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ㅣ 굴업도 ⑥Epilogue & 정보
Backpacking ㅣ 굴업도 ⑥Epilogue & 정보
  • 글 박성용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2.10.22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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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그렇게 왔다. 우리가 굴업도에서 풀숲을 헤치고 돌아다니는 동안 가을은 어느새 개머리언덕에 주둔하고 있었다. 우리가 언덕에서 손으로 해변을 가리키면 저녁노을은 붉은 닻을 내렸다. 랜턴에 불을 붙이자 어둠은 한 발 물러서서 우리의 남루한 하루를 들여다봤다. 섬 캠핑, 어쩌면 우리는 남한테 들키기 싫은 삶의 그늘을 고스란히 텐트에 옮겨놓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고요한 눈길로 밥이 익어가는 코펠과 푸른 불꽃을 피워 올리는 가스스토브를 바라보게 된다. 마침표는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잠시 쉼표가 되었다. 우리는 풍랑에게 이국적인 풍경을 저당 잡히고 굴업도에서 하루를 더 보낸 것이다. 이 황홀한 고립은 우리가 큰말해변에 두고 온 그림자에게 긴 물음표를 달아놓았을 것이다.

굴업도 정보

교통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약 60km 정도 떨어진 굴업도는 한 번에 가는 배가 없어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덕적도까지 평일에는 2회, 주말에는 4회 운행한다. 대부에서는 평일·주말 모두 1회씩만 운행한다.

덕적도에서 굴업도를 가려면 고려고속훼리의 나래호를 타야 한다. 평일에는 하루에 한 번, 주말에는 하루에 두 번 운행한다. 주변 섬들을 도는 방향에 따라 짝수일과 홀수일 배 시간도 차이가 나니 미리 확인해 둬야 한다. 보통 홀수날 굴업도에 들어가서 짝수날 나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인천에서 덕적도까지 왕복요금이 쾌속선 4만6000원, 차도선 2만5200원, 대부도에서 덕적도까지는 차도선 1만9600원이다. 덕적도에서 굴업도는 왕복 1만5000원이다.

인천여객터미널 1599-5985, 고려고속해운 1577-2891, 대부해운 032-886-7913

굴업도 캠핑팁

장보기
굴업도에는 가게나 식당이 없다. 일부 민박집에서 간단한 음료 정도만 판매한다. 그러므로 배를 타기 전에 필요한 부식과 물건들을 준비해야 한다. 덕적도 선착장 앞에 비교적 큰 마트가 있으니 빠뜨린 물건이 있다면 굴업도 배를 기다리며 구입할 수 있다.

장할머니 민박
캠핑을 하면서 끼니를 모두 직접 요리해 먹어도 좋지만 한 끼 정도는 굴업도 민박집에서 내놓는 가정식 백반을 꼭 맛보시라. 특히 바닷가와 가장 가까운 장할머니민박은 주인아주머니 손맛이 좋다. 고봉밥을 기본으로 제철 해산물로 찌개를 끓여 내놓고, 섬 주변에서 채취한 소라나 해초류 무침, 간장 꽃게장, 각종 김치 등 밑반찬들이 맛깔나다. 한 상 푸짐하게 받는데도 1인분 6천원. 굴업도 장할머니 민박 032-831-7833, 010-9128-0838

굴업도 캠핑지
굴업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캠핑지는 개머리 언덕이다. 초원이 바다로 쭉 뻗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인데다 초원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보면서 캠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앞 큰말해수욕장 우측에서 올려 붙으면 개머리 언덕 끝까지 쉬엄쉬엄 걸어도 40여분정도 걸린다. 식수는 마을 앞 개수대에서 지하수를 준비해서 가야 한다.

마을 앞 바닷가도 캠핑지로 좋다. 야트막한 모래 언덕 위에 자그마한 소나무숲이 있어 그 아래에서 텐트를 치면 바닷가에 위치한 공공화장실, 개수대, 샤워실, 쓰레기 분리수거함 등의 주변 편의시설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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