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웃도어 의류의 개척자
독일 아웃도어 의류의 개척자
  • 글·염태정 기자
  • 승인 2011.06.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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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Best Company - 쉐펠

독일 뮌헨에서 매년 겨울과 여름에 두 번 열리는 전 세계 스포츠, 아웃도어 용품 박람회인 ISPO(International Trade Show for Sports Equipment and Fashion). 이번 2007 Winter ISPO 취재를 위해 뮌헨을 방문하면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독일 최고의 아웃도어 의류 명품인 〈쉐펠〉 본사를 둘러보았다.

1804년 독일 슈바브뮌헨에서 탄생

▲ 이스포 전시기간 중 〈쉐펠〉에서 독자 진행한 ‘Sch쉌fel ISPO Night in Munich’라는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경쾌하게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독일 아웃도어 의류의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는 〈쉐펠〉은 1804년 독일 바이에른(Bayern)주 슈바브뮌헨(Schwabmuchen)에서 게오르그 쉐펠(Georg Sch쉌fel)이 만든 브랜드로 2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쉐펠〉 본사가 위치한 슈바브뮌헨(Schwabmuchen)은 뮌헨에서 남쪽으로 약 94km, 차량으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이다. 창립 이래로 지금까지 슈바브뮌헨 지방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쉐펠〉. 본사를 찾아가는 길은 독일의 이정표와 교통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이방인에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가 져서 어두운 독일 아우토반에서 설상가상으로 눈발까지 날리는 여정은, 〈쉐펠〉 본사에서 길 안내를 위해 보내준 직원이 아니었다면 취재진 스스로 길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마을에 하얀색 페인트칠을 한 〈쉐펠〉 본사 건물. 본사로 이어지는 울타리에 파란색으로 ‘Sch쉌fel’이라고 적힌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은 한적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 쉐펠〉의 현재 사옥 건물.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화이트하우스, 왼쪽에 있는 건물이 브라운하우스다.
현재 〈쉐펠〉 본사에는 200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취재진이 방문한 기간은 마침 ISPO 행사가 진행 중이라 대부분의 직원이 행사장에서 일하고 있어서 본사는 한산했다.

사무동으로 쓰이는 건물은 원래 흰 페인트로 칠해져 있어서 ‘화이트 하우스’라 불리고, 물류 창고 겸 샘플제작실로 사용되는 건물은 지금은 흰 페인트로 칠해져 있지만 원래 브라운 색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브라운하우스’로 불린다.

〈쉐펠〉이 둥지를 튼 슈바브뮌헨 지방은 당시 스타킹, 양말 등 니트 제품의 본거지로서 최고 품질을 인정받고 있었다. 제품생산을 위한 방적, 염색 등 모든 설비를 두루 갖추고 있어서 자연히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데다가 품질 또한 우수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창립자인 게오르그 쉐펠은 무역회사의 기초를 다졌다.

게오르그쉐펠의 아들인 조세프

쉐펠은 1809년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의 5차 연합전쟁의 아벤스베르크 전투에 참가하여 용맹을 떨쳤을 뿐 아니라, 바바리안 왕자의 생명을 구했다. 그 보답으로 조세프 쉐펠은 평생 연금 수령권을 얻었고, 그 연금을 무역 사업에 투자하여 그의 회사 〈쉐펠〉을 설립하는 데 큰 공헌을 하게 된다.

아웃사이더에서 마켓 리더로

▲ 원자재 창고. 엄선된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재 관리도 꼼꼼히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 부흥과 발맞춰 〈쉐펠〉은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1961년 스웨터와 신사복 바지 생산이 그것이다. 그 후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스포츠·레저 시장이 성장하리라는 것을 예견하고 1967년 기능성 스포츠 의류 생산에 뛰어들었고, 1969년에는 하이킹용 바지 부문을 선도할 정도로 급성장한다.

〈쉐펠〉은 적절한 제품을 적기에 제공하기 위해 트렌드 연구에 집중했으며, 혁신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무릎 부분에 신축성 소재를 덧댄 바지와 골덴 바지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혁신으로 매우 각광을 받았다. 이들 바지는 〈쉐펠〉을 마켓 리더로 만들었다.

1974년에는 후드달린 재킷을 출시하여 새로운 도전을 선보이며 계속해서 개척자 정신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라이닝에 패드를 댄 최초의 누비진 겨울 후드재킷을 개발하여 어깨를 특히 강화하고, 탈부착이 가능한 이너 재킷까지 개발하여 명실상부한 마켓리더로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기능성 의류시대 선도

▲ 새로운 디자인의 샘플을 만들고 있는 모습.
새로운 재료, 새로운 공정, 그리고 새로운 트렌드는 1970년대 후반부를 특징지었다.
그리고 〈쉐펠〉은 이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앞서가는 기술력을 끊임없이 연구해 웰딩 기법에 의한 기능성 소재의 출연을 선도했다.
 
W.L 고어의 개발매니저 휘브너(Thorger Hubner)와 후베르트 쉐펠(Hubert Schoffel)은 그들의 모든 것을 투자해 수차례의 실패를 극복하고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1983년 〈고어텍스〉를 사용한 재킷을 최초로 시장에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 샘플 생산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
이것은 단순한 하이킹 의류 제조회사였던 〈쉐펠〉이 국제적인 명성의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페터 쉐펠(Peter Sch쉌fel)과 후베르트 쉐펠(Hubert Sch쉌fel)이 파트너십을 이루는 〈쉐펠〉은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14개국에 진출해 있다.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13개국,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우리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다.

오랜 역사와 그에 걸 맞는 최고의 기술력, 디자인으로 매년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수출에 의해 벌어들여 다국적 기업의 면모를 갖춘 〈쉐펠〉은 1980년 중반 이후 고급제품을 지향해 왔다. 최신의 재료와 최고 장인 기술이 만들어낸 경쟁적인 상품, 혁신적인 서비스로 소량의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혁신적인 판매방식으로 변화

mini interview
후베르트 쉐펠(Hubert Schoffel) 회장

전 세계 곳곳을 많이 다니지만 지금도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는 한국입니다. 한국 사람들과는 뭔가 통하는 것이 있어요. 친절하고, 활기차고, 예의바르고…. 그래서 한국이 더욱 정이 가나봅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온 손님을 보니 너무 반갑고, 기분 좋습니다.

 

최근 들어 아웃도어는 현대인들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브랜드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의 유행 경향을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판매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쉐펠〉은 이런 경향에 발맞춰 지난 2003년 가을, 독일 금융의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에 제1호 ‘쉐펠-로바(Sch쉌fel-LOWA)’ 스토어를 개장했다.

‘쉐펠-로바’ 스토어는 두 브랜드의 제품으로 최상의 조화를 이뤄내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앞으로 상호 협력을 통한 최상의 거래를 위해 많은 조인트 스토어들을 계획 중이다.

〈쉐펠〉은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존경 받는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의류분야만 특화해 다른 분야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특히 제품의 창의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은 까다로운 고객들을 만족시켰다.

현재 〈쉐펠〉 제품은 액티브트레일, 엑스트레일, 스키, 플러스 총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

액티브트레일은 하이킹용 제품이며, 엑스트레일은 탐험과 트레킹용 제품군으로 이뤄졌다. 스키 분야는 알파인스키와 마운틴스키용 의류를 위주로 출시되며 플러스는 전문 클라이밍 제품이다.

〈쉐펠〉은 〈고어텍스〉 소재를 품목별로 세분화하여 제품에 응용하고 있다. 플러스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고어텍스〉 투레이어를 제품에 적용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내부 라이너를 덧대어 통기성을 강화하고 보온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쉐펠〉은 〈고어텍스〉 쓰리레이어가 더 좋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깨고 합리적인 디자인으로 제품의 성능을 보강한 것이다.

플러스를 제외한 제품들은 후드를 칼라 속에 접어 넣을 수 있도록 하거나, 두 벌로 활용할 수 있는 이너 재킷을 내장한 제품들이 많은데, 이것 역시 실용성을 강조하는 〈쉐펠〉의 특징을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지난해부터 출시되고 있는 플러스는 〈쉐펠〉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상품군으로 하드쉘의 경우 대부분 〈고어텍스〉 쓰리레이어와 고정된 후드를 가지고 있으며, 소프트쉘이나 인슐레이션의 경우 주머니를 높이 부착해 벨트를 착용할 때 편리하도록 했다.

이는 색상과 디자인을 단순화시켜 전문 클라이밍 의류의 기능에 충실하게 제작한 제품이다. 또한 〈쉐펠〉은 〈고어텍스〉뿐만 아니라 〈벤츄리〉, 〈쉘러〉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과 그들이 직접 개발한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후진양성 프로그램 진행

mini interview
페터 쉐펠(Peter Schoffel) CEO


예전 아버지 세대와는 경영방법이나, 사용하고 있는 재료, 제품 생산 방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지만, 〈쉐펠〉이 초창기 만들어진 이래로 변하지 않은 것은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입니다.

우리는 업계 1등이 되기보다는 소량 제품이라도 품질 최고를 추구합니다. 올 9월경 아니면 내년 3월에 한국 파트너 예솔스포츠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들이 생산하는 바지는 동양인의 체형에 아주 잘 맞습니다. 그들이 디자인한 제품은 우리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이고, 우리는 이런 예솔스포츠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본사를 방문해 가만히 살펴보니 200년 이상의 축적된 노하우는 분명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쉐펠〉은 그들만의 이런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도 힘쓰고 있는데, 바로 후진양성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현재 샘플 제작실에서 일하는 50명의 직원 중 10명이 실습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일주일에 3~4일은 〈쉐펠〉 본사로 출근해 패턴을 오려내는 작업에서부터 자신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한 샘플제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습을 학업과 병행한다.

물론 이들의 보수는 〈쉐펠〉 측에서 치르지만 이런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해외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되는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런 신세대의 젊은 아이디어를 제품에 적용해서일까, 아니면 슈바브뮌헨이라는 곳의 자연환경이 아웃도어 라이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서일까.

〈쉐펠〉은 보통 한 시즌 당 신제품 모델을 무려 400여 종이나 선보인다. 사정이 이러하니 소량의 최고품질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빛을 보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장인 정신이 〈쉐펠〉을 독일 아웃도어 의류의 상징으로 우뚝 서게 만든 일등공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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