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백패킹 트렌드 ‘BPL 스타일’ Part2
친환경 백패킹 트렌드 ‘BPL 스타일’ Part2
  • 글 임규형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2.11.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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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감수한 백패커는 자연을 만난다

▲ 간소하지만 아늑한 하룻밤 아방궁.

인위적으로 가공한 캠핑장에서의 오토캠핑과 자연 속으로 걸어들어가 즐기는 백패킹은 구분지어 생각해야 한다. 자연 속에 몸을 누이더라도 온갖 생활용품에 둘러싸여 있다면 자연을 느낄 수 있을까. 단순한 장비와 옷차림은 자연과의 교감을 이끌어 낼 뿐 아니라 백패커가 자연에 입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짐을 적게 가져가면 자연에 대한 피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배낭이 가벼운 만큼 체력소모가 적어 음식을 적게 먹어도 된다. 식량을 줄이면 포장지 등 쓰레기가 덜 발생되고, 조리를 위한 화석연료 또한 덜 사용하게 되는 이치다.

▲ 작지만 숙박에 필요한 장비는 모조리 들어간 배낭.

기꺼이 몸의 불편을 감수할 마음이 없다면 BPL은 속빈 강정이나 마찬가지다. 등짐 무게를 줄인다는 표면적인 목적으로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BPL은 불필요한 장비를 줄이고 가지고 있는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임을 명심하자.

▲ 짐을 잘 싸는 것도 백패커의 기본 소양이다. 얼마나 편리하고 콤팩트하게 싸느냐가 관건.

BPL 고수 ‘귀신고래’ 인터뷰
한국형 BPL을 고민한다

▲ 필요한 장비를 배낭에 담고 몇 날 며칠을 걷다보면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임기자
: 국내에는 백패킹을 즐길 트레일 코스가 많이 없지요?
귀신고래 : 그렇습니다. 국토가 워낙 좁은 탓도 있죠. 하지만 우리 땅에 걷고 싶을 만치 아름다운 길이 그리 없겠습니까. 큰 것 보다 작은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태안 해변길이나 강릉 바우길처럼 길이가 짧지만 다양한 환경이 어우러져 있는 길은 제법 많습니다. 무리하게 새로운 트레일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임도를 어느 정도 정비해서 1박2일로 즐길 만한 트레일을 여럿 만드는 것이 한국 실정에 맞는 개발방향인 것 같아요.

▲ 백패킹은 단순히 캠핑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것이 목적이다.

임기자 :
최근 한국 백패킹의 트렌드는 어떤가요?
귀신고래 : 몇 년 사이에 상당히 성숙한 캠핑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과시적이고 규모가 큰 캠핑에서 미니멀 스타일로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백패커들이 100ℓ 대형 배낭에 온갖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넣고 다니며 캠핑장 밖에서 요리를 해먹곤 얼마나 푸짐한 요리를 했는지 자랑하는 인터넷 게시물이 참 많았어요. 자동차를 타지 않았을 뿐 오토캠핑 문화를 그대로 백패킹에 적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죠. 화석연료도 과하게 사용하고, 쓰레기도 많이 나오니 건전한 백패킹이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그런 일이 많이 줄었어요.

▲ 최소한의 짐을 패킹해 걸어야만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임기자 :
새롭게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고요?
귀신고래 : 트레일 코스가 비교적 짧은 국내 실정을 따지자면, 백패커에게 스토브가 반드시 필요한 장비일까 싶습니다. 잠시 신세지듯 머물고 가야할 자연에서 화석연료를 태우고 그만큼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지금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금방 먹을 수 있는 건조식품을 주식으로 삼지만, 스토브조차 생략하고 빵이나 시리얼 바 같은 행동식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해도 1박2일 백패킹은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조만간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 백패킹은 산과 들 그리고 바다 어디서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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