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칭 10주년 기념으로 우수 고객들과 함께 걸은 문경새재
런칭 10주년 기념으로 우수 고객들과 함께 걸은 문경새재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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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쉐펠> 2010년 우수 고객 초청 산행

▲ <쉐펠> 런칭 10주년을 맞아 찾은 문경새재 조곡관에서의 단체사진.

“이 고개 넘는 모두에게 기쁜 소식 전해지길~”

▲ 드디어 나타난 제3관문 조령관 앞에서 본격적인 트레킹을 앞두고 신이 난 참가자들의 점프.
지난 5월11일, 예솔스포츠(대표 이화석)에서 전개하는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쉐펠>이 런칭 10주년을 맞아 경북 문경새재에서 고객 초청 산행을 진행했다. 예솔스포츠의 이화석 대표를 비롯한 본사 직원과 High8848 클럽팀, 그리고 우수 고객 등을 포함해 60여 명 가량 참석한 이번 행사는 문경새재의 제3관문인 조령관에서 조곡관을 거쳐 주흘관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져 걷는 재미와 배우는 재미를 동시에 누렸다.

문경새재 충북 괴산쪽 진입로인 고사리 주차장에서 제3관문인 조령관으로 향하는 길. 시멘트 바닥이긴 하지만 제법 푸릇한 기운을 보이는 풍경 덕분에 견딜만하다. 땀이 날까말까 할 때 즈음, 백두다간 조령 표지석에 닿는다. 아마 조금 더 가면 조령관을 만날 수 있으리라. 발길을 옮기기 시작하니 먼저 그 옛날 과것길에 올랐던 꼬마선비의 조형물이 보인다. 그 뒤로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 시험장으로 떠나는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조선시대에는 4대 이상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면 양반에서 평민으로 떨어졌다”는 이춘미 문화해설사의 설명 때문일까. 꼬마선비의 표정이 짐짓 비장하기까지 하다.

선조들의 과거급제 꿈이 담긴 문경새재길에 오르니

▲ 고사리 주차장에서 문경새재 제3관문인 조령관으로 향하는 길.
한양과 부산 동래를 잇던 영남대로의 가장 큰 고갯길이자 영남지방에서 거둔 세곡 운송을 비롯해 장원급제의 꿈 안고 나선 영남의 선비들이 넘어야 했던 문경새재. ‘문경새재는 웬 고개인고,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는 진도아리랑의 한 구절을 들으니 얼마나 넘기가 힘들었으면 이런 노래까지 생겼을까 싶다. 마냥 신이 난 참가자들 뒤로 그 옛날 한양을 오가던 선비와 장돌뱅이의 꿈과 땀, 그리고 눈물이 스쳐간다.

문경새재가 있는 문경의 옛 이름은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뜻의 ‘문희(聞喜)’다. 우리 선조들도 영남과 한양을 잇던 또 다른 관문인 죽령은 ‘죽죽 미끄러진다’고,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해 피했다는데, 미신을 믿었다기보다는 그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전해지는 것 같다. 덕분에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문경새재가 그들의 선택을 받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중심으로 각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망이 있었어요. 그중 대표적인 길이 한양과 부산을 연결하던 영남대로였지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인 문경새재는 영남대로에서 가장 높은 고개였지만 기쁜 소식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게지요.”

▲ 걷기의 재미에 신이 난 참가자들. 가수 김세환씨의 모습도 보인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참가자들. 3관문에서 단체사진 촬영 후 본격적인 문경새재 트레킹 코스를 시작한다. 벌써부터 목을 축이는 참가자들도 보이고 선두그룹은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은데 보드라운 흙길과 길을 따라 흐르는 새재계곡이 뜨거워지기 직전의 봄날을 식혀준다. 선조들도 길을 걷다 이 물줄기 어디쯤에서 쉬었다 갔으리라.

아직 울창하지는 않지만 제법 푸릇한 기운이 도는 숲길을 걷는 기분이 괜찮은데 참가자들이 걸음을 멈췄다. 쉬었다 가려는 걸까. 아니, 거대한 돌탑인 책바위를 보고 있다.

“옛날 새재에 살던 한 부자의 아들이 책바위를 만들어 치성을 드리곤 장원급제한 것을 계기로 많은 선비들이 새재를 넘으며 책바위에 소원을 빌었다고 해요. 그 전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입시철이면 수많은 부모들이 책바위에 몰려와 소원을 빌지요.”

▲ 어디서 구했는지 나무사다리를 들고 성 위로 올라가려는 짓궂은 참가자들.
정말 책바위를 이루고 있는 돌 사이사이로 ‘000, 00대 합격’ 이라고 쓰인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정성어린 흔적이 보인다. 참가자들 중 책바위를 꼭 껴안으며 소곤거리며 약식으로 소원을 빌어보는 이들도 있다.

다시 숲에 안겨 걷기 시작한다. 구슬픈 가락에 ‘마흔이 넘도록 장가 못간 노총각의 한이 스며 있다’는 문경새재 아리랑을 들으며 제2관문인 조곡관에 닿는다. “조금 더 내려가면 오미자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는 말에 힘이 불끈 나는지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조곡관을 지나 내려오니 작은 휴게소가 보이고 문경 특산품인 연분홍 오미자 막걸리와 두부김치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서 판을 키울 수는 없는 노릇.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못내 아쉬워하는 참가자들이 간단히 목만 축이고 일어선다. 향긋한 오미자 막걸리에 흥이 났는지 양볼이 발그스레한데, 조곡폭포의 시원한 물줄기가 사람들을 반긴다.

시원한 물줄기에 약간의 취기도 식히고 삼삼오오 모여 촬영도 한다. 보드라운 흙길을 따라 얼마쯤 걸었을까. 조선시대에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했다던 교귀정이 보인다. 교귀정 옆을 지키는 소나무는 그 모든 것을 함께 해왔겠지.

길이 곱기 때문일까. 나들이 나온 이들 중 맨발로 흙길을 걷는 이들도 가끔 보인다. 새재를 넘나들던 관리들의 숙식을 담당하던 국영여관 조령원터에서 우리 선조들도 짚신을 벗어두고 흙길에 발을 올렸을까 상상해본다. 곧 ‘태조왕건’, ‘대왕세종’ 등을 촬영했던 KBS촬영장에 닿는다. 문경새재가 옛 명성을 되찾는 데 일조한 장본인이라고 한다. 기쁜 소식을 기다리는 염원을 품은 문경새재에서는 여전히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고 있다. 오늘 이 길을 걸은 참가자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전해지기를.


>>> 문경새재 트레킹

문경새재 제1관문인 주흘관에서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의 약 6.5km는 구간이 완만하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모두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또 길을 두고 드라마 세트장과 조령원터·교귀정·책바위 등 볼거리가 많아 역사와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어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번에 <쉐펠> 런칭 10주년 행사로 걸은 길은 제3관문에서 시작해 제2관문을 거쳐 제1관문으로 내려오는 길은 2시간30분이면 충분한 코스다. 다만 여유 있게 볼거리와 휴식을 더하려면 넉넉하게 3~4시간쯤 잡는 것이 좋다.

보통은 교통상의 이유로 원점회귀를 주로 하는데, 5시간 정도 걸린다. 문의: 문경새재관리사무소 054-550-8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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