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현 핫코다 산 스키투어②
일본 아오모리현 핫코다 산 스키투어②
  • 글 사진 김산환 기자
  • 승인 2012.04.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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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설질 따라 다양한 코스 선택

▲ 포레스트 루트의 수빙지대를 통과하고 있는 보더와 스키어. 수빙지대는 핫코다 백 컨트리 스키에서 가장 멋진 장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 백 컨트리 스키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스키이자 마니아들의 로망이다.

원정 4일째. 오늘 오전 코스는 이틀 전 갔던 도조 루트로 계획됐다. 가이드는 그곳 눈 상태가 가장 좋다고 했다. 코스 결정은 전적으로 가이드의 몫이다. 그들이 핫코다 산을 가장 잘 알고, 날씨에 따른 설질도 정확히 꿰고 있기 때문에 가이드의 권한은 절대적이다. 또한 투어 참가자들의 실력에 맞춰 안전을 도모하면서 핫코다 산을 즐길 수 있게 안내한다. 만약 그들의 조언과 결정이 없다면 코스에서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난감한 상황과 마주치기 일쑤다. 또 코스를 제대로 따라 간다 하더라도 필요 없이 걸어가거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눈에 쑤셔 박히는 일을 반복하게 된다.

▲ 다이렉트 루트에서 트리런을 즐기던 스키어와 보더가 잠시 쉬고 있다.

TIP. 여행정보

아오모리까지는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이 주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2시간 20분 내외. 아오모리 공항에서 핫코다 산까지는 1시간쯤 걸린다.
핫코다 산 로프웨이의 5회권은 4900엔. 5회면 종일 타도 부족하지 않다. 만약 포레스트와 다이렉트 루트를 제외한 다른 코스에 도전하려면 가이드 투어에 참가하는 게 현명하다.
핫코다 스키장으로 내려오는 포레스트와 다이렉트 루트와 달린 나머지 코스는 종점이 스키장과 멀리 떨어져 있다. 가이드 투어 참가비는 1일 5000엔. 비용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 백 컨트리 스키를 즐기려면 최소 중상급 이상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자연설에서 스키를 타본 경험자가 참가한다.
일본스키닷컴에서는 아오모리의 핫코다산과 모야힐즈 스키장을 가는 다양한 스키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www.ilbonski.com

같은 도조 루트라고 해서 똑같은 코스를 답습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과 끝이 같을 뿐, 중간에 코스에 변화를 주어 투어 참가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1차 때는 마에다케(1252m) 정상부의 대사면을 타고 내려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대사면 오른쪽 능선을 따라 내려갔다. 완만한 경사에 중간 중간 나무가 있어 원정대는 나무를 기문 삼아 활강을 했다. 이도다케 방면에서 내려오는 스키어들도 우아한 턴을 그리며 스쳐 지났다. 능선이 끝나는 곳에서 작은 계곡을 건너가자 본래 도조 루트와 만났다.

점심을 먹고 다시 로프웨이 정상에 섰다. 여전히 바람이 거세고, 동쪽으로 구름이 많았다. 오후에 갈 루트는 가코시카. 로프웨이 정상에서 곧장 오른쪽 대사면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초입은 스카유 온천 방면과 같지만 중간 대평원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핫코다 산 스키장으로 내려간다. 이 코스는 정식 루트는 아니다. 가이드가 기상과 설질 상태를 판단해 즉석에서 제안한 길이다. 만약 가이드 투어에 참가하지 않는다면 포레스트와 다이렉트, 두 개의 코스에서만 반복적으로 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곳은 길도 잘 모를뿐더러, 설령 순환도로까지 내려왔다 하더라도 숙소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 로프웨이 정상에서 도조 루트로 가는 설사면에서 활강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스키어들.

▲ 호키비타이 루트를 향해 설사면을 올라가고 있는 가이드 투어 참가자들.
기이하고 아름다운 수빙지대

설사면을 내려서자 곧바로 수빙지대다. 경사가 급하고 비좁은 곳이 몇몇 있어 사이드 스탭으로 내려섰다. 급하게 내려가던 일행 한 명은 그만 수빙 아래 구덩이에 빠져 한참 만에 나왔다. 수빙 지대를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가는 길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넋을 빼놓을 만큼 좋았다. 계곡으로 내려서자 바람도 잦아들었다. 스키를 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수빙지대를 빠져 나오자 대평원이 나타났다. 축구장 3개 크기는 될 것 같은 드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두 팔을 마음껏 벌린 채 평원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평원이 끝나는 곳부터 트리런이 시작됐다. 핫코다 산 어느 루트나 마찬가지이지만 중반부의 트리런은 경사도가 적당하고 설질도 좋아 활강하는 맛이 좋다. 날다람쥐처럼 나무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 다니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종종 너무 완만한 곳도 나타나 보더들을 당황케 했다. 그런 구간은 폴로 정신없이 눈을 찍으며 지나야 하기도 한다.

▲ 도조 루트의 종착점. 순환도로로 내려서는 곳에 3m 높이의 눈이 쌓여 있다.

순환도로에 가까워지자 눈이 녹으면서 설질이 점점 안 좋아졌다. 마무리는 급한 경사의 트리런이다. 비탈을 내려서자 코앞에 순환도로가 있다. 호텔까지는 도로를 따라 200m쯤 걸어가야 했다. 이로써 3일간 진행됐던 가이드 투어는 종료가 됐다. 시각은 오후 2시 50분. 다시 젊은 보더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3시에 출발하는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마지막 활강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이번에는 가이드 없이 순수한 원정대만의 투어다. 3일간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투어를 시작하는 것이다. 원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설피를 신고 수빙 사이로 걸어가는 보더들.

▲ 도조 루트의 마에다케 설사면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보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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