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간직한 잔잔한 비밀
봄날을 간직한 잔잔한 비밀
  • 이두용 기자
  • 승인 2011.05.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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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월 발매된 부활의 디지털 싱글 앨범
올해 초 그룹사운드 <부활>이 오랜 친구 박완규를 앞세워 ‘비밀’이란 곡을 들고 돌아왔다. 최근 팀의 리더이자 작곡과 기타를 맡고 있는 김태원이 방송에서 ‘국민 할매’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개인플레이에 팀의 행보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음악인은 음악으로 답하는 게 당연. 김태원은 세간의 관심을 다시 음악에 집중시켰다. 그룹 <부활>이라하면 리더인 김태원과 1986년 정규 1집을 성공으로 이끈 보컬 이승철이 먼저 떠오른다. 이승철의 뛰어난 보컬 덕분에 ‘희야’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큰 인기를 얻었고 부활은 음악계에 쉽게 자리 잡았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김태원이 했던 고백처럼 이승철은 그룹 부활에 큰 영향을 준 가수임에 틀림없다. 오랜 시간 힘든 시기를 보낸 팀을 2002년 ‘Never Ending story’로 부활시킨 것도 이승철의 힘이었다.

객원보컬을 팀의 멤버로 영입해 앨범과 활동을 진행하는 <부활>에게 보컬의 영향력은 중요하다. 2005년 젊은 피 정동하를 영입하면서 부활이 재도약했다. 여린 듯하지만 선명한 음색에 고음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파워를 가진 그의 등장은 부활의 색깔과 어울려 지금까지 부활다운 팀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정동하의 인기가 한창인데 이번 프로젝트 앨범에 15년 전 객원보컬인 박완규를 투입시킨 이유가 궁금하다. <비밀>이란 곡을 극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보컬을 찾다가 내린 결정일까. 서정적인 가사와 김태원의 멜로디 패턴이 역력한 곡에 다소 거칠지만 가볍지 않아 더욱 매력적인 박완규의 보컬이 나머지 색을 채운다. 국내 흉성 창법에서는 내로라하는 보컬 박완규는 고음부에서 애절함을 절정으로 이끌며 왈칵 눈물이라도 쏟게 만든다.

‘빈 의자와 마주 앉아서 / 가끔 나 혼자서 말을 하고 /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는 사이 /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 상처들이 아물어 가면 / 설레이던 너는 설레이던 너는 한편의 시가 되고’

시를 읊조리는 것 같은 도입부 가사에 빠져들다가 클라이맥스에 순간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보컬. 애절함이 카타르시스로 돌변하면서 곡의 매력이 발산되는 순간이다. 다만 2009년 발매된 ‘생각이나’와 곡의 흐름과 느낌이 너무 닮아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정동하가 아닌 박완규를 객원으로 불러 색다르게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날씨의 명암과 상관없이 언제 들어도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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