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이란 이름으로 기억되는 나라
칭기즈칸이란 이름으로 기억되는 나라
  • 글 사진·최광호 사진가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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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최광호의 KOMSTA 동행기 | ⑩ 몽골

▲ 아날로그식(?)의 이동전화가 있는 몽골.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이에게 돈을 내면 전화를 걸 수 있다.

푸른 초원과 황야를 시원하게 달리는 말이 떠오르는 몽골. 말을 타고 밤낮으로 달리면 하루하고 반나절이면 한국 온다고 한다. 도대체 말을 타고 무엇을 보러 한국에 올까 궁금했는데.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에 살다보니 드넓은 초원보다도 더욱 더 큰 바다를 보기 위해 달리고 달려 바다 앞에 선다고 한다. 그러다 운 좋게 바다에 무지개라도 걸리면 그것이 바로 환상 아닐까. 그래서인지 몽골인들은 오랜 전부터 우리 한국을 무지개의 나라, ‘솔롱고스의 나라’라고 부르고 있다. 솔롱고스는 몽골어로 무지개를 뜻한다.


몽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주의가 된 나라다. 그 이유를 지독한 가난에서 찾는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몽골의 도심에서 벗어나면, 구역마다 땅이 정확하게 나누어져 있다. 기계처럼 나누어진 땅에서 공산화된 시기의 상황이 전해지는데, 지금 이곳을 지나다니는 이들은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

몽골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칭기즈칸. 몽골은 어디를 가나 칭기즈칸으로 무장한 나라이다. 드넓은 땅과 풍부한 원자재를 바라보면서 강대국들이 손잡자고 달려드는 나라. 때문에 몽골은 지금, 그 칭기즈칸의 정신보다는 돈이 앞서는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중인 신흥국가이기도 하다.

▲ 한방 치료를 하는 모습.

▲ 암 투병중인 중년 환자의 한방치료 모습.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들
몽골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방문은 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의 동행이었고, 이번은 100회 의료봉사를 기념한 두 번째 방문이다. 5년 만에 다시 찾은 몽골은 많이 변해 있었다. 도시에 건물이 들어서 발전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자본주의 못지않게 개인적인 사고방식, 자기중심적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몽골은 빈부 차이가 심하다. 빈촌은 정말로 가난하다. 어렵기 때문일까. 어디서 나타나는지 알 수 없지만 꾸준히 몰려드는 사람들로 가득이다. 그 중에는 하루 걸려 여기까지 왔다며, 진료해 주어 고맙고 감사하다고 직접 양젖으로 만든 치즈를 건네는 사람도 있다.

▲ 여드름 치료를 위해 부황을 뜨는 소녀. 피의 순환을 돕는다고.
먹어보니 참 맛이 있어 “할머니, 부자예요?” 하고 물으니 “응, 부자야”라고 답한다.

“얼마만큼 부자예요?”

“양이 100마리, 소가 20마리, 말이 50마리. 그러니 부자이지.”

다음은 함께 온 손자의 차례. 진료를 하다가 엉덩이를 보니까 푸른 반점이 있다.

“이게 뭐예요?”

모른 척하고 물으니 할머니는 “하나님이 점지해 준 몽골인의 선물”이라고 하신다. “몽고반점은 머리에 있는 것이 제일 좋으며, 머리에 있으면 최고의 사람이 된다”며 웃으시길래 “우리 한국인도 다 몽고반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설명하니 한층 반가워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조상과 같은 피를 가지고 태어난 형님의 나라라고 인사말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다시 보니 그만큼 우리와 같다는 것을 느낀다. 옷만 몽골식으로 입지 않으면 한국 사람이랑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다.

▲ 해지는 저녁 도시 풍경. 이곳은 울란바트르.

▲ 서민들이 사는 빈민가에는 삶과 죽임이 공존한다. 무덤과 사람이 사는 집이 어울려 있다.

▲ <콤스타> 자원봉사에 합류한 원광대학교팀.

▲ 물이 부족해 물을 배급받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초원의 나라, 몽골을 느끼다
찾아온 환자들 중에는 이유를 알 수 없으나 다양한 불치병에 걸린 어린이 환자들이 많다. 몽골은 지금 암환자가 가장 많은데, 그 중에서 위암은 세계적으로 1·2위를 다툴 정도라고 한다. 암의 원인이 식생활 때문이라고 하니, 어린 아이들의 불치병과도 무관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식생활의 방식이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 <콤스타> 의료진들의 진료 장면. 침을 놓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뜸기구를 연결했다.

진료팀 옆에서 몽골 어린이들을 바라보면서 어떻게라도 한국 병원과 연결이 되어서 모두가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는다. 이런저런 방법을 모색하면서 나누는 대화 속에서 진정한 봉사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봄·여름·가울·겨울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멋을 느낄 수 있고, 몽골 유목민의 이동식 집인 게르에서 숙박하면서 제대로 된 양고기를 먹을 수 있는 몽골, 사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대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몽골.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올해 만난 여름 몽골은 여름답지 않게 아주 추운 여름이었다. 지구의 이상 기온은 몽골도 비껴갈 수가 없었나보다.

▲ 한방 병원 앞에서의 단체 사진 촬영

몽골(蒙古, Mongolia)은 어떤 나라?

아시아의 중앙 내륙에 있는 국가로 정식명칭은 ‘몽골 울스’다. 13세기 초 칭기즈칸이 등장해 몽골 대제국을 건설했으며, 동서양 여러 국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몽골제국이 멸망하고 남은 내륙 중앙부가 1688년 청(淸)에 복속되어 ‘외몽골’로 불렸다. 1911년 제1차 혁명을 일으켜 자치를 인정받았으나 1920년 철폐되었고, 러시아의 10월 혁명에 영향을 받아 1921년 제2차 혁명을 일으켜 독립했다.

북서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남동쪽으로 중국과 국경을 이룬다. 국토는 넓지만 인구는 적다. 구소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주의가 된 국가다. 최근 심각한 경제난 타개와 경제지원 확보를 위해 공산주의를 버리고 서방과의 관계 강화, 국제기구 가입, 주변국과의 관계 증진 등을 추구하는 개방외교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가 최광호 | 1956년 강릉 출생. 고교시절 우연히 시작한 사진에 빠져 거의 모든 시간을 사진과 함께 해 온 사진가.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나는 사진이다”로 답하는 여전히 뜨거운, 청춘. 우연한 기회에 스리랑카, 몽골, 티베트, 우즈베키스탄 등 수십 차례에 걸친 <콤스타> 의료봉사에 동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숨 쉬며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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