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amping ㅣ 아이슬란드
World Camping ㅣ 아이슬란드
  • 글 사진 김후영 여행작가
  • 승인 2012.11.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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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신비로 가득한 은둔의 땅

▲ 아이슬란드의 많은 국립공원이나 자연보호지역에서는 와일드 캠핑이 허용된다. 다만, 텐트를 설치하기 전에 그 지역의 관광안내소에서 와일드 캠핑이 허가된 장소를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아이슬란드는 모든 여행자들의 이상향이다. 이곳에 숨어 있는 대자연의 신비는 날 것 그대로라 신선하다. 9세기 노르웨이인들이 발을 들여놓기 전만 해도 아이슬란드는 일부 유럽인들이 숨어 들어와 몰래 살았던 은둔지였다. 오늘날 이 은둔의 땅에 빗장이 조금씩 열러 화산과 온천으로 이루어진 자연유산을 보려는 여행자들이 서서히 들어오고 있다.

북극권에 걸쳐 있는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유럽의 변방으로 불린다. 유럽을 방문하더라도 아이슬란드를 가려면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항공 교통이 발달해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아이슬란드를 방문하는 것이 과거와 비교하면 아주 쉬운 일이 되었다.

한국 여행자들이 아이슬란드 여행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물가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접한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었다. 지난 몇 년 전 이 나라에 닥쳐온 경제 위기로 말미암아 환율 가치가 다소 하락했다 해도 여전히 물가가 비쌌다. 비싼 물가를 제외한다면 이 나라는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 대단히 잘 갖춰져 있다. 캠핑 시설은 물론 자동차와 자전거가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잘 닦여 있다. 특히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여행자를 위한 정부와 국민들의 갖가지 배려가 눈에 띌 정도이다.

▲ 레이캬비크의 랜드마크인 할그림스 교회.

노르웨이 이주자들이 세운 나라
아이슬란드의 총면적은 약 10만㎢로 우리나라 면적과 비슷하다. 하지만 인구는 약 30만 명으로 우리나라 원주나 익산 정도의 인구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시골을 달리면 인적 드문 대지가 넓게 펼쳐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체 인구 중 18만 명이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살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4만 달러. 주요 산업은 풍부한 수력발전을 이용한 알루미늄 제련산업과 어업이다. 금융업도 발달하였으나 지난 2007년 시작된 재정 위기로 현재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실제 필자가 열흘 정도 둘러본 아이슬란드는 부족함이 없는 잘 사는 풍요로운 국가로 보였다. 게다가 깨끗한 도시환경과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지녀서 누구나 한번쯤은 살고 싶은 나라란 생각이 들었다.

이 나라는 9세기에 들어온 노르웨이 정착민들이 세웠다. 10세기부터 끊임없이 노르웨이의 침략을 받아오다가 13세기부터 노르웨이 통치가 시작됐다. 1380년부터는 노르웨이가 덴마크의 지배를 받으면서 아이슬란드의 통치권도 넘어갔다. 오랫동안 덴마크의 통치를 거쳐 1904년 처음으로 국민정부를 갖게 되었다가 1944년 독립하여 공화국을 세워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 레이캬비크 시내 중심에 자리한 보행자 도로. 차량이 통제되어 한적한 분위기에서 산책 하며 윈도우쇼핑이나 다이닝을 즐기기에 좋다.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여행자들은 누구나 다 이 나라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레이캬비크는 작고 아담한 도시지만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큼 아름답다. 유럽의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개성과 특성을 지녔다. 즉, 평화롭고 한가롭지만 적당히 북적이고 적당히 활기차다. 도심 중앙에는 목재로 만든 가옥들 사이로 산책하기에 좋은 보행자 도로가 닦여 있다. 무엇보다 걸어서 몇 분 안에 바다를 접할 수 있어 좋다. 다양한 가격 대의 호텔, 각종 에스닉 메뉴를 제공하는 여러 레스토랑, 훈훈한 분위기의 카페와 펍 그리고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나이트 라이프 스폿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 도시에는 주목할 만한 관광명소나 건축물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75m의 높이를 지닌 할그림스 교회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가장 매력적인 촬영 장소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교회는 외형적으로 미래공상 과학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 화산 활동으로 인해 지열이 지표면 아래 가득한 게이시르 주변의 자연 풍광. 지표면 곳곳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 바다를 연상케 할 정도로 에메랄드빛 물이 아름다운 블루라군의 온천수영장. 관절염과 피부 미용에 좋아 노인은 물론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이 도시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천연온천욕을 즐기는 것이다. 시내 주변에 지열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있다. 단기간 동안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온천욕장은 바로 레이캬비크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블루라군이다. 이곳은 케플라빅 국제공항과 그린다빅 사이의 검은 용암지대에 자리해 있다. 이곳의 온천수는 미네랄이 풍부해 관절염에 좋고 지열로 데워지기 때문에 겨울철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녹조 성분과 이산화규소가 포함된 진흙 성분이 있어 피부를 아기 엉덩이처럼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약 20~30m 높이로 솟구치는 게이시르의 온천수. 아이슬란드 대자연의 신비를 보여주는 장관 중 하나다.

80m까지 용솟음치는 간헐천
아이슬란드 남서부에는 골든 서클로 불리는 곳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핑벨리르와 아이슬란드 대자연의 정수를 보여주는 간헐천지대인 게이시르, 유럽 최대의 폭포 중 하나인 굴포스 그리고 베이스가 되는 작은 도시 셀포스로 이어지는 루트이다.

골든 서클의 하이라이트인 게이시르는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로 유명하다. 20~30m 높이의 온천수가 지표면 아래부터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그다지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온천수가 터져 솟아오르는, 실로 황홀한 순간을 모두가 넋을 잃고 지켜본다. 온천수는 80m까지 솟은 기록이 남아 있다.

필자가 두 차례 방문했을 때 30m 정도의 높이가 최대였다. 그리고 최소한 20~30분 간격(최대 3~5분 간격)으로 줄기차게 물을 뿜어 올리고 있었다. 간헐천이 뿜어져 나오는 원리는 간단하다. 지표면 아래 온천수가 엄청난 온도로 데워지기 때문에 나중에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수증기로 변하여 지표면 위의 찬물을 밀어내고 솟구쳐 오르는 것이다.

▲ 어마어마한 수량을 자랑하는 굴포스 폭포는 아이슬란드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 굴포스 폭포 위쪽에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드넓은 초원을 거닐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다.

▲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조류 퍼핀의 모습을 본 딴 인형.

굴포스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일 뿐 아니라 방대한 면적으로 흐르는 물줄기들은 마치 이과수 폭포나 빅토리아 폭포를 보는 것처럼 어마어마하다. 32m 높이에서 좁은 협곡 아래로 거대한 양의 물을 쏟아 내리는 굴포스는 맑은 날에 물보라로 인해 환상적인 무지개를 선보이기도 한다. 한때 굴포스는 사유지였다. 1920년대 외국 투자자가 이 일대의 강을 막아 수력발전소를 만들려고 했지만 무산되었다가 1975년부터 정부 소유가 되어 자연보호지로 선정되었다.

굴포스 주변에서 와일드 캠핑은 가능하다. 먼저 캠핑이 허용되는 곳(캠핑 가능 표시가 되어있는 곳)을 관광안내소에게 문의해야 한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람에 강한 텐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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