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사랑한다면 지켜주세요
바다를 사랑한다면 지켜주세요
  • 글 사진 최성순 기자
  • 승인 2014.10.24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쿠버 다이빙 | 부산 태종대 다이빙

한반도 동남쪽 끝에 위치한 항구도시 부산. 인구 350만의 대도시에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해양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는 바다가 있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이다. 이기대, 광안리, 수영만, 해운대, 송정을 많이 찾는데, 그 중 태종대 감지해변(자갈마당)은 20년 이상 스쿠버 다이빙 교육장과 해양실습장으로 이용돼 온 곳이다. 스쿠버 다이빙의 메카와 같은 부산 태종대에서 비치 다이빙과 보트 다이빙을 즐겼다.

▲ 줄도화돔 한 쌍.

부산 다이빙의 메카, 태종대 감지해변

부산 태종대 감지해변은 스쿠버 다이빙 강습을 주로 진행하는 곳이다. 강습은 수영장 교육을 거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태종대 숍은 대부분 수영장 교육 없이 바로 감지해변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바다는 수영장에 비해 시야가 좋지 않은 탓에 수영장을 거쳐서 해양실습을 하면 오히려 흐린 시야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부채뿔산호와 얼룩갯고사리.
▲ 해변 위에 자리잡은 얼룩갯고사리.

감지해변에서 비치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다이빙 숍에서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오리발만 든 채로 50m 정도 이동한다. 주로 오른쪽의 암반지대를 따라 요강바위, 끝바리 등의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하는데, 바닥은 자갈과 모래, 암반 등이 교차한다.

감지해변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다이버들이 어민들의 간섭 없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기대, 해운대, 송정 등 어느 곳이든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을 할 수 있지만 아직도 어민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감지해변과 같은 곳에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부산 다이버들은 축복받았다. 낙동강 황톳물의 영향으로 비록 시야가 연중 흐리기는 하지만 조조다이빙과 야간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런 단점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시야가 흐린 만큼 흐린 물 시야 다이빙에 익숙해질 수 있고, 대물보다는 작고 예쁜 해양생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런 천혜의 해양실습장을 보호하기 위한 다이빙 숍들의 연합된 노력이 보이지 않는 점이다.

▲ 보석말비잘.

▲ 밤수지맨드라미.

20년 동안 계속되는 채취와 사냥

지난 8월의 마지막 주말 부산의 많은 다이버들이 감지해변을 찾았다. 다이빙 강습을 받는 사람들, 펀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수준의 다이버들이 해변을 수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중 일부 손에는 작살과 건, 채집망이 들려 있었다. 다이빙을 마치고 나오는 다이버의 망태기에는 뭔가가 한 가득 들어있었다.

연중 수많은 다이버가 다이빙 강습을 받고, 해양실습을 하며, 다이빙을 즐기는 이곳에서 사냥을 하고, 채취를 하면 나중에 배우는 다이버는 수중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실제로 다이빙을 해보면 해변 가까운 곳은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다. 다이버들에게 해양생물은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일 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자산이다.

▲ 다이버 손에 작살이 들려 있다.
▲ 태종대 다이버들이 다이빙 준비를 하고 있다.

얕은 수심의 바다에 멍게와 산호가 붙어 있고, 해삼과 문어가 돌아다닌다면 비록 시야가 흐리다 해도 얼마나 재미있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을까? 모랫바닥에 몸을 숨기고 있는 넙치와 가자미, 양태 그리고 바위 사이의 소라와 전복, 바위 근처를 배회하는 노래미와 볼락들…. 잡아내면 없어지지만 두고 보면 계속 늘어나서 더 많은 볼거리를 만들어 주는 바다 친구들이다.

▲ 아케우스게.
흐린 시야로는 다이빙의 재미를 느낄 수가 없기에 채집과 사냥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핑계를 대고 있을 것인지 안타깝다. 흐린 시야에서도 재미있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다이빙 숍도 그렇지만 다이버들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태종대 감지해변을 제외한 부산의 다른 멋진 다이빙 포인트에서 자유롭게 다이빙을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냥과 채집을 즐기는 다이버들 때문이라는 것을. 채취를 하지 않고, 오직 강습과 펀 다이빙만 한다면 어민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다.

바람이 있다면 축복받은 태종대 감지해변을 부산 다이버들이 스스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면서 볼거리가 많은 부산의 대표 다이빙 포인트로 키워갔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부산의 다른 해변에서도 자유롭게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 송정과 광안리 해변에서 자유롭게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을 보면서 그 옆에서 탱크를 메고 수중으로 다이버들이 자유롭게 입수하는 흐뭇한 광경을 보고 싶다.

▲ 바위 사이의 문어.

▲ 해면과 홍조류, 이끼벌레 등의 부착생물들 사이에 자리잡고 앉은 미역치.

▲ 어린전갱이.

▲ 흰오징어.

▲ 고무보트 다이빙.


태종대 감지해변의 다이브숍
태종대 감지해변에는 약 10개의 다이빙숍이 있다. 현장에서 해변 근처에 있어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이 6개 정도이며, 나머지는 약간 뒤쪽에 있어서 해변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다이버들은 다이빙 숍들 중의 하나를 이용해서 탱크와 웨이트 벨트를 빌리고, 탈의실과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다. 다이빙 요금은 비치 다이빙 1회 15,000원, 보트 다이빙 1회 30,000원이다.
그린다이버 (김명훈 016-9668-2001)
오스포츠 (오동근 051- 403-6668)
스쿠버하우스 (주영규 051-403-1526)
씨킹스쿠버 (조영주 010-5519-7279)
씨텍 다이브 (서재환 010-2860-8091)
코난스킨스쿠버 & 캠핑 (최정석 051-404-9112
태종대스쿠버 (이재호 010-8855-9935)
해양스포츠교실(조미진 051-405-4111)
해저2만리(임성하) 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