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 ㅣ 서천 ②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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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라 글 박소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2.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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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겨울 손님 만나러 갑니다
신성리 갈대밭~조류생태전시관…약 15km 자전거길 이어져

▲ 신성리 갈대밭 입구.

금강 물결이 여울진다. 갈대 나부낀다. 철새 날아든다. 황량할 것 같았던 강가가 소란스럽다. 하늘에선 끼룩끼룩 합창하는 새들의 화려한 군무가 펼쳐지고 땅에선 서걱서걱 갈대가 춤을 춘다. 지금은 초겨울, 서천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 둑방에서 바라본 신성리 갈대밭 비로교와 금강.

미로처럼 이어진 갈대밭 산책로
이맘때 서천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십중팔구 신성리 갈대밭이다. 순천 순천만과 해남 고천암호, 안산 시화호와 함께 우리나라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이곳은 지난 10월 한 달간 찾은 관광객 수만 10만 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다다른 곳은 삭막하기 그지없는 논두렁길이다. 그러나 둑방 위로 올라서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눈앞에 거대한 갈대밭이 한가득 펼쳐지기 때문이다. 원래는 둑방 안쪽 농경지까지 모두 갈대밭이었는데, 금강하굿둑이 생기면서 지금처럼 바깥쪽에만 남았다고 한다. 나연옥 문화관광해설사는 “하굿둑이 생기기 전에는 마을 사람들이 갈대를 이용해 온갖 생활용품을 만들어 썼다”고 말했다.

▲ 갈대밭으로 들어서면 1m가 넘는 키 높은 갈대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예전만큼 광활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신성리 갈대밭은 폭 200m, 길이 1.5km로 10만여 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배우 송강호와 이병헌이 비무장지대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때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갈대밭은 <추노>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산> 등 수많은 작품의 배경이 됐다.

갈대밭으로 들어서면 1m가 넘는 키 높은 갈대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갈대소리길, 철새소리길, 하늘산책로, 갈대기행길, 재미있는길, 갈대문학길, 솟대소망길, 그장면속으로 등 테마별로 조성된 길이다. 억새와 갈대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이 적힌 길부터 퀴즈를 풀며 걷는 길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쉬어가기 좋은 벤치와 정자는 물론 곳곳에 감성적인 시들도 걸려 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는 신경림 시인의 시 ‘갈대’가 한참동안 발길을 붙잡는다.

▲ 자전거도로는 신성리 갈대밭부터 조류생태전시관까지 약 15km 정도 이어진다.
철새와 금강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
금강을 따라 이어진 신성리 갈대밭과 나란히 뻗은 둑방길은 자전거를 타기 좋다. 서천군에서 조성한 자전거도로가 이곳부터 약 15km 거리에 위치한 조류생태전시관까지 이어진다. 시멘트가 아닌 마사토로 만든 길인데다 넓고 평평해 쉬엄쉬엄 걷기도 좋다. 자전거는 신성리 입구의 갈숲마을에서 대여해준다. 다만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가가 아닌 경우 여행자보험이나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둑방을 따라 달리다보면 추수가 끝난 논에서 수백 마리의 새가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금강변에는 철새탐조시설도 설치해 놨다. 나연옥 해설사는 “금강하굿둑이 생기면서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겨울 철새들이 서천에 오기 시작했다”며 “서천의 금강과 갯벌, 농경지는 철새들이 쉬어가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서천에서 철새를 볼 수 있는 시기는 11월 하순부터 2월까지다. 먹이를 찾아 논과 갯벌로 흩어진 새들이 해질 무렵 일제히 붉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조류생태전시관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전홍태씨는 “금강대교 부근 화양면 와호리 일대가 철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특히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는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으뜸으로 꼽힌다. 지금 서천에 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 이른 아침 갈대밭을 걷는 연인들.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의 그장면속으로.

▲ 자전거는 신성리 입구의 갈숲마을에서 대여해준다. 다만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가가 아닌 경우 여행자보험이나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 먹이를 찾기 위해 추수가 끝난 논에 날아든 기러기떼.

▲ 해질녘 금강의 가창오리 군무. 사진제공 서천군청.

▲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금강변의 탐조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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