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자장면 좋아하시죠?”
“어머니, 자장면 좋아하시죠?”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6.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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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r's Choice : 편안한 차이니스 레스토랑 〈리샨〉

졸업식 하면 무조건 자장면이었다. 운수 좋으면 탕수육까지 더해서. 칼바람이 불던 아직은 추운 2월, 가족들과 둘러 앉아 먹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자장면은 보기만 해도 배부른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졸업식에서 자장면과 탕수육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 피자나 햄버거, 그리고 뷔페식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마치 원래 자기 자리였다는 듯이 시침을 뚝 떼고 버티고 있다.

어느 동네에 가도 세계 어디에 가도 맛 볼 수 있는 중국요리. 그 사이에서 활짝 피어난 중국집이 있다.

오랜만에 받아쓰기 100점 받아온 기특한 아이와 봄기운에 부쩍 입맛을 잃은 부모님, 그리고 열심히 일한 그대와 함께 찾아가면 어떨까?

2003년 12월 압구정동에 문을 연 중식레스토랑 〈리샨〉은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압구정 요식업 무림세계를 지난 3년간 지켜온 곳이다.

‘리샨셔스’ 꽃의 앞 두 글자를 따서 만든 ‘리샨’은 ‘맛있는 음식을 권하다’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모양새로 테이블을 장식하기는 하나 향을 갖고 있지 않아 음식을 맛보는 사람들의 미각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는 고객을 최대한 배려하는 〈리샨〉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주린 배를 쥐고 찾던 저렴하고 푸짐한 차이나타운의 음식에 반해 언젠가 제대로 된 중국집을 하겠다고 다짐한 송은주 사장의 꿈이 이루어진, 그리고 이루어 가는 곳이기에 〈리샨〉은 맛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정통 중식과 미국 차이나타운에서 따온 퓨전스타일의 중식이 주를 이루는 〈리샨〉의 요리는 강한 자극이 없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새우 와사비 크림소스는 튀김옷을 얇게 입혀 살짝 튀겨낸 새우에 와사비와 크림소스를 묻혀 독특한 맛을 낸다.
 
거기에 설탕을 넣어 튀겨낸 호두를 첨가해 새우와 호두의 고소함이 더해져 한번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단다.

〈리샨〉에는 중국집 치고는 특이하게 생맥주와 바가 준비되어 있어 혼자서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잔 하고픈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여기에는 애피타이저로도 인기 있는 제철 해산물을 넣고 길쭉하게 말아 튀겨낸 춘권이 그만이다.

돼지고기와 버섯, 죽순, 홍고추 등의 야채와 견과류를 볶아낸 뒤 얇은 밀전병에 춘장을 발라 싸먹는 무슈포크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메뉴로 메인을 새우나 치킨으로 바꿀 수 있다.

또 마늘볶음 바닷가재는 튀긴 바닷가재를 마늘과 감자를 다진 후 볶아내는 요리로 진한 마늘 향에 남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

바닷가재를 비롯한 해산물은 신선함을 위해 레스토랑 한켠의 수족관에 넣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활어로 직접 요리해 나간다.

5월, 졸업시즌은 아니지만 언젠가처럼 가족들과 오붓하게 둘러앉아 조곤조곤 맛있는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한번 슬쩍 여쭈어 보는 거다. 그 옛날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는데, 그게 정말이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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