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② 걷기 TIP
Backpacking |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② 걷기 TIP
  • 글 서승범 기자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7.19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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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동 계곡의 선비놀이…거연정~농월정 6km

▲ 습한 더위에 서너 시간 걷고 나서 즐긴 물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 드디어 걷기가 끝나고 물에 뛰어들 시간이 왔다.
Tip 계곡과 정자 어우러진 풍월의 길
선비문화탐방로 전체 코스는 10km가 조금 넘는다. 가운데 있는 농월정 터를 중심으로 크게 두 코스로 나눌 수 있는데, 거연정에서 농월정 관광지에 이르는 코스와 농월정 관광지부터 광풍루까지의 길이다. 거연정~농월정이 6km, 농월정~광풍루가 4km 정도다. 사전에 전영순 문화관광해설사와 통화할 때 ‘10km를 모두 둘러보는 것도 의미는 있으나, 거연정~농월정 구간을 천천히 제대로 보는 게 더 의미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듣고, 따르기로 했다. 트레킹이란 모름지기 10km 이상은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한낮에 걸은 길을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다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이다.

이제 개별 정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출발점으로 삼았던 거연정. ‘옛 안의현 서쪽 화림동에 새들마을이 있으니 임천이 그윽하고 깊으며 산수가 맑고 아름다운데, 화림재 전공(全公)이 세상이 어지러워 이곳에 은거하였다’는 비가 거연정 들어가는 다리에 있다. ‘전공’은 전시서 선생을 가리키는데, 전시서 선생의 호가 화림재다. 선생은 서산서원을 짓고 그 옆에 억새를 이어 정자를 지었는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서원이 철폐되자 그 후손들이 억새 정자를 허물고 서원의 재목으로 새로 정자를 지었다. 거연정이다.

군자정의 군자는 일두 정여창 선생을 뜻한다. 정여창 선생은 함양 태생으로 정자가 있는 봉전마을에 처가가 있었다고 한다. 처가에 머물 때 이 계곡을 자주 거닐었는데, 화림재 선생의 후손이 정여창 선생을 기려 세운 정자가 군자정이다. 화려하기보다 담백한 매력이 좋은데, 자리가 상업시설인 음식점 마당으로 변해 주변의 분위기는 풍류와 거리가 멀다.

동호정은 겹처마에 화려한 단청이 인상적인, 그래서 풍류와 잘 어울리는 정자다. 물이 넓게 퍼져 흐르고 차일암이라 부르는 바위가 있어 여름철이면 물놀이 인파로 북적대는 곳이다. 동호정이란 이름은 서하면에서 난 조선 선조 때의 학자 정만리 선생의 호에서 가져왔다. 임진왜란 당시 의주 몽진 때 선조를 업고 수십 리를 달린 인물이다. 정자는 1890년 무렵에 후손들이 세웠다.

▲ 따스한 돌과 차가운 물의 조화가 일품이다.

교통
함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알아서 온다. 터미널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여기서 지곡·안의·서상 가는 농어촌버스를 타면 된다.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고 거연정까지 30분 조금 넘게 걸린다. 버스는 안의면을 거쳐서 서상면으로 가는데 안의면을 벗어나 계곡이 들어오면 그게 화림동 계곡이다. 농월정에서 다시 함양읍으로 돌아갈 때도 같은 버스를 타면 된다. 함양시내버스터미널 055-963-3745

▲ 날씨도 날씨지만, 선비문화탐방로를 걸으려면 합죽선 하나쯤 갖추는 게 격에 맞겠다.

먹을 것
거리도 짧고 난이도도 거의 없을 정도로 쉬운 코스이기 때문에 별도의 비상식이나 행동식이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유유자적 놀고 싶다면 군것질거리를 챙겨야 즐겁다. 노는 것의 1/3 이상은 먹는 거니까. 함양읍내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이 있어 장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안의면에도 하나로마트나 편의점이 있다. 약초시로 유명한 안의5일장은 0·5일장이다.

마침 취재일이 20일이었는데, 시골장터처럼 북적거리는 맛은 덜하다. 워낙에 약초와 우시장으로 유명한 동네라 갈비탕이 유명하다. 안의는 순댓국에도 약초를 넣어 먹는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5km 거리에 함양상림이 있는데, 상림을 볼 생각이라면 근처 늘봄가든의 오곡정식이 추천할 만하다. 늘봄가든 055-963-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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