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 ㅣ 남해 ①Prologue
KOREA TRAVEL ㅣ 남해 ①Prologue
  • 박성용 기자
  • 승인 2012.11.0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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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항 갈치회가 시큼하더라

▲ 해질녘 미조항의 풍경.

미조항

미조항 갈치회가 시큼하더라
벌건 야채를 뒤적이며
살덩이를 고르는 젓가락질
오늘 하루 걸었던 길이
끈 풀린 신발을 거꾸로 신는다
셈이 느린 가겟집 늙은 아줌마는
거스름돈을 더 꺼내고
출항 준비하는 멸치잡이 배들은
곰삭은 트림을 토한다
긴 여정은 때로 마음이 탈수되어
헝클어진 머리털에 소금기만 남는다
저인망으로 바닥을 훑어도
여독 하나 건져 올리지 못한 저녁
폐그물에 자꾸 발이 걸린다
왈칵, 비린내를 쏟아내는 달
어판장 쓰레기통 뒤지는
고양이 발톱이더라

▲ 남해바래길 1코스인 다랭이지겟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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