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맞는 낚시 어종을 고르자
계절에 맞는 낚시 어종을 고르자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5.04.16 16: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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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 바다낚시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

고기를 낚을 확률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는 그 시기에 가장 잘 잡히는 어종을 공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회유하는 어종이 다르다. 한 자리에 머무는 토착성 어종도 시기별로 입질 패턴과 서식지가 조금씩 달라서 여기에 맞는 포인트를 찾고 채비를 구성하는 게 조과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계절마다 가장 조과를 높일 수 있는 낚시 어종에 관해 짚어보자.

▲ 회맛이 일품인 벤자리.

만물이 소생하는 봄

우리나라는 일 년 내내 낚시가 이뤄지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지역은 겨울에 비수기를 맞는다. 낚시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계절은 2~3월. 어부들은 이때를 어한기로 정하고 낚시꾼은 영등철로 부르며 그물과 낚시장비를 점검하는 시기로 삼는다. 봄기운이 완연한 3월 중순이 되면 남부 지방은 일찌감치 낚시 시즌에 돌입하게 된다. 일조량이 늘고 한낮 기온도 상승하면서 포구와 방파제는 낚시를 나온 나들이객으로 활기를 띤다. 여기서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어종이 바로 망상어와 볼락이다. 원투낚시로 쥐노래미, 도다리, 가자미를 잡을 수도 있다.

▲ 아름다운 풍경이 일품인 제주 형제섬.

반면 소위 낚시꾼이라 불리는 전문꾼의 시선은 대물 한방을 바라보고 원도권을 향하기도 한다. 70~80cm 이상 되는 참돔을 잡기 위해서다. 진해와 목포에서는 도다리 배낚시가 성행하며 가까운 갯바위에서는 산란기에 접어든 대물 감성돔을 노린다. 반면 중부 이북지방과 서해는 봄 시즌이 다소 늦다. 3월부터 시작되는 남해와 달리 서해는 5월은 돼야 시즌이 개막한다.

물론, 3~4월에도 일부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는 씨알 굵은 우럭이 낚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루어꾼들에 한해서다. 백사장 옆 갯바위에서는 원투낚시로 도다리를 노리지만, 낱마리 조과에 불과하다. 서해의 본격적인 시즌 개막을 알리는 5월이 오면 농어 루어, 광어 다운샷, 갯바위 감성돔 낚시 등 서해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일 년 내내 두 자릿수 수온을 유지하는 제주도는 그 어느 지방보다도 시즌이 일찍 시작한다. 2월만 해도 유채꽃이 만발하고 봄기운이 드니 이때부터는 농어를 비롯해 넙치농어라는 특수 어종이 낚이기도 하며, 다소 이르긴 해도 무늬오징어와 벵에돔이 간간이 붙잡힌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봄 낚시가 진달래 무성한 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산뜻한 취미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 감성돔 낚시 도중 뜻하지 않게 반겼던 손님고기, 볼락.

▲ 집으로 가져와도 환영받는 물고기, 봄도다리.

하지만 봄은 일기의 변동성과 대류현상이 매우 잦아 방한 대비를 잘해야 한다. 육지의 한낮은 기온이 올라 따뜻하지만, 바다에 나가보면 여전히 춥다는 이야기다. 특히, 해가 떠오르는 시각과 저물 때는 늘 바람을 몰고 오므로 육지 기온보다 5도 이상은 낮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뒤늦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면 체감 온도는 그야말로 영하로 내려갈지도 모른다.

상층의 공기는 높은데 수온은 여전히 차가우니 해무가 자주 피어오른다. 시야도 시야지만, 수온은 여전히 낮고 불안정하므로 생각처럼 잘 낚이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이런 기상 현상을 일일이 예측하고 출조 일을 고를 여지가 없다는 데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비책은 방한대비 정도이며 주어진 여건이 그리 나쁘지 않다면, 최대한 준비를 잘해서 봄 낚시를 즐기는 게 아닐까 싶다.

▲ 여름 낚시의 꽃, 야영낚시.

▲ 감성돔 낚시 도중에 올라온 쥐노래미, 전남 청산도.
기온만큼 후끈 달아오르는 여름
해마다 여름이면 전문꾼의 발걸음이 점점 바빠진다. 구로시오 난류를 타고 북상해 오는 대형 어종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홍도에서는 선상으로 대물 참돔을 비롯해 부시리를 사냥하고, 서해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벵에돔 시즌에 돌입한다. 일부 원도권으로 나가면 대물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짜릿한 손맛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여름에는 장마라는 복병과 함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므로 한낮에 낚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시기(7~8월)에는 야영 낚시가 성행한다.

그 패턴은 늦은 오후에 갯바위에 들어와 하룻밤을 꼬박 새고 다음 날 오전에 철수하는 식이다. 적당히 먹을거리를 사 들고 와 텐트를 치고 피크닉을 즐기다 해가 지거나 뜰 때 바짝 낚시해서 쿨러를 채운다. 물론, 이것도 갈 때마다 잘 낚는다는 보장은 없다. 태풍으로 주의보가 떨어지기도 하며 여름에는 늘 너울에 대비해야 하므로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낚시해야 한다.

방파제 낚시 어종으로는 붕장어가 으뜸이다. 선상은 갈치낚시가 막 시작되는 동시에 충남권에서는 보구치(백조기) 낚시가 시작한다. 경남 홍도와 여서도, 사수도, 그리고 제주권과 같은 먼 섬에서는 벵에돔과 참돔, 부시리, 벤자리 등을 낚는다. 특히, 장마를 전후로 남해와 제주도 갯바위와 방파제에서는 마릿수 벵에돔을 낚을 수 있으며, 7월부터는 밤낚시에 한해 한치를 노릴 수 있다. 무늬오징어가 마릿수로 나올 때도 이때부터다.

▲ 여름 하면 빠질 수 없는 어종, 벵에돔.

▲ 방파제, 갯바위 할 것 없는 효자 어종, 고등어.

▲ 뜨거운 여름만큼 화끈한 손맛을 전해주는 참돔.

서해는 농어 루어낚시와 광어 다운 샷, 그리고 참돔 타이라바와 같은 선상낚시가 가장 유리하다. 갯바위에서는 감성돔과 우럭이 입질하며, 숭어가 자주 입질해 생활 낚시인들에게 묵직한 손맛을 안겨다 준다. 남해권 특히 경남(거제, 통영)은 벵에돔을 주로 낚지만 잡어가 들끓는 시기여서 그 방법이 매우 까다롭다. 원도권은 대물 돌돔을 낚고자 하는 꾼들로 인해 성게와 참갯지렁이가 불티나게 팔린다.

가을은 낚시인들의 축제
개인적으로 연중 최고의 낚시 시즌으로 가을을 꼽는다. 가을이 좋은 이유는 가족 단위로 낚시를 즐기기에 알맞은 날씨, 여기에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때는 수온이 안정적이다 못해 일부 지역에서는 수온이 높아 여름에 낚을 수 있는 어종도 기대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가을은 바다낚시의 축제이자 초보자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때가 오면 평소 낚시가 까다로운 수도권에서도 활기를 띤다.

▲ 서해 바다낚시의 감초, 광어 다운샷.
▲ 강력한 독을 품고 있지만, 회 맛이 좋은 독가시치.

시화방조제, 영종도, 영흥도, 궁평항, 강화도에 이르기까지 삼치, 망둥이, 학꽁치, 우럭, 광어, 농어 등 다채로운 손맛을 볼 수 있다. 사실 경기도권의 최대 단점은 짧은 시즌인데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그만큼 가을에 집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기만큼은 아무래도 씨알과 마릿수에서는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보팅과 선상낚시를 해보길 권한다.

남해 갯바위와 방파제는 25~40cm급 감성돔을 마릿수로 낚는 시기인데 이때는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상사리(어린 참돔)와 씨알 굵은 전갱이에 무늬오징어까지 가세해 거제도는 늦가을까지 조과가 풍성하다. 이 시기에 좀 더 먼 섬인 매물도, 국도, 좌사리도, 구을비도에는 긴꼬리 벵에돔의 당찬 입질이 이어지며 종종 대형급 부시리가 물고 늘어져 꾼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여수와 고흥 앞바다에는 학꽁치와 감성돔이 득세하고 삼부도와 거문도 등 먼 섬에서는 여전히 참돔과 돌돔이 득세다.

▲ 바다낚시에서 일몰은 최고의 기회다. 판포방파제, 제주 한림.

충남권 방파제는 고등어 낚시가 인기 있고 무엇보다도 주꾸미 낚시가 절정에 이른다. 동해의 앞바다는 고등어 선상낚시, 먼바다에서는 대형 삼치, 부시리, 방어를 노리는 지깅낚시가 유행하며 제주권은 일부 포인트에서는 참돔과 돌돔이 낚이며 무늬오징어와 벵에돔이 마릿수 조과를 보인다.

기록 경신의 기회인 겨울
겨울철은 낚시가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어딘가에서는 최고의 성수기를 맞기도 한다. 주로 원도권 BIG 3으로 불리는 가거도, 추자도, 거문도로 대물 감성돔을 노리기에 적절하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평소 낚기 힘든 대물 벵에돔을 노리고 출조하는 꾼들이 많으니 겨울이야말로 기회의 계절이 아닐까 싶다. 비록 가을과 같은 폭발적인 입질은 없지만 한 마리를 잡아도 평균 씨알이 크기 때문에 찬바람 맞고 그 고생을 하면서도 낚싯대를 드리우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어떤 어종이 주로 잡힐까?

▲ 제철 맞은 겨울 학꽁치 낚시.

▲ 겨울에 쿨러 조과를 거두기가 비교적 쉬운 열기 낚시.

가장 먼저 손꼽히는 대상 어종은 감성돔이다. 해마다 12월이면 감성돔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꾼들이 몰려든다. 주요 명소는 추자도, 가거도, 거문도이며 경남에는 국도가 남해 서부 먼바다에는 여서도와 황제도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이때 잡히는 감성돔은 차디찬 바닷물을 잘 견뎌온 성체가 많다 보니 아무래도 부쩍 커진 씨알을 만날 확률이 높다. 반면 남해 내만권에는 제철 맞은 호래기와 청어, 볼락이 생활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높다. 동해는 여전히 다양한 어종으로 선상낚시를 즐기며 방파제에는 학꽁치가 득세다.

▲ 봄 감성돔의 격전지 격포 장안여, 서해.

▲ 여치기 낚시로 유명한 동해 후포.

그리고 예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던 겨울 벵에돔 낚시가 최근 몇 년 동안 많이 늘었다. 그만큼 자원력이 되고 포인트 개발이 됨에 따라 지금은 겨울만 되면 일부러 대물 벵에돔을 노리기 위해 원도권을 찾는 꾼이 있을 정도다. 겨울 벵에돔 낚시 명소로는 여서도, 거문도, 국도, 마라도, 가파도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대마도가 꾸준히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서해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비수기에 들어간다. 선상낚시와 일부 좌대낚시가 되지만 조황은 신통치 않다. 심한 경우에는 우럭 한두 마리에 희망을 걸고 공해상까지 나가기도 하니 차라리 이 시기에는 낚시를 쉬거나 원도권으로 향하는 게 어떨까? 최근 모항 방파제에서는 2~3월에 원투낚시로 대구가 낚여 화제가 되기도 했고, 신진도 등 일부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는 씨알 굵은 우럭이 웜에 낚이기도 했지만, 이런 낚시는 그 패턴을 잘 아는 일부 꾼에 한해서 가능한 일이다. 서해 대부분 지역은 낮아진 수온으로 인해 낚시가 잘되지 않으며 기나긴 영등철은 4월까지 이어진다.

▲ 감성돔 낚시, 전남 가거도.

겨울은 기상 여건이 일 년 중 가장 좋지 못하다. 요새는 삼한사온도 딱히 없는 불규칙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며 북서풍이 강하게 몰아쳐 바다가 수시로 뒤집어진다. 그러므로 겨울 낚시는 물때보다 기상을 우선순위로 두고 출조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일기 예보는 일본 기상청과 미국 기상청을 수시로 비교하며 그날에 있을 풍속과 풍향, 파고를 잘 따져야 한다.

방한대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하고 유사시 위험할 수 있는 포인트는 아예 들어가지 않도록 하자. 또한, 한국의 바다낚시는 포인트에 따른 어종 편차가 아주 심하고 지역 편차도 두드러지므로 대상어를 정할 때는 ‘가장 잘 되는 지역과 포인트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입수해 출조해야 한다. 가고자 하는 지역의 낚시점에 전화를 걸어 조황을 묻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 일출과 함께 시작된 설렘, 제주 형제섬.

계절별 주요 대상어종

ㆍ봄
남해 : 볼락, 망상어, 감성돔, 도다리, 쥐노래미, 농어, 참돔
동해 : 가자미, 임연수어, 감성돔, 강도다리, 노랑볼락(황열기)
제주 : 농어, 넙치농어, 벵에돔, 무늬오징어, 돌돔
서해 : 우럭, 숭어, 쥐노래미, 도다리, 광어, 감성돔(5월 이후), 학꽁치(6월 반짝)

ㆍ여름
남해 : 벵에돔, 무늬오징어, 긴꼬리벵에돔(원도권), 벤자리(원도권), 쥐노래미, 농어, 참돔, 돌돔, 전갱이, 보리멸
동해 : 가자미, 황어, 우럭, 붕장어, 대구횟대, 보리멸, 부시리, 띠볼락(참우럭), 노랑볼락(황열기), 갈치
제주 : 벵에돔, 무늬오징어, 돌돔, 한치, 전갱이, 고등어, 꼬치고기(고즐맹이), 독가시치, 갈치, 보리멸, 벤자리
서해 : 우럭, 숭어, 쥐노래미, 광어, 감성돔, 참돔, 농어, 붕장어, 보구치, 대구

ㆍ가을
남해 :  벵에돔, 무늬오징어, 긴꼬리벵에돔(원도권), 쥐노래미, 감성돔, 농어, 참돔, 돌돔, 전갱이, 고등어, 갈치, 부시리
동해 : 가자미, 황어, 우럭, 붕장어, 부시리, 연어병치, 띠볼락(참우럭), 갈치, 벵에돔, 무늬오징어, 대구, 열기, 농어
제주 : 벵에돔, 무늬오징어, 돌돔, 고등어, 갈전갱이, 독가시치, 갈치, 보리멸, 자바리(제주 다금바리), 꼬치고기(고즐맹이)
서해 : 우럭, 숭어, 전어, 삼치, 쥐노래미, 광어, 감성돔, 참돔, 농어, 대구, 학꽁치, 고등어, 주꾸미, 갑오징어

ㆍ겨울
남해 : 벵에돔(원도권), 감성돔(원도권), 쥐노래미, 숭어, 돌돔(원도권), 참돔(원도권), 호래기, 볼락, 열기, 붉은쏨뱅이, 청어
동해 : 가자미, 황어, 우럭, 쥐노래미, 대구횟대, 대구, 홍감펭(6광구), 눈볼대(6광구), 황점볼락, 개볼락, 농어
제주 : 벵에돔, 무늬오징어, 학꽁치, 넙치농어, 농어, 숭어
서해 : 우럭, 쥐노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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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아빠 2021-10-07 08:17:25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