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식목일, 독도의 천연 해조장을 보호하자
바다식목일, 독도의 천연 해조장을 보호하자
  • 글 사진 최성순 기자
  • 승인 2014.11.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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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 독도다이빙

지난 10월 2일 독도에 50명의 다이버가 모여 바다녹화 운동을 벌였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주최하고, 한국다이빙대표자연합회(KDEC, 의장 홍장화)에서 주관하였으며, 경북 울릉군과 도동 어촌계에서 후원한 행사였다. 이번 행사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시행하는 2014 바다 숲 조성 사업을 목적으로 독도권역 천연해조장을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KDEC 소속 BSAC, IANTD, KUDA, PSAI, PADI, SDI.TDI.ERDI, SSI 다이버가 참가했다.

▲ 수면에서 촬영한 독도.

독도 해중림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

20여 년 전 독도에서 1년간 지내며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다 이곳 저곳을 둘러 봤다.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수심 20~30m까지 감태와 대황이 무성했다. 그러나 약 5년 전에 독도를 방문했을 때는 달라진 풍경에 당황했다. 독도 바다에서는 갯녹음 현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에 다이빙한 곳은 독도의 서도 보찰바위와 어민숙소 앞의 혹돔굴이었다. 보찰바위 서쪽 수심 10~20m 바위 위에는 감태나 대황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직 피복성 석회조류와 따개비가 바위를 붉게 물 들이고 있었다. 해조류는 수심 10m 이내의 얕은 곳에만 번성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그 한계 수심이 5m 이내로 점점 더 얕아질 것으로 예측돼 큰 문제다.

▲ 혹돔굴 수직 입구를 향해 촬영하는 다이버.
▲ 암벽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대황 숲.

갯녹음(coralline flat)은 바다 사막화, 백화라고 표현하는데 연안 암반 지역에서 감태,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문에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경제성 해산물인 전복, 소라, 어류 등의 개체 수가 감소하는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난다.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해조류의 생육에 필요한 해수 영양 성분의 부족, 환경오염 등의 해양조건 변화와 성게와 같은 조식성 동물이 해조류를 먹어 치워서 점차 소멸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 대황 숲 위로 돌아다니는 흰꼬리벵에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는 갯녹음이 진행된 곳에서 해조장을 복원하려는 사업을 진행한다. 더불어 건강한 바다 숲이 갖춰져 있는 곳에서 더 이상의 갯녹음이 진행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보전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앞으로 매년 건강한 바다 숲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서 이런 행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독도 바다의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니 암반이 따개비와 붉은 석회조류로 코팅돼 있고, 군데군데 불가사리와 성게만이 보이는 등 갯녹음이 심각했다. 파도의 영향으로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감태와 대황이 바닥에 모여 있는 것도 관찰돼 더욱 안타까웠다. 다이버들은 준비한 망을 이용해서 성게와 불가사리 등의 해적생물을 적극 구제했다. 이런 활동으로 10m 이내의 얕은 수심에 남아있는 해조 숲이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 다이버는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다.

▲ 해조 숲 위로 무리지어 질주하는 돌돔들.

▲ 대황과 모자반이 섞여있는 건강한 해조 숲.

▲ 독도에서의 다이빙은 어선을 이용해서 진행했다.
독도의 해조 숲과 혹돔굴

독도 상륙시간을 3시간으로 약속했기에 다이버들은 대부분 계획했던 2회 다이빙 중에서 1회만 실시했다. 하지만 수중촬영을 맡았던 스쿠버넷에서는 서둘러 준비해 동도 혹돔굴로 2회 다이빙을 떠났다.

이곳도 역시 10m 이상의 깊은 수심은 갯녹음이 진행되었지만 얕은 수심에서는 대황, 감태, 모자반 등이 해중림을 이루고 있었다. 그 위로 인상어, 흰꼬리뱅에돔, 돌돔, 자리돔 등이 무리 지어 다녔다.

혹돔굴은 수심 13m의 바닥에서 바위벽으로 들어가는 높이 1m~2m, 너비 3m 정도의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얕은 천정에 부채뿔산호 등이 붙어 있다. 깊게 찢어진 곳으로는 볼락이 무리지어 숨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10여m를 진행하면 천정으로 뚫린 지름 3m의 구멍이 있으며, 오른쪽으로도 약간 움푹한 곳이 있다. 예전엔 이곳에 혹돔이 있었는데 근래에는 혹돔을 본 적이 없다.

울릉도에서 가진 다이버의 밤
2박 3일 또는 3박 4일 일정으로 독도 다이빙을 준비했던 다이버들에게 1회 다이빙만 마치고 돌아가야 하는 길이 많이 아쉬웠을 거다. 하지만 울릉군청의 인력 지원 등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독도에서 다이빙을 한번 해봤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먼 바다에 있기 때문에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이고, 또 언제 일기가 나빠져서 위험해질지 모르기 때문에 서둘러 철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가 다이버들은 모두 안전하게 독도에서 1~2회 다이빙을 하면서 해조류 숲 조성에 위협이 되는 성게와 불가사리 등의 해적 생물을 구제하고, 독도의 아름다운 수중 경관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기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 돌돔과 작은 물고기 무리.

▲ 파도에 탈락한 대황.

▲ 성게와 불가사리를 구제하는 다이버.

▲ 독도 바다 숲 보호행사에 참가한 다이버들.

▲ 독도로 이동하기 위해 군행정선을 이용하는 다이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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