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산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 글·김성중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 승인 2011.06.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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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연극 ‘안나푸르나’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다더라. 그 산은 하나의 다른 세계래. 그것은 이 땅의 끝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독립된 왕국이지. 난 어려서부터 그 왕국에 살기를 꿈꿔왔고…."

안나푸르나 등정 후 하산 길에 실종된 고(故) 지현옥 씨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연극 ‘안나푸르나’는 산을 사랑하고 산에 미친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연극 ‘안나푸르나’는 ‘산이 주는 의미가 무엇이기에 그토록 그들로 하여금 산에 집착하게 하는 것일까’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찾으려 한다.

거기에서 배우들은 주인공들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갈등, 그리고 열정과 의리 등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해냈다.

이 연극은 산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때문에 대학까지 포기해야 했던 현정, 그리고 현정 못지않은 열정과 등반력을 가진 희서, 그리고 원정 훈련 도중 사고로 인해 높은 산에 오를 수 없게 된 선주, 이렇게 세 명의 여성 산악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안나푸르나 등반을 준비하며 겪는 갈등과 화해, 그리고 등반을 하며 벌이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 동료를 잃은 상실감 등이 무대에서 긴박하게 펼쳐져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mini interview

‘안나푸르나’ 시나리오 작가 이미례


“그들을 통해 인간의
순수한 내면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이 작품을 구상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고난 극복의 영화보다는 산을 향한 그들의 열정과 우정, 그리고 순수한 영혼을 부끄럽지 않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길 바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는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산악계의 현실을 꼬집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얼음처럼 맑은 영혼을 가졌기 때문입니다’로 마지막 말을 전하는 배우. 이 연극은 단순히 높은 산을 오르는 과정을 그렸다기보다 산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동료에 대한 헌신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런 이유로 ‘안나푸르나’는 산악인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서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출연한 배우들은 실제 산악인들의 치열함과 열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전문 산악인인 박영석 씨와 암벽등반가인 김자하, 김인경 씨에게서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한다.

연극 ‘안나푸르나’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6월15일부터 30일까지 열리며, 공연 관람료 중 10%는 지난 5월 유명을 달리한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고 오희준, 이현조 대원의 가족을 위해 뜻 깊게 쓰일 예정이다.

시나리오를 쓴 이미례 씨는 앞으로 이 연극을 영화로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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