 필자로서는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건너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본격적인 낚시 시즌이 개막됐다. 남들이 산과 강으로 나들이를 갈 때 초보 낚시인들의 마음은 오로지 바다뿐일 것이다. 이 내용을 잘 알아두었다가 효율적이고 즐거운 낚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무려 다랑어를 낚았다.

▲ 초보자는 이정도만 잡아도 여한이 없겠다.

▲ 옆사람만 잡으면 속상하다.

▲ 이렇게 사람들이 쳐다볼 때 멋지게 낚아내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 낚시입문에서 씨알 좋은 쥐노래미를 낚은 영준씨.

▲ 파도칠 때는 늘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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