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프라이 팬!”
“날아라, 프라이 팬!”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6.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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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수, 목, 금, 토, 일. 반복되는 일주일.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연원을 알 수는 없지만 앞의 일곱 글자들 중에 금, 토, 일이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아침마다 헐레벌떡 출근시간에 맞춰 뛰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내일 걱정 없이,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출근시간 걱정 없이 푹 쉴 수 있는 토요일의 간절함을. 일주일에 하루뿐인 것이 더 달콤하다.

물론 모든 날이 생의 단 한번뿐인 날이긴 하지만 같은 틀의 시간이 반복되는 5일을 마디로 심어진 토요일은 사람들이 한 박자 쉬어가게 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있는 대로 게으름을 부리다 슬슬 시장해 진 그대에게 입고 있는 옷 그대로 가뿐히 일어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봄볕을 쐬며 고픈 배와 허기진 마음을 채워 줄 푸짐한 호주식 브런치 레스토랑 〈더 플라잉 팬 블루〉를 소개한다.

2006년 12월 이태원에 오픈한 브런치 레스토랑 〈더 플라잉 팬 블루〉는 제일기획 옆 골목 한남제일교회 맞은편에 자리한 〈더 플라잉 팬 핑크〉의 동생이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는 하지만 약간의 형 덕(?)을 보며 그에 못지않은 약진중이다.

푸짐하고 소박한 그리고 투박하기까지 해 정겨운 요리는 호주에서 공부하던 시절 맛있다고 소문 난 곳을 찾아다니며 접수한 세 자매 사장님의 솜씨다. 모두 디자인을 전공한 뒤 같은 계열에서 일을 하던 중 요리할 때 가장 신나고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 <박하흰, 박종원>
그래서 언젠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살겠다는 꿈을 이루어 〈더 플라잉 팬〉 형제를 오픈했다.

요리 자체를 워낙 좋아하고 맛보는 것과 맛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 거침없이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요리는 다양한 문화가 섞여 새로운 색을 띠는 호주의 그것과 닮아있다.

중앙의 투박한 나무 탁자, 짝이 맞지 않는 의자. 애써 짜 맞추지 않은 인테리어 소품들은 트인 공간속에서 스스로 변주하며 복잡 다양한 문화가 섞여있는 호주식의 자유로움을 다시 한번 표현한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명색이 브런치 레스토랑이지만 〈더 플라잉 팬 블루〉에서는 하루 종일 어느 때고 브런치 메뉴를 맛 볼 수 있다.

언제든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메뉴는 기본적으로 푸짐한 샌드위치와 팬케이크류가 인기가 있고 세 가지 버섯볶음을 잘 구운 빵에 넣어 이탈리안 허브소스로 맛을 낸 ‘더 플라잉 팬 블랙퍼스트’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또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래터메뉴도 빼 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소세지 시즐과 직접 만든 빵, 그리고 구운 마늘을 함께 맛 볼 수 있는 ‘소세지 그릴 플래터’는 2~3명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속도 든든히 채울 수 있는 알짜배기 실속메뉴.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홈메이드 디저트는 선수들에게만 알려진 비밀 메뉴로 사람 손으로 하나씩 직접 만들다 보니 모양새는 다소 빠지지만 맛에서는 물러섬이 없다.

그중 깔루아와 진한 에스프레소가 부드러운 질감의 티라미수를 촉촉하게 감싼 ‘깔루아 티라미수’는 혀에 닿는 순간 사라지는 아련한 향에 중독되어 찾는 사람이 많다.

치즈, 소스, 잼, 빵을 신이 나서 직접 만들어 내는 ‘날아다니는 프라이팬’의 마력, 그대가 원하는 브런치라는 이름 뒤에 숨은 여유와 자유로움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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