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없으면 없는 대로지”
▲ 사진작가 이강빈은 22년 경력의 캠핑 베테랑이다. |
“사진기자라는 직업 특성 때문에 야외에서 잘 일 많았다고. 캠핑은 그냥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였어. 장비?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거지. 불편 감수하면 그 맛이지 뭐.”
특별히 물건에 구애받지 않는 성격 탓에 그의 장비는 지극히 소박하다. 버너 10년, 코펠 15년, 침낭과 커피드리퍼 15년. 적어도 10년 이상을 함께한 장비가 대부분이다. 20년 넘은 에코로바 텐트 대신 얼마 전 중고로 26만 원 주고 산 코베아 텐트가 그나마 새것이라면 새것이다. 매트는 이마트에서 몇 천 원 주고 샀다.
자식들이 군대에 가서 요새는 주로 백패킹을 다닌다. 최근에 70리터짜리 배낭을 하나 새로 샀다. 답답한 캠핑장은 별로라 산음, 방태산, 가리왕산 휴양림에 자주 다닌다고 한다.
22년 동안 바뀐 장비는 드물지만 노하우는 진액처럼 응축됐다. 그가 캠핑 베테랑이라는 걸 그와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안다. 일례로 그는 여러 색깔의 잡주머니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데, 모든 색에는 나름의 목적이 있다. 가령 분홍색에는 커피와 먹을거리가 들어있는 식이다. 어디서든 색깔만 보고 쉽게 물건을 꺼낼 수 있는 아이디어다.
그가 지금도 들고 다니는 옵티무스 버너는 외관만 보면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잘 작동하느냐고, 불편하진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도 잘 되지. 맹랑하게 되지. 새 걸로 바꿀 이유가 없던데?‘라며 허허 웃었다.
저작권자 © 아웃도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