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샤펜에서 만난 사람들
프리드리히샤펜에서 만난 사람들
  • 글·박성용 특파원|사진·안희태 특파원
  • 승인 2011.09.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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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학 회장·권동칠 대표 등 기업 임직원들 전시장 찾아

아웃도어 전시회가 열리는 독일 남부의 작은 마을 프리드리히샤펜에 가면 웬만한 국내 아웃도어 기업의 임직원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약 900개 달하는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최신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영원무역, 네파, 라푸마, 밀레, 패션그룹 형지, 블랙야크, 예솔스포츠, 넬슨스포츠, 메드아웃도어, 호상사, 마무트코리아, 몬츄라코리아, 투스카로라, 다나산업 등 국내 아웃도어 기업의 임직원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또 코베아, 트렉스타, 스노우라인, 나스켐 등 완성품 업체들은 전시회에 참가해 세계 각국의 브랜드들과 어깨를 겨루었다.

▲ 캠핑·바이크 시장에 뛰어든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과 문화는 많이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캠핑·바이크 사업 진출 밝힌 성기학 회장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스웨덴·노르웨이를 거쳐 독일에 온 성 회장은 활력이 넘쳤다. 북유럽의 거래선들을 만나고 오는 길이란다. 야구 모자에 베이지색 면바지와 청색 남방셔츠의 캐주얼 복장이 성 회장의 열정을 엿보는 듯했다. 전시회를 둘러본 소감을 물었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과 문화는 많이 성숙해졌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대도시와 산이 같이 있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어요. 일상이 아웃도어 라이프하고 연결된 데가 많지 않다는 것이죠.” 올해 신사업 구상에 대해 묻자 성 회장은 캠핑과 바이크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캠핑은 노스페이스와 영원 브랜드로, 바이크는 스카트를 파트너로 정하고 새로 설립 중인 스카트코리아를 통해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외형 신장에 맞게 품질과 납기는 물론 서비스도 최대로 끌어올릴 각오다. 성 회장은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아웃도어 시장에 대해 의미심장한 견해를 밝혔다.

“아무나 한다고 나서고, 아무 제품이나 아웃도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시장이 커지고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칫 방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산이 큰 사교장”이라고 강조한 성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패션 감각과 브랜드 충성도에 외국인들이 큰 감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언론 조명 받은 권동칠 대표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전시회 개막 전날 독일의 신문·방송들이 트렉스타 부스를 취재한 것. 전시회에 참가한 890개 브랜드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브랜드 4개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트렉스타가 개발한 아웃솔 ‘하이퍼그립’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다. 하이퍼그립은 3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의 트레킹 슈즈에 공급되고 있다.

하이퍼그립이 국내보다 해외에 서 명성이 더 높은 현실은 우리나라의 아웃도어 문화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동칠 대표는 “2016년 해외시장 일등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정광호 하그로프스코리아 대표와 니콜라스 와칼로프스키 하그로프스 CEO. 와칼로프스키는 매년 급성장하는 한국 아웃도어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유럽 전시관에서 정광호 하그로프스코리아 대표와 니콜라스 와칼로프스키 하그로프스 CEO를 만났다. 1914년 스웨덴에서 탄생한 하그로프스는 의류, 배낭, 신발, 용품 등을 생산하는 토털 브랜드다. 우리나라엔 지난 6월 법인이 설립되어 아웃도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정광호씨가 대표로 취임하였다.

“오랜 세월 전통을 지키면서 기본적인 요소를 잃지 않고 환경을 생각합니다.” 니콜라스 와칼로프스키 CEO는 최근 각광받는 북유럽 브랜드의 특징을 이렇게 말했다. 이번 아웃도어 전시회에서 북유럽의 브랜드들이 눈길을 끌었다. 기능성은 물론 화려한 색상을 강조하는 패션 감각이 돋보였다.

“몇 년에 걸쳐 준비한 한국 시장 진출이 내년 S/S시즌부터 가동되어 벌써부터 흥미롭다”는 와칼로프스키는 매년 급성장하는 한국 아웃도어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보 전략과 마케팅에 대해 그는 “최상의 기능을 가진 제품력으로 승부를 걸고,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입소문을 내겠다”고 밝혔다. 와칼로프스키 CEO는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가 인상적이다. 정광호 대표는 “한눈팔지 않고 뚝심 있게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36개국에 수출하는 코베아 스토브
전송육 코베아 사장은 바이어들과 상담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 사장은 “시장 개척뿐만 아니라 우리 제품을 취급하는 현지 바이어들의 판매 의욕을 높이고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차원에서 부스 규모를 늘렸다”며 “세계적으로 코베아 브랜드가 많이 알려져 있어 이젠 스스로 부스를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 전송육 코베아 사장은 세계적으로 코베아 브랜드가 많이 알려져 있어 이젠 스스로 부스를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했다.

코베아의 가스 스토브 제품들은 미국·일본·러시아·노르웨이·중동 국가 등 3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1천만불 수출을 달성하여 각종 표창을 받았다. 또 일본가스협회의 JIA를 비롯 유럽 CE, 독일 TUV, 호주 AGA, 캐나다 CSA 등 세계 유수기관들로부터 인증마크를 획득하여 품질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전 사장은 “코베아의 올해 스토브·램프 수출은 기능성에 초점을 잡았다”고 말했다. 같은 용량과 크기라도 연료 소비량을 극대화한 것. 작고 가벼워 휴대는 간편하지만 기능과 효율은 큰 제품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는 제품을 말한다. 전 사장은 “기능성 의류가 아웃도어 패턴을 바꾸었듯 스토브의 기능성이 강화되면 또 한 번 아웃도어 패턴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이성진 이오컴패니 세일즈 매니저와 조나단 아델만 폴라텍 부사장. 이성진 매니저는 앞으로 친환경 소재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소재 기업 폴라텍 부스를 찾아가자 이성진 이오컴패니 세일즈 매니저와 조나단 아델만 폴라텍 부사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폴라텍은 친환경 소재와 신소재 네오쉘(NEOSHELL) 홍보에 적극 나섰다. 폴라텍 한국지사를 맡고 있는 이성진 매니저는 앞으로 친환경 소재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폴라텍은 4~5년 전부터 그린·에코를 내세우며 리사이클 소재 개발에 힘써왔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선 에코 프렌들리 제품이 아니면 시장에서 소외되는 상황이지요. 폴라텍은 친환경 소재 비율이 50%가 넘어야 리사이클 태그를 붙입니다.” 실 1야드를 뽑아내는데 들어가는 페트병은 27개. 아직 리사이클 소재가 비싸지만 기술·원가 비용이 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 소재 강조한 이성진 폴라텍 매니저
폴라텍의 올해 주력 제품은 네오쉘(NEOSHELL). 고형 멤브레인 보다 가볍고 수축성이 좋아 활동성을 높인 기능성 소재다. “기존 멤브레인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 그는 세계 최고의 투습력을 지난 소재라고 자랑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네오쉘을 사용한 브랜드들도 품질과 기능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네오셀은 최첨단 나노 멤브레인 기술을 가진 한국기업 파인텍스와 폴라텍의 기술 제휴로 탄생했다.

▲ 1000 종류의 플라스틱 버클을 생산하는 우진플라스틱 백지숙 부사장. 한때 세계 버클 시장의 70%를 차지했던 우진플라스틱은 지금도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 아웃도어 수출전문기업 나스켐 손대업 대표. 국내외 특허 출원 30여 종을 보유한 나스켐은 최근 오토캠핑용 퍼니처 시장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산악인 출신 디자이너 임덕용씨도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탈리아 스네이크·야니로 대표인 그는 “스네이크와 신규 브랜드 야니로(Yaniro)의 유럽 판로를 위해 부스를 열었다”고 말했다. 야니로는 난이도가 높은 루프 등반 때 필요한 자세를 뜻한다. 옷은 패션 의류라기보다 아트(art)임을 강조한 브랜드다.

임 대표는 돌로미테의 관문도시 볼자노에 회사를 두고 유럽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쇼룸을 개설한 그는 “이탈리아의 약 600개에 달하는 스포츠·아웃도어 전문 매장을 영업망으로 거느린 Spoga사가 유럽 총판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세계 최대의 아웃도어 전시회이지만 유럽 주요 국가들의 불황으로 규모가 전보다 작아졌으며, 특히 이탈리아의 바이어들이 많이 줄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유지호 샤트렌 와일드로즈 사업본부장. 와일드로즈는 여성만을 위한 세계 최초의 아웃도어 브랜드다.

▲ 이탈리아를 거점삼아 유럽 시장을 개척 중인 조정대 네파인터내셔널 매니징 디렉터.

▲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임덕용 스네이크·야니로 대표. 최근 신규 브랜드 야니로를 론칭했다.

이석호 마무트코리아 대표는 “브랜드마다 차별성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브랜드를 따라가다 보면 고유의 정체성과 특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전시회 소감을 말했다. 내년 브랜드 창립 150주년이 되는 마무트는 시티 아웃도어 개념의 신발 라인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최진홍 스노우라인 대표, 손대업 나스캠 대표, 김인호 호상사 대표, 이화석 예솔스포츠 대표, 김병철 메드아웃도어 대표, 박호선 평안엘앤씨 이사, 서해관 넬슨스포츠 상무, 김창수 몬츄라코리아 이사, 백지숙 우진플라스틱 부사장, 유지호 패션그룹 형지 샤트렌 와일드로즈 본부장, 우희정 다나산업 디자이너 등도 프리드리히샤펜을 찾았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거점삼아 유럽 시장을 개척 중인 조정대 네파인터내셔널 매니징 디렉터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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