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완도군 소안도 ③해안도로 하이킹 part2
KOREA TRAVEL|완도군 소안도 ③해안도로 하이킹 part2
  • 글 박소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0.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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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펄럭이는 ‘항일운동의 성지’

▲ 대봉산 아래 위치한 북암리는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태극기마을로 조성돼 있다.
소안도는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소안항에서 남쪽 해안도로를 따르면 진산리와 미라리, 부상리 등 이름난 몽돌해수욕장으로 길이 이어진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라리·맹선리 상록수림은 바다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아쉽게도 지금은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어수선한 실정이다. 다만 파도칠 때마다 달그락 거리는 갯돌소리는 변치 않았다.

부상해수욕장을 지나면 병풍바위 전망대로 도로가 이어진다. 이정표가 따로 없기 때문에 부상리 표지석이 나오면 바로 앞쪽 풀숲에서 사람이 오간 흔적을 쫓아야 한다. 5분 정도 가다보면 거대한 절벽 위에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 서면 일망무제로 펼쳐진 푸른 남해와 함께 청산도도 조망할 수 있다.

일출은 미라해수욕장이나 가학산 등산로 입구인 운동장 약수터 가는 길에 위치한 해돋이쉼터가 명소로 꼽힌다. 반면 일몰은 서중리 해안도로의 물치기미 쉼터가 아름답다. 특히 이 일대 도로가 전망이 뛰어나고 서중리까지 내리막길로 이어져 자전거로 달리기 좋다.

하지만 소안도에선 풍경보다 먼저 역사를 마주해야 한다. 소안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항일의 땅 해방의 섬’이라 적힌 지명석이 먼저 반긴다. 여기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도로 양옆으로 태극기가 펄럭인다. 소안면에서 조성한 태극기거리다. 심만섭 소안면장은 "항일투쟁의 열정을 불살랐던 선열의 고귀한 뜻을 365일 기리고, 나라 사랑 정신과 태극기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태극기거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 자전거 하이킹 도중 손현주씨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소안도 사람들.

대봉산(338m) 아래 위치한 북암리는 태극기마을로 조성돼 있다. 집집마다 태극기가 걸려 있는 작은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노씨 일가라고 한다.

심만섭 면장은 “북암리에서 이어진 대봉산 둘레길이 1시간 30분 코스로 조성돼 마을을 기점으로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 좋다”고 말했다.

▲ 소안항일운동기념관의 당사도 등대사건 모형. 1909년 의병들과 소안도 사람들이 일본인들이 세운 등대를 습격했던 사건이다.
▲ 채록된 이별가를 듣고 구슬픈 곡조에 감명 받은 손현주씨가 악보를 사진으로 담고 있다.


대봉산 산길은 소안항일운동기념관으로도 이어진다. 소안항에서는 곧장 남쪽 도로를 따르면 닿는다. 지난 2003년 문을 연 이 기념관은 완도와 소안도의 항일운동 역사에 대해 자세히 소개돼 있다. 바로 옆에는 항일운동의 뿌리가 된 사립소안학교도 옛 모습 그대로 세워졌다. 이 학교는 1927년 강제 폐쇄될 때까지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민족운동가 양성기관이었다. 사단법인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황영우 회장은 “소안 사람들은 이웃 사람이 감옥에 갇히면 그를 생각하며 추운 겨울에도 이불을 덮지 않고 잤다”고 했다. 그들은 선열들의 항일정신을 추모하고 후세에 길이 남기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1990년 자비로 성금을 모아 소안항일기념탑을 세웠다. 지금도 섬의 몇몇 노인들은 옛 독립군가를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소안도에선 이 나라가 무엇으로 어떻게 세워졌는지 다시금 돌아보라는 숙제부터 풀어야 할 듯싶다.

심만섭 완도군 소안면장
“오래 살고 싶으면 소안도로 오세요”
박성용 기자

“보길도·청산도·노화도는 탁 트인 풍경이 좋고, 소안도는 아기자기한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취재팀을 맞이한 심만섭 면장은 소안도 자랑부터 꺼냈다. 보길도와 청산도만 찾는 관광객들을 소안도로 끌어들이고 싶은 마음에서다. 좌 보길도, 우 청산도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너편 섬으로 몰려가는 관광객 행렬을 지켜보는 심 면장은 애가 탔다. 무엇보다 인프라 건설이 우선인데, 막개발보다는 때 묻지 않은 소안도의 환경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고 한다.

소안도의 해조류는 품질이 뛰어나다. 김은 완도군 전체 생산량의 60%가 넘고 미역, 다시마 등도 명성이 높다. 또 수량이 많아 물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섬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자급자족을 했을 만큼 물산이 풍부했다고 한다. 죽을 날 받아둔 어떤 노인이 소안도에서 이틀을 지내자 5년은 더 살 것 같은 기운을 얻었다는 일화도 있다.

심만섭 면장은 “소안도는 건강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춘 섬으로 사계절 낚시터, 펜션 등을 건설해 관광객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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