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모터사이클 찾기
내게 맞는 모터사이클 찾기
  • 글 김진태 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 | 사진 각 브랜드
  • 승인 2015.04.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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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즐기는 또 다른 아웃도어 라이프

섹시한 눈빛. 잘록한 허리에 빠알간 입술은 언제라도 나의 손끝의 움직임에서 톡하고 터질 것만 같다. 떨리는 가슴으로 대시하여 사귀는 순간은 숨이 막힐 정도의 기쁨이지만, 현실 속의 그녀는 나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모터사이클도 마찬가지다. 그저 예쁘거나, 멋지다는 이유로 가죽 재킷에 바가지 헬멧 하나 쓰고 스로틀을 비틀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짜릿한 즐거움에 새로운 세상을 안겨줄 만큼 잘 맞는 모터사이클을 만날 수도 있다. 자신을 알고 선택하면 말이다.

모터사이클의 장르는 크게 온로드와 오프로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흔히 말해 아스팔트만을 위한 것이냐 아니냐의 차이이다. 최근에는 두 장르를 비빔밥처럼 섞어 놓은 듀얼 장르도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마치 자동차의 SUV 같은 존재인 듀얼러는 그 재미와 크로스오버적 특성에 따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온로드의 모터사이클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그리고 생김새에 따라 다시 몇 가지로 나뉘며 모양만큼이나 각기 재미가 다르다. 혹자는 색깔만 달라져도 재미가 다른 것 같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과연 어떤 장르가 가장 잘 어울리는지를 알아보고 도전해보자.

1. 스쿠터_사람과 교감하는 바이크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엔 공주는 스쿠터를 타고 자유를 만끽했다. 왕실의 딱딱함을 벗어나 만나는 일상은 자유였고 일탈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방이 탁 트이고 작지만 조르르르 빠져나가며 이곳저곳을 손쉽게 이동시켜주던 베스파는 이동수단과 사람의 교감이 얼마나 인간적인가를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당시 쓰러져가던 베스파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고,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지금. 스쿠터가 안겨주는 재미와 인기는 도심의 골목골목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배기량을 키운 출력 높은 스포츠스쿠터가 등장하며 재미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멋과 패션 그리고 연인과의 교감을 즐기고 싶다면 스쿠터를 선택해보자.

2. 수퍼바이크_페라리보다 빠르게
세상에서 가장 빠른 탈 것은? 그렇다 제트엔진을 단 탈 것이겠지만, 그것을 직접 조종한다는 것은 손에 꼽는 사람 정도밖엔 없다. 신체 건강한 누구라도 도전할 수 있는 탈 것 중 가장 빠른 가속감과 최고 속도를 합리적으로 만날 수 있는 탈 것, 바로 수퍼바이크이다. 공기 역학적인 설계를 통해 가장 콤팩트한 사이즈에 출력은 웬만한 2000cc급 자동차를 넘는다. 페라리보다 빠르고, 포르쉐보다 가속성이 뛰어나며 무엇보다 가장 화려하고 멋있다. 그런데 가격은 수퍼카의 1/10밖에 안 된다. 스포츠바이크에서 카울cowl을 벗겨낸 모터사이클을 네이키드라고 부른다. 스피드의 스릴과 터질 듯한 엔진의 힘을 갖고 싶다면 이 장르가 답이다.

3. 클래식바이크_자유, 자유, 자유
체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스티브 매퀸의 대 탈주. 제임스 딘의 반항적인 모터사이클. 역사적으로 그들이 사랑에 마지않았던 이 바이크들의 공통점은 모양도 성능도 옛 스타일의 모터사이클이라는 것. BMW가 모터사이클 생산 9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아르나인티(R9T)와 같은 스타일이 최근 클래식바이크라는 장르를 형성하며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혼다 역시 그들의 장구한 역사 속에 있던 CB시리즈를 클래식하게 부활시켜 CB1100EX로 시장에 내놓았고, 마초 같은 남자들의 동공을 심하게 흔들고 있는 중이다. 할리데이비슨도 넓게는 이 장르에 속한다. 자유와 스타일을 중시한다면 이 장르를 선택해 보시길.

4. 오프로드_익스트림의 끝
말 그대로 길이 아닌 곳에서도 질주를 멈추고 싶지 않은 상남자를 위한 탈 것이다. 매년 1월이면 열리는 다카르랠리에서 드넓은 사막을 달리는 바이크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달리고 싶고, 산에서도 들에서도 엔진과 함께 달리고 싶은 도전하는 라이더를 위해 탄생하였다. 21세기의 가장 익스트림하고 액티브 한 레포츠 중 하나로 손꼽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 장르의 인구가 늘고 있다. 안전장비만 제대로 갖춘다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다. 집채만 한 장애물을 넘고 새처럼 멀리 날아보고 싶다면 꼭 도전해 보라! 아는 만큼 재미가 보일 것이다.

5. 듀얼퍼퍼즈Dual Purpose_모토캠퍼를 위하여
가장 생경한 단어 같지만, 사실은 가장 오래된 장르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탈 것인 만큼 옛날 모터사이클은 모두가 듀얼이었다. 다만 21세기로 넘어오며 그 장르에 더욱 최적화된 탈 것으로 진화했을 뿐이다. 온/오프를 가리지 않는 주파성으로 모토캠핑에 가장 적합한 모터사이클이기도 하다. 125cc의 작은 배기량의 것에서부터 1200cc에 이르는 고배기량의 투어러까지 매우 다양하다. 몇 년 전 영화배우 이완 맥그리거는 BBC 방송을 통해 아프리카를 횡단하였는데, 그 때 대륙을 횡단하였던 장르가 바로 듀얼 투어러였다. 모토캠핑을 꿈꾼다면 꼭 한 번 이 장르에 도전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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