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에서 신성장 동력 찾는다
해외시장에서 신성장 동력 찾는다
  • 김 난, 김경선 기자
  • 승인 2012.04.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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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라푸마·네파·코오롱스포츠…10여 개 브랜드 중국·유럽 공략

▲ 블랙야크 강태선 대표와 전속모델인 오은선 대장.

국내 아웃도어 기업들이 세계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이 최근 5년 동안 4배나 성장하는 등 급격하게 커지면서 업체들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업계 추산으로 작년 국내 아웃도어 시장 매출 규모는 4조원, 올해는 5조원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수치만 따지면 미국·독일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업체들은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해외 진출 기업은 아웃도어의 본고장인 미국·유럽 시장에 전격 진출한 ‘정면승부파’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중국파’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유럽에 도전장을 내다
▲ 중국의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블랙야크의 항주따사점.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SPO에서 블랙야크가 약 200㎡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열었다. 지난해 아웃도어 브랜드 ‘빅4’에 입성한 블랙야크의 강태선 대표는 전 직원이 참여한 신년 산행에서 2012년을 ‘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의 해’로 선포했다. 강 대표는 “아웃도어의 본거지인 미국과 유럽으로 진출해 2013년에는 ‘글로벌 TOP 5’로 도약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ISPO 참가는 이를 가시화 한 것이다.

블랙야크는 박람회 기간 동안 B6홀에 익스트림·트레킹·유컴포트·이얼티 4개 라인의 260여 개 스타일을 선보였다. 특히 ‘히말라얀 오리지널’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다. 밝고 톡톡 튀는 비비드 컬러가 유행인 가운데 블랙야크는 야크를 형상화한 디자인과 골드·레드·블랙·오렌지 컬러를 믹스 매치해 업계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강태선 대표는 “1년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한 끝에 아웃도어 본고장인 독일 ISPO에 처음으로 단독 전시장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 크게 자신감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에서도 한국 토종 브랜드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시회 기간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약 100여 개 회사가 블랙야크에 관심을 표명했다.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강윤정씨는 “현재 적극적으로 거래 의지를 표명하는 에이전트와 접촉 중으로 진출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야크 이전에 아웃도어 의류로 유럽에 진출한 기업으로는 작년 7월 프랑스 샤모니에 매장을 낸 네파가 있다. 이런 토털 브랜드와는 달리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왔다. 아웃도어 액세서리 브랜드 엔릿, 전문등반 장비 브랜드 트랑고, 체인젠을 개발한 스노우라인이다.

▲ 1년에 15~16차례 해외 전시회를 참가하며 해외 시장을 공략해 온 결과 40여 개국에 아웃도어 액세서리를 수출하는 엔릿 손대업 대표.

엔릿은 100여 개 특허 및 실용실안을 바탕으로 1년에 15~16차례 해외 전시회를 참가하며 해외 시장을 공략해 온 결과 40여 개국에 수출해 오고 있다.

▲ 덧신처럼 신고 벗듯 탈착이 쉽고 걷기 편한 체인젠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스노우라인 최진홍 대표.

스노우라인은 체인젠, 폴딩스틱, 폴딩체어 등을 유럽 10개국, 일본, 홍콩에 자체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몽벨에 OEM으로 수출하고 있다. 스노우라인측은 “정확한 수출량은 밝힐 수 없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품질로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매년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2012 뮌헨 ISPO에 참가한 트랑고 전시장. 안근환 대표는 “올해부터 유럽시장에 직접 영업을 전개할 계획으로, 앞으로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트랑고를 통해 유럽 및 북미와 남미 시장에 판매를 해오던 트랑고는 2010년 독일 프리드리히샤펜 박람회 참가를 시작으로 직접 유럽시장에 뛰어들었다. 안근환 대표는 “작년 트랑고 브랜드로 20만불, 이탈리아 캠프와 독일 에델리드에 OEM으로 수출해 12만불의 실적을 올렸다”며 “올해부터는 유럽시장에 직접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잠재력 큰 중국시장 선점 경쟁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도 활발해 현재 블랙야크·라푸마·코오롱스포츠·트렉스타·몽벨·밀레 등이 중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중국 진출 선두주자는 블랙야크다. 하지만 블랙야크도 처음부터 중국 시장 진출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1993년 한중수교 직후 20만 달러를 투자해 다롄에 생산 공장을 만들었지만 2년이 채 되지 않아 철수했다. 이후 1996년 톈진에 생산 라인을 갖춘 블랙야크는 2년 뒤 50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베이징 1호점을 오픈했다. 그 후 15년이 지난 지금 블랙야크는 중국의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블랙야크는 옌사, 사이터 백화점 등 베이징의 유명 백화점 19곳과 북경 등 직영 매장 25개, 상하이·선전 등 대도시에 대리점 등 총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상하이에도 법인을 설립했다. 블랙야크 강태선 대표는 “이제 중국은 세계 소비 시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진출을 바탕으로 몽골, 러시아 등에도 본격적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2010년 11월 중국 시장에 진출한 라푸마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 전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패션(대표 구본걸) 라푸마는 2010년 프랑스 라푸마 그룹과 손잡고 합작 법인인 라푸마차이나를 설립했다. 아직 진출 초창기인 만큼 2010년에는 214억원, 2011년에는 200억원 대 매출을 기록했다. 라푸마차이나는 LG화학 중국법인장과 본부장을 지낸 나상진 대표와 한국에서 라푸마를 론칭 5년 만에 2,000억 원대 매출로 끌어올린 영업·마케팅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또 다른 신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푸마차이나는 올해 매장 100여 개를 오픈하고, 2015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트렉스타는 중국 시장에서 신발은 물론 의류 및 용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토종 대표 브랜드 트렉스타(대표 권동칠)는 1995년 톈진에 자체 공장을 설립하면서 중국 시장에 입성한 후 2005년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트렉스타는 초창기 등산화만으로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2006년부터는 의류 라인을 추가해 적극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톈진·상하이 등에 매장을 열었으며, 고급 백화점 입점도 늘려가고 있다.

LS네트웍스(대표 김승동)가 전개하는 몽벨 역시 중국 시장에서 유통망을 확장하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경 스마오텐티에 직영점을 개설한 몽벨은 지난 3월 베이징 연사백화점에 입점했다. 연사백화점은 왕푸징·사이트 백화점과 함께 북경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쇼핑 명소다. 김영한 몽벨 대표는 “스마오텐티 직영점의 매출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빠른 속도로 신장 중이고 벌써 많은 단골이 생길 정도로 몽벨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2015년까지 중국 내 300개 유통망을 확보하고 5천억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 국내 토종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중국에 50여 개 매장을 오픈해 적극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코오롱스포츠(대표 백덕현)는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를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2006년 베이징에 매장 2개를 오픈한 이후 2007년에는 15개, 2010년 28개까지 매장을 늘렸으며, 현재 약 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120개까지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매출 역시 빠르게 성장해 올해 400억원을 노리고 있다.

제일모직이 론칭한 빈폴아웃도어도 중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올 가을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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