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NOTE | 블랙힐스
콜로라도 주 북쪽에서 출발해 와이오밍 주로 가다 보면 가도 가도 인적 하나 없이 끝없는 평원이 펼쳐진다. 그렇게 이틀을 꼬박 달리면 사우스다코다 주의 천혜의 풍광이 품은 준령, 블랙힐스에 도착한다. 아름드리 침엽수는 하늘을 향해 키재기 경쟁이라도 할 듯 끝이 보이지 않고, 그 사이사이 그림 같은 호수들은 파란 하늘 뭉게구름을 감싸 안은 채 조용히 청정자연을 노래한다.
▲ 당시 이곳에 체류중이던 기병대 그림이 블랙힐스 박물관에 걸려있다. |
그들이 전투를 벌인 이유는 금광 때문이었다. 1868년 미연방 정부는 인디언들 연합체인 수족과 포트라라미 조약을 맺어 동쪽의 미주리 강부터 서쪽 빅혼까지 인디언 보호구역을 만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소식을 듣고 백인이 모여들었다. 인디언은 강력하게 항의했고 분노가 폭발해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곧이어 미육군 7기병대는 인디언들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수한 화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기병대는 인디언 추장 크레이지 호스의 뛰어난 전술에 전멸 당했다.
인디언은 그들의 전통 방식에 따라 사람의 이름과 지명을 보이는 그대로 느낌을 담아 작명했다. 그래서 바위에 음각으로 동물이나 사람을 새긴다. 다른 기록문화 자체가 없다. 그저 대지는 어머니고 그 어머니를 보살펴 주는 것은 동물과 새다. 물은 생기를 주고 태양은 온기를 주고 달은 할머니로서 무한한 꿈을 들려준다고 믿는 자연의 통 큰 삶에 순응하며 살았다.
평화롭게 살던 인디언들은 블랙힐스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훗날 보복으로 거의 몰살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인디언의 땅에 들어온 백인들은 자신들의 대통령 얼굴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루는 조각상을 책임지던 조각가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든다. 내용은 이렇다.
▲ 인디언의 모습이 동상으로 전시돼 있다. |
▲ 크리이지 호스 추장 동상 뒤로 조각을 새기는 현장이 보인다. |
이 편지를 받은 조각가는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대통령 조각 공사가 끝나자마자 세계 최대의 암벽 조각상이 될 크레이지 호스 조각을 시작했다. 건물 50층 높이의 세계 최대 암벽 조각상은 그렇게 시작되어 아직도 작업이 한창이다. 이 속도라면 최종 완성까지 100년도 더 걸릴지 모른다.
인디언의 영웅 크레이지 호스는 전투에 승리한 후 암살당했지만, 말을 타고 벌판을 달리던 그의 당당한 모습은 여전히 후대에 남아 있다. 블랙힐스 깊은 곳에는 언제까지나 그의 영혼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Indian’s name Indian’s philosophy |
앤드류 김 (Andrew Kim) (주) 코코비아 대표로 커피 브랜드 앤드류커피팩토리 (Andrew Coffee Factory) 와 에빠니 (Epanie) 차 브랜드를 직접 생산해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커피 전문 쇼핑몰(www.acoffee.co.kr)과 종합몰(www.coffeetea.co.kr)을 운영하며 세계를 다니면서 사진작가와 커피차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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