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4.0 카라반 시대 ①정심호 하이랜더RV 대표
캠핑4.0 카라반 시대 ①정심호 하이랜더RV 대표
  • 글 이형로 기자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2.09.13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형 트레일러의 진수를 보여드립니다”

▲ 하이랜더RV는 미국 하이랜더RV 본사와 계약을 맺고 모든 라인의 부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생산하는 업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캠핑카라반 시장을 주도한 것은 유럽형 모델이다. 대형 트레일러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트레일러 면허 없이 2종 보통 운전면허만으로 견인할 수 있는 750kg 미만의 작은 트레일러를 선호했다. 유럽형 소형 트레일러의 아기자기한 실내 디자인과 구조 또한 우리 정서에 잘 맞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트레일러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제품군이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그 중 정심호 대표의 하이랜더RV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형 트레일러를 조립·생산하기 시작한 업체다. 2000년 초반 사업차 미국을 왕래하던 정 대표는 현지에서 트레일러 캠핑문화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한 대를 국내로 들여와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캠핑카로 누렸던 즐거움은 어느새 사업이 됐다.

▲ 내부 가구부터 외장 인테리어까지 트레일러 생산을 위한 모든 공정이 진행되는 화성 공장 전경.

“2006년부터는 미국 중고 트레일러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소규모로 사업을 하던 때죠. 그런데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미국 RV회사의 30%가 부도났어요. 최악의 상황이었죠. 하지만 그때 운 좋게 미국 하이랜더RV와 계약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미국은 좀처럼 아시아 시장에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데, 저희는 특수한 위기상황이었기에 부품 전부를 공급받는 행운을 얻었죠.”

▲ 정심호 하이랜더RV 대표.

미국형 트레일러는 튼튼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현지 도로사정에 맞춰 차체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안전성 또한 뛰어나다. 보통 48mm 이상의 두꺼운 벽체를 사용하는데, 알루미늄 프레임 사이에 단열재를 넣고 파이버글라스로 마감해 내구성이 우수하다. 그러나 튼튼한 만큼 차량의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차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더러 배기량 3,500cc 이상의 차량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국내 SUV로는 힘이 달린다.

“지금까지는 차체가 가볍고 상대적으로 주행이 쉬운 유럽형 트레일러가 강세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 정박형 트레일러로 캠핑장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요. 유럽형은 이동은 편리하지만 정박형으로는 부족하거든요. 일단 내구성이 약한 편이고 물탱크 용량이 미국형에 비해서 작습니다. 그래서 트레일러 캠핑장은 미국형을 많이 선호하는 추세지요. 물탱크만 해도 유럽형이 50kg대 라면 미국형은 600kg 정도 되니까요.”

▲ 트레일러 ‘재즈13ft’ 모델 앞에 서 있는 하이랜더RV 직원 일동.

정 대표의 말처럼 최근 국내에는 정박형 트레일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다. 트레일러 구입은 캠핑이라는 문화를 구매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판매자에게 단순 판매 이상의 사후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업체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그래서 많은 수량의 납품이 가능하고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편한 정박형 트레일러 캠핑장은 업체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리조트나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트레일러 캠핑장 조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중이다. 하이랜더RV는 이런 흐름 속에서 정박형에 적합한 미국 트레일러 생산으로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물론 미국형을 그대로 조립해서 사용하기는 힘들다. 우리나라 현지 상황에 맞지 않는 점들은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 정 대표는 “동파방지를 위한 배관이나 바닥 전기열선, 에어컨 등은 우리나라 풍도에 맞게 바꿔야 한다”면서 “최적화 과정에 2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최적화를 마친 트레일러들은 이제 하이랜더RV를 통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미국 본토의 소재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국화 된 트레일러, 이제 그 진수를 맛볼 시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