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캠핑 기어 ㅣ 침낭 ②7가지 키워드
이기자의 캠핑 기어 ㅣ 침낭 ②7가지 키워드
  • 글 이형로 기자 ㅣ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1.27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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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침낭이 개발되기 전 인간은 보온을 위해 담요나 모포를 덮었다. 지금의 침낭 형태가 처음 만들어진 건 1876년. 담요 두 장을 꿰맨 침구 형태였다. 당시 침낭은 충전재로 솜, 양털 등을 채워 보온력을 유지시켰다. 새의 깃털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 이후다. 처음에는 닭털과 오리털을 많이 사용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거위털을 이용한다.

다운은 살아있는 오리나 거위를 통해 채취한다. 예전에는 인간이 일일이 뽑았지만 요즘은 많은 부분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자신의 보온을 위해 인간은 새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2. 다운(Down)

다운은 새의 솜털 혹은 깃털 밑에 나는 잔털을 말한다. 오리털을 덕다운, 거위털은 구스다운이라 부른다. 다운은 현존하는 자연물 중 가장 따뜻한 단열소재다. 무게가 가볍고 보온성이 탁월해 침낭의 소재로 최적이다. 발수성이 좋아 위생적이고 세탁도 쉬운 편이다.

다운은 러시아 북부, 헝가리, 폴란드, 중국 북부 등 추운 지방의 것이 상품가치가 높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 풍성하고 큰 다운 볼을 만들기 때문. 특히 헝가리산 구스다운이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일부 다운 원산지를 속이는 업체가 있으므로 구입 시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한다.

3. 침낭의 형태

▲ 머미형 침낭
▲ 사각형 침낭

침낭은 미라 모양을 닮은 머미형과 네모난 형태의 사각침낭으로 구분한다. 머미형 침낭은 인간의 신체 모양대로 곡선을 이뤄 열손실이 적다. 또한 체열은 머리를 통해 많이 빠져나가는데, 머미형 침낭은 머리를 감싸주는 헤드가 있어 열을 잡아준다. 원정대의 고산 등반에서 머미형 침낭이 널리 쓰이는 이유가 바로 이런 탁월한 보온능력 때문이다. 사각형 침낭은 공간이 여유로운 편이라 머미형 침낭이 답답한 사람들에게 좋다. 다만 머리와 어깨부분을 감싸주지 못해 보온성은 머미형보다 떨어진다. 요즘엔 사각형 침낭을 열어 이불로 덮거나 여러 개를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4. 필 파워와 내한온도

필 파워(Fill Power)는 다운의 탄성을 나타내는 수치다. 다운 1온스(28.34g)를 실린더에 넣고 압축했을 때 다시 부풀어 오르는 부피를 입방인치로 표시한다. 즉, 필 파워가 높을수록 복원력이 좋다는 이야기. 복원력이 좋으면 다운 내부에 많은 공기층을 함유해 보온 효과가 높다.

유럽의 경우 침낭 산업 표준(en 13537)에 따라 내한온도 인증을 거친다. 태그에 최대 적정온도, 쾌적 사용온도, 최저 적정온도, 극한온도 등 4가지를 표기한다. 국내의 경우 아직 통일된 기준이 없어 업체들이 자의적인 내한온도를 표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5. 소재

침낭 겉감을 지배하고 있는 소재는 나일론이다. 그 중 퍼텍스 원단이 외피 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방수·투습 성능이 좋고 가벼운데다 방풍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1979년에 개발된 퍼텍스는 오랫동안 침낭 외피로 사용됐다. 침낭에는 퍼텍스 원단에 멤브레인 처리한 퍼텍스 엔듀런스를 많이 사용한다.

충전재는 우모와 합성 소재로 나뉜다. 오리털, 거위털 등의 우모는 보온성이 좋고 패킹 시 부피가 크게 줄어 동계용으로 적합하다. 프리마로프트나 써모라이트, 인슐라로프트 같은 합성 소재는 물세탁이 가능하고 관리가 편해 여름에 사용하면 좋다.

6. 구매 요령

모든 것이 그렇지만 침낭 역시 자신의 사용 목적을 잘 따져 구매하면 된다. 동계용, 춘추용, 하계용으로 나눠 사면 좋지만 여름에는 담요만 덮어도 지낼 만하다. 따라서 동계와 춘추용만 마련해도 충분하다. 동계 캠핑을 다니지 않는다면 춘추용 하나만 마련한 뒤 추울 때에는 핫 팩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충전재 무게 기준으로 동계는 1,200g 이상, 춘추용은 700~800g, 하계는 300~500g 정도로 구매하면 된다. 여름에는 습기가 많으므로 우모는 피하고 저렴한 합성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합성소재 침낭은 습기에 강하고 관리도 쉽다.

7. 세탁·보관법

침낭을 세탁할 때는 침낭전용 다운 클리너를 사용하는 게 좋다. 일반 세제를 사용하면 천연 다운에 있는 기름성분이 빠져나가 보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먼저 욕조에 물을 받아 클리너를 풀고 살짝 살짝 주물러준다. 그 다음 세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몇 차례 충분히 행궈 주면 된다. 세탁만큼 중요한 것이 건조. 침낭의 물기를 짜낸 다음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2~3일 동안 충분히 말려준다. 어느 정도 마른 다음 철제 옷걸이 등을 이용해 침낭을 툭툭 쳐주면 뭉쳤던 다운이 되살아난다. 침낭을 보관할 때는 압축색에서 꺼내 보관 망에 넣어 두거나 행거에 걸어 펼쳐두는 것이 좋다. 필 파워를 유지시켜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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