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백패킹 트렌드 ‘BPL 스타일’ Part1
친환경 백패킹 트렌드 ‘BPL 스타일’ Part1
  • 글 임규형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2.11.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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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가벼울수록 자연과 가까워진다

▲ 산과 바다, 숲과 들 어디로든 쉽게 떠날 수 있는 BPL 스타일.

필요한 장비를 배낭에 담고 산 따라 강 따라 몇 날 며칠을 걷는 백패킹. 미국 백패커들 사이에선 장거리 트레일 코스를 걷기 위해 불필요한 짐을 덜어내고 간편한 장비만으로 길을 나서는 ‘백패킹 라이트(Backpacking-Light·이하 BPL)’ 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선선한 바람 쫓아 훌쩍 떠나고픈 가을. 미국 존 뮤어 트레일을 걸으며 BPL을 체득한 블로거 ‘귀신고래’와 함께 백패킹을 떠난다.

▲ 나침반과 지도만으로 길을 찾는 백패커.

BPL 그리고 LNT
백패킹 라이트(Backpacking Light)가 탄생한 미국은 수 천 킬로미터 길이의 거대한 트레일 코스가 여럿 존재한다. 미국 3대 트레일로 꼽히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콘티넨탈 디바이드 트레일,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비롯 세계 3대 트레일에 속한 존 뮤어 트레일이 그것이다. 이런 트레일을 몇 개월에 걸쳐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스루 하이킹(through-hiking)이라 부른다. 경량 백패킹을 추구하는 BPL은 거대한 트레일에 도전하는 스루 하이커들에 의해 탄생했다.

▲ 백패킹은 꼭 필요한 장비만 챙겨야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백패커는 몸을 가볍게 함으로써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자연과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꼭 필요한 짐만 챙겨 직접 등에 짊어지며 걷는 BPL을 통해 오토캠핑에서 얼핏 살필 수 있었던 자연의 겉모습과 다른 자연 본래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자연을 느끼고 상생을 생각하는 소박한 정신이 바로 BPL의 근간이다.

▲ 아름다운 자연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백패킹이 최근 캠핑족 사이에서 인기다.

미국의 전설적인 하이커 레이 자딘은 백패킹과 하이킹을 할 때 자연에 전달할 충격을 최소화하는 야영 스타일을 창안해 ‘스텔스 캠핑’이라고 불렀다. 조리와 식사, 휴식, 수면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행하면서 자연의 한 지점에 가해지는 인간의 흔적을 최소화하는 것. ‘머문 곳을 떠날 때는 반드시 원래의 모습대로 돌려놓는다’는 LNT(Leave No Trace)의 정신이 깊게 배어있는 이 야영 스타일은 오늘날 미국 하이커들의 백패킹 기본방침으로 인식되고 있다.

① 배낭-발포 매트리스로 프레임을 대신해보자
1박2일 백패킹을 나설 땐 1인당 10~15kg 중량의 짐만 준비해도 충분하다. 부피 40ℓ전후의 가벼운 배낭을 준비하자. 상단의 덮개나 프레임, 허리벨트가 생략된 편안한 스타일의 가방도 부족함이 없다. 등판 패드가 없는 배낭에 발포 매트를 둥글게 말아 넣어주면 흐느적거리는 몸체를 똑바로 세울 수 있다. 물건을 수납하기 쉽고 내용물을 외부 충격에서 보호할 수도 있다. 배낭이 가벼우니 무게 중심이 등 윗부분에 오도록 어깨끈을 짧게 당겨 메자. 몸에 밀착될수록 하반신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가벼운 여행이 가능하다.

② 취사도구 & 식기-간편한 조리로 불필요한 도구는 과감히 버리자

물만 약간 끓이는 간단한 조리법과 식재료의 간소화는 짊어져야 할 배낭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알파미 혹은 시중에 판매 중인 동결건조식품을 주로 섭취한다면 무거운 스토브와 코펠은 필요 없다. 200~300㎖의 물을 끓일 수 있는 간단한 장비만 준비하자. 식기는 스테인리스나 티타늄 등 가볍고 세척이 간단한 것을 선택하자. 보관시 부피를 줄이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③ 식량-잠시 쉬어가는 길인데 거창한 식사를 해야 할까

1박 일정 중 점심 한 끼 정도는 행동식으로 때우며 꾸준히 트레일을 걷는 것 또한 백패킹의 재미다. 하지만 저녁식사는 든든히 먹자. 석식은 낮 동안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잘 때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하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동결건조식품이나 라면, 누룽지 등에 견과류 등 행동식을 곁들이면 적당하다. 간단한 식사를 통해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면 배낭의 무게도 줄이고 자연보호도 실천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귀신고래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택에서 음식물 포장지를 벗겨 지퍼백에 담아왔다.

④ 레인판초-다용도로 쓸 수 있는 장비를 고르자

배낭을 가볍게 만드는 또 하나의 기술은 장비 하나를 다용도로 사용해 필요한 장비의 총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다. 옷자락이 개방돼있는 레인판초는 내부 환기가 용이한 초경량 우비다. 상황에 맞춰 그라운드시트, 비비색, 배낭커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천시 국내에선 레인재킷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지만, 장비의 다양한 활용성을 고려해야하는 백패커라면 레인판초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타프로 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주로 낮은 산지나 평야를 걷는 백패커가 야영할 때 자연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낭만적인 장비다.

⑤ 다운재킷 & 침낭-가을엔 삼계절용 의복을 레이어링 하자

단풍이 물든 가을은 해가 지면 상당히 춥다. 땀을 흘려 몸이 식거나 갑작스런 비를 피하며 휴식을 취할 땐 체온을 유지해줄 방한복이 필요하다. 이럴 때 복원력이 뒤어나 작게 뭉쳐 보관할 수 있는 다운재킷이 유용하다. 이런 재킷은 잠잘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재킷을 입고 침낭 안에 들어가거나 침낭 위에 덮어 보온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할 경우 가볍고 얇은 침낭을 챙겨 백패킹을 나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늦가을부터는 반드시 충분히 두꺼운 침낭을 사용해야 한다. 사진은 귀신고래가 애용하는 방한복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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