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 Choice ㅣ 서산 부남분교 캠핑장
이기자 Choice ㅣ 서산 부남분교 캠핑장
  • 글 이형로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1.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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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손길이 깃든 볼거리가 많아요”

▲ 서산 부남분교 캠핑장 운동장에는 텐트를 최대 50동까지 설치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폐교된 분교가 하나 둘 캠핑장으로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내린천 살둔마을 생둔분교와 가평 오지의 경반분교는 한때 폐교였다. 지금은 모두 캠핑장이 되어 교문을 열고 캠퍼를 받는다. 분교는 태생적으로 캠핑장이 될 최적의 입지를 갖는다. 적당히 외지고, 적당히 편의 시설을 갖추고, 캠핑을 할 만한 적당한 공간도 있다. 분교의 한가하고 낭만적인 이미지 또한 캠핑과 묘하게 어울린다. 올 6월 또 하나의 분교 캠핑장이 문을 열었다. 충남 서산에 자리 잡은 부남분교 캠핑장은 벌써부터 캠퍼들의 입소문이 자자하다.

▲ 외벽에 대형 조형물이 설치된 출입구.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우측에 ‘교무실’ 팻말을 단 사무실이 있다.

부남분교는 정태궁 화백의 개인 작업실이었다. 1999년 폐교된 학교 부지를 사들여 개인 작업실 겸 동료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으로 사용해왔다. 그때까지 서산 부석면의 폐교는 철새들만 날아드는 한가한 공간이었다.

조용했던 부남분교에 도농교류 농업법인 서산 버드랜드가 제안서를 냈다. 학교의 남는 공간을 물물거래를 위한 농장 개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문이 열린 학교는 작년 3월 몇몇 회원이 인터넷에 캠핑 후기를 올리면서 알음알음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6월 말, 편의 시설을 갖추고 캠핑장을 마련하면서 교문을 활짝 열었다.

▲ 학교 곳곳에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사물들이 놓여있다.
운동장에는 텐트를 최대 50동까지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잔디보호 등의 이유로 12동만 받고 있어 공간이 여유로운 편이다. “애초 도농교류 사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그다지 목매지 않는다”는 게 이왕주 대표의 말이다.

여느 분교와 다르게 화가의 손길이 묻어있는 탓인지 작은 학교에 볼거리가 많다. 계단에는 트릭 아트로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꽃피었고, 학교 벽에는 대형 곤충 조형물이 붙어있다. 옛 교실을 그대로 복원한 ‘추억의 교실’에서는 작아진 책걸상에 앉아 학창 시절을 회상할 수도 있다. 서해미술관은 갤러리의 무거운 모습을 벗고 교실 옆에 마련됐다.

“갤러리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한 곳에 갑자기 나타나는 구조라 방문객이 부담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 또한 올 겨울은 부남분교 캠핑장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될 것이라 한다. 겨울이면 수많은 철새가 날아와 하늘 가득 덮는다고. 근처 논에는 썰매장도 만들 계획이다.

▲ 어릴 적 교실을 재현해 놓은 ‘추억의 교실’ 전경.

▲ 계단마다 그려진 아기자기한 트릭 아트는 사진을 찍기 좋다.
▲ 작업실의 정태궁 화백.

▲ 정태궁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서해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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