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야생버라이어티의 독무대
캐나다는 야생버라이어티의 독무대
  • 글 사진 김지민 기자
  • 승인 2014.09.19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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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 | 꿈꾸는 궁극의 여행지

캐나다 앨버타는 대자연으로 시작해 대자연으로 마무리하는 투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여기서는 꼭 낚시나 캠핑을 즐기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멈춰선 듯한 캐나다의 호숫가는 굳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시간의 쫓김을 받지 않았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걷고, 또 시선이 닿는 대로 움직이다 보니 거대한 로키의 때 묻지 않은 자연에 동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 보우호수(Bow Lake)

야생 동물의 천국, 앨버타

동계 올림픽으로 유명한 캘거리를 떠나 로키 산맥에 들어서니 쫙 펼쳐진 들판과 이국적인 가옥이 나타났다. 비로소 캐나다에 온 게 실감이 났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렌터카를 타고 캐나다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필자도 차를 대여했다. 낯선 이국에서 손에 안 맞는 운전대를 잡으니 처음엔 다소 긴장이 됐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을 빠져 나와 드넓은 대륙을 달리다보니 긴장은 서서히 풀리고 기분이 한껏 들떴다. 편안함과 여유로움에 콧노래를 부르며 밴프국립공원에 들어섰다.

▲ 말린호수(Marligne Lake)

▲ 말 타고 떠나는 호숫가 산책

필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뒷목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올려다봐야 할 고봉이 줄지어 서 있었다. 보는 순간 장엄한 모습에 압도당해 버렸다. 감탄을 금치 못하며 정신없이 차를 몰다가 깜짝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는 야생 산양 가족이 줄지어 도로를 건너고 있었다.

조금 더 가자 때 아닌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이 산골짜기에! 엘크가 출현해 다들 차를 세우고 그들이 지나가길 기다려 주고 있었던 것. 어느 누구하나 짜증내지 않고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길을 건너는 엘크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도로 위에서 엘크가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었다.

▲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 옥빛 젖줄이 흐르는 몽환의 숲, 존스턴 협곡

다소 황량해 보이는 벌판, 우거진 침엽수림, 각양각색의 호수를 갖고 있는 캐나다 로키 산맥 근방에서는 큰뿔 산양, 엘크, 코요테 등 동물원에서나 볼 법한 야생동물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때로는 호숫가를 산책하다 만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차로 이동할 때 만나는 경우가 많다. 재수가 좋으면(?) 곰과 조우할 수도 있다. 만약 곰을 만난다면 절대로 차에서 내리지 말고 100m 이상 떨어져 관찰해야 한다. 캐나다의 야생 곰은 매우 위험하다.

캐나다에는 거대한 대륙의 규모에 걸 맞는 덩치 큰 야생동물도 많지만 작은 동물들도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야생 동물은 다람쥐다. 그 중 토우부줄무늬 다람쥐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손을 갖다 대면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접근해 오다가도 먹을 게 없다는 걸 알면 냉정히 뒤돌아선다. 약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다.

▲ 큰뿔 산양

▲ 다람쥐와 악수하다.

그림 같은 호수의 나라, 캐나다

캐나다에는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호수도 유명하다. 호수가 무려 700만개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절정의 풍경을 자랑하는 호수는 대부분 앨버타 주에 있다. 이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호수를 찾아가 보는 것도 캐나다 여행에 재미를 더한다.

버밀리온 호수는 오렌지색과 보라색 황혼이 어우러져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지인이 즐겨 찾는 친근한 호수로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보석같은 곳이다. 몽환적인 풍경을 담고자 한다면 물안개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에 찾아가는 것도 좋다.

▲ 버밀리온 호수(Lake Vermillion)

▲ 보우 리버에서 즐기는 카누

슬픈 사연을 갖고 있는 호수도 있다. 미네완카 호수는 해발 3000m를 전후로 솟은 산봉우리의 깊은 협곡을 이용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옛 인디언 부족의 마을이 안타깝게 수장됐다. ‘죽은 자의 영혼이 잠든 호수’라는 별칭을 가진 이유다.

모레인은 빙하작용에 의해 형성된 호수로 암분(巖粉)과 광물질이 많아 특유의 에메랄드 색을 띈다. 호수 주변을 거닐며 산책과 트레킹을 즐기다보면 신비한 물빛에 도취된다. 일부지역은 알래스카불곰이 수시로 출몰하니 주의해야 한다. 바로 옆 루이스 호수는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앨버타 여행의 상징이 되었고 보우 호수는 누구나 사진만 찍으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고 예쁜 호수이다. 진한 옥색과 오리발 모양을 한 독특한 모양의 페이토 호수, 백두산 높이와 맞먹는 피라미드 산의 웅장함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호수인 말린호수까지 전부 앨버타 여행에서 빠지면 서운한 명소다.

▲ 로키산맥에 둘러싸인 도시, 재스퍼

▲ 살살 녹는 은대구 스테이크

▲ 호숫가에서 직접 구워 먹는 연어 스테이크

다양한 액티비티와 먹거리가 공존하는 앨버타

캐나다의 여행 성수기는 6~8월. 이때 가장 많은 축제가 열리고 볼거리도 많다. 특히 7월 캘거리에서 개최되는 스탬피드 축제는 전 세계 모든 카우보이를 위한 축제로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시기만 잘 맞춰서 가면 활동하기 좋은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등산과 낚시, 승마, 골프, 트래킹을 꼽을 수 있으며 그 밖에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을 연상케 하는 야생동물 관찰 투어도 인기다.

인포메이션 센터에도 꼭 한번 들리자. 추천할 만한 투어 정보를 주고 예약을 대행해 준다. AAA 쇠고기 스테이크도 놓치면 섭섭하다. 들르는 식당마다 맛이 달라 여러 번 먹어도 결코 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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