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가 탄다|카누
박기자가 탄다|카누
  • 글 박소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06.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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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타는 재미 걷는 재미 뺨치네”
춘천 물레길 5개 코스…1박2일 카누캠핑

▲ 천천히 물살을 가르며 물레길을 나아가다 보면 ‘내 마음은 호수요’란 싯구가 절로 떠오르는 풍경이 펼쳐진다.

▲ 의암호 일대를 도는 5개 코스가 조성된 춘천 물레길은 송암레저타운 물레길운영사무국 앞에서 출발한다.
카누 타고 즐기는 물레길
칼릴 지브란은 ‘길이 보이면 걷는 것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물레길에서는 ‘타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제주 올레길은 섬을 돌고, 지리산 둘레길은 산을 돌듯 물레길은 강이나 호수를 도는 물 위로 난 길이다. 다만 카누를 타고 가는 점이 다르다.
(주)퓨레코이즘(대표 임병로)에서 전개하는 카누 브랜드 <블루클로버>는 “카누를 통해 우리나라 자연환경을 재조명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전국 지자체의 강과 호수에 물레길을 열어가고 있다.

강민규 블루클로버 마케팅 총괄이사는 “물레길이란 아름다운 호수와 강에서 카누와 요트 등 수상레포츠를 체험하며 즐기는 물길”이라며 “육지에서 강을 바라보던 시선에서 강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바뀌는 경험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카누는 기본적인 안전수칙과 패들링만 익히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흔히 카약과 카누를 혼동하기 쉬운데, 카약은 급류를 타며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카누는 수면 위를 느릿느릿 가로지르는 서정적인 매력을 지녔다.

▲ 이론교육 중인 박대순 블루클로버 팀장. 승선 전에는 15~30분 정도 간단한 안전수칙과 패들링 등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강 이사는 “혼자서 타는 카약과 달리 카누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타며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수상레저”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개통한 춘천 물레길은 의암호 일대를 도는 총 5개 코스로 조성돼 있다. 이곳에 가면 물레길 운영사무국에서 나무로 만든 캐나디안 우든 스트립 카누를 대여해준다.

블루클로버가 운영하는 카누제작학교 학생들이 지난겨울 열심히 만든 작품들이다. 보통 카누 구입비는 5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비용이 들지만 직접 만들 경우 재료비 정도만 부담하면 절반 가격으로 자신만의 카누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 춘천 물레길은 1박2일 중도카누캠핑을 비롯해 물안개나 노을을 감상하며 카누잉을 즐길 수 있는 주말 한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의암호 뒤로 보이는 춘천 시가지. 물레길을 따르다 보면 호반의 도시 춘천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안전수칙과 패들링 익히면 쉽게 즐겨
“물레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실을 짓는 물레? 남자분들, 물레방아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하하. 어쨌든 둥근 이미지가 느껴지지 않으세요? 춘천 물레길도 호수를 빙 돌아오는 물길입니다. 카누 바닥도 둥글게 생겼죠? 그래서 배가 기울면 무게 중심이 자동으로 이동해 제자리로 돌아오며 균형을 잡아줍니다. 즉 카누를 탈 땐 힘을 빼시고 흔들리도록 내버려두시는 게 중요하죠.”

▲ 신록 우거진 중도유원지캠핑장에서 즐기는 망중한.
교육을 맡은 박대순 블루클로버 팀장의 재미난 말솜씨가 더해져 내용이 귀에 착착 감긴다. 승선 전에는 15~30분 정도 이 같은 이론교육을 받게 된다. 내용은 어렵지 않다. 카누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안전수칙과 타는 요령 등을 설명하는 시간이다. 교육이 끝나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곧장 물레길운영사무국 앞의 선착장에서 카누를 타게 된다.

카누에 탈 때는 허리를 낮추고 배의 중심을 발로 디디며 천천히 앉는 것이 중요하다. 배 위에서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거나 무게 중심을 흩트리며 크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전복될 위험은 없다. 보통 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 뒤에 앉는데, 바람의 방향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카누는 패들을 저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양쪽 패들을 다 사용하는 카약과 달리 카누는 하나만 쓴다. 패들을 내리꽂듯 물속에 넣은 뒤 천천히 물을 밀어내면 된다. 이때 패들의 날 부분인 블레이드가 수평이 되도록 끌어올린다. 사실 설명은 쉬운데 막상 몸에 익숙해지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20~30분쯤 타면 어느새 손놀림이 여유로워진다.

▲ 투어 코스는 당일 기상환경에 따라 변동되며 승선 전 이론교육을 받은 후 1시간 동안 카누잉을 즐기게 된다.
매연도 소음도 없이 제힘으로 천천히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다 보면, ‘내 마음은 호수요’란 싯구가 절로 떠오르는 풍경이 펼쳐진다. 수면의 높이에서, 물 한가운데서 바라본 세상은 이제껏 알아온 모습과 딴판이다.

슬슬 속도를 내어 의암호 중심의 섬 중도를 향했다. 원래는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카누를 타면 숙련자는 30분, 초보자도 1시간이면 충분히 닿는다. 상급 코스지만 안전요원이 안내를 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물레길운영사무국에서 대여해주는 우든카누는 3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어 캠핑장비를 싣고 중도유원지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반짝이는 호수와 신록 우거진 풍경을 함께 즐기는 이 기분, 하나만 맛보면 절대 모를 일이다.

▲ 춘천 물레길을 타는 데 이용되는 캐나디안 우든 스트립 카누. 블루클로버가 운영하는 카누제작학교 학생들이 지난겨울 열심히 만든 작품들이다.
▲ 카누잉을 즐길 때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챙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 카누에 짐을 실을 때에는 물에 젖지 않도록 드라이백이나 방수팩 등에 수납하는 것이 좋다.

 

 

 

 

 

 

 

 

 


▲ 카누는 패들을 저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양쪽 패들을 다 사용하는 카약과 달리 카누는 하나만 쓴다. 기본적인 안전수칙과 패들링만 익히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 카누는 3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콤팩트한 캠핑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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