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ㅣ 고어사 독일공장 현지취재
특파원 리포트 ㅣ 고어사 독일공장 현지취재
  • 글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1.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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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피부’ 고어텍스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뮌헨 펠트키르헨 공장…기술개발·품질관리로 승부

▲ 방풍 기능을 실험하는 스톰 큐브. 재킷을 벗으면 금세 추위가 느껴져 윈드 스토퍼의 기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면서 기능성 소재들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재는 고어텍스다. 그러나 아웃도어 제품 고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고어텍스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원단만 제공했을 뿐인 고어텍스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고어사는 지난 9월 한국기자단을 독일 뮌헨 고어 펠트키르헨 공장으로 초청해 퀄리티 랩(quality lab)과 레인 룸(rain room) 등을 공개하며 회사 정책과 소재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방수 기능을 실험하는 레인 룸. 가벼운 이슬비부터 돌풍을 동반한 호우까지 다양한 상황의 테스트를 거쳐야 비로소 제품이 생산된다고 한다.
▲ 공장 로비에 놓인 상패들. 고어사는 매년 미국의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15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린 기록을 갖고 있다.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고어사는 세계적인 화학회사 듀폰의 엔지니어로 일하던 윌버트 고어가 1958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1969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독일에 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독일의 고어사 공장은 총 4곳으로 각각 다른 소재가 생산된다고 한다. 펠트키르헨 공장에는 약 120명이 근무한다. 독일에만 공장이 4곳이나 되고 운영도 따로 한다니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여기에는 고어사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고어사의 정식 명칭은 W.L.Gore&Associates,Inc.이다. 직역하면 ‘고어와 동료들’인 셈이다. 실제로 고어의 조직은 상사나 부하가 없는 수평조직으로 모두가 동료(associate)로 불리며 직원들의 시간 활용이나 의사결정 구조 및 조직구성 등 관리혁신을 이룬 대표적인 회사로 손꼽힌다.

현재 고어사는 미국, 유럽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 나라에서 9,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 공장이나 조직이 200~250명을 넘으면 둘로 쪼개어 작은 조직으로 만든다. ‘쪼개라, 그래야 더 증식할 수 있다(Divide, so we can multiply)’는 것이 창업주의 철학이다. 한 지붕 밑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200명이 넘으면 모두의 얼굴과 이름을 자세히 아는 상태로 일할 수 없으며, 직원들의 창의력 발휘를 위한 협력 체제가 잘 갖춰지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고어사는 매년 미국의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15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린 기록을 갖고 있다.

▲ 젖은 손에 멤브레인 원단을 사용한 장갑을 끼고 진행한 방·투습 테스트. 물속에 잠시 손을 넣고 있다 빼면 장갑 안의 손이 말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고어텍스의 핵심인 멤브레인 원단을 설명 중인 고어사 유럽지역 마케팅 담당자 모니카 신징거. 멤브레인은 미세한 구멍으로 이루어져 외부의 비나 눈과 같은 액체는 침투하지 못하고, 몸에서 나는 땀은 밖으로 배출시켜 준다.

방수·투습 소재의 대명사 고어텍스 개발
혁신적인 고어텍스 소재 개발은 항상 다른 관점과 독특한 시각으로 적극적인 도전을 실천해 온 기업 전체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고어텍스는 ‘제2의 피부’라 불리는 기능성 섬유의 대명사로 2007년 영국 인디펜던스지에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으로 선정되었다. 고어텍스의 핵심인 멤브레인 원단은 1㎡당 90억 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구멍 하나가 물방울 입자보다 2만 배 이상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이상 크다. 그래서 외부의 비나 눈과 같은 액체는 침투하지 못하고, 몸에서 나는 땀은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런 뛰어난 기능성을 바탕으로 아웃도어 활동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 고어텍스 원단은 극한의 기온 속에서 구기거나 당기길 반복해도 강한 방수 기능이 유지되는지 테스트한다.

▲ 공장 내부에는 전 세계 대학생들이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해 디자인한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유럽지역 마케팅 담당자 모니카 진싱거는 “최종 출시된 제품이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멤브레인 자체 기능뿐 아니라 의류에서 사용되는 겉감과 안감의 선택, 디자인과 구조, 봉제방법, 최종 마무리 단계까지 축적된 기술로 엄격한 생산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 “출시 이전 최고 수준의 테스트를 거쳐 합격한 제품만이 출시되는 통합적인 제품개발, 생산, 관리시스템은 다른 회사에서 시도하거나 모방할 수 없는 고어텍스만의 월등한 시스템으로 제품 품질과 만족도가 현격히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레인 룸에서 방수 테스트를 마친 제품. 겉과 달리재킷 안쪽은 전혀 젖지 않았다.

▲ 현재 고어텍스 제품군은 사용자의 활동에 따라 고어텍스, 고어텍스 프로, 고어텍스 액티브 세 가지로 나뉜다.

고어텍스 제품군은 고어텍스, 고어텍스 프로, 고어텍스 액티브 세 가지로 나뉜다. 고어텍스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서 일상생활까지 두루 가능한 제품군으로 편안함과 보호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방수·방풍·투습 기능을 최적화시켰다.

내구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고어텍스 프로는 극한의 기상 조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전문산악인을 위한 제품군이다. 고어텍스 액티브는 투습성을 극대화시켜 트레일 러닝, MTB, 암벽등반 등에 적합하다.

유럽지역 마케팅 총괄담당 토마스 키블러는 “각각의 용도에 따라 최적화된 기술을 통해 개발되어 라미네이션, 멤브레인, 겉감 등이 모두 다르게 적용되고 원단 출고가도 서로 다르다”며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적합한 제품군이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본적인 고어텍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은 가장 큰 마켓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 멤브레인을 사용한 전선. ePTFE를 이용한 멤브레인은 고어사의 핵심기술이다.
▲ 고어텍스는 멤브레인이 긁히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하면 손세탁이나 세탁기 사용이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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