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겨울 모험의 마지막 서사시
북극 겨울 모험의 마지막 서사시
  • 현지동행취재 | 박요한
  • 승인 2011.06.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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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006 피엘라벤 폴라

▲ 끝없는 눈 평원을 향해 개들과 함께 호흡하며 달리는 참가선수와 썰매개들. 약간의 언덕만 나오면 썰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수는 발을 번갈아 가며 지쳐야 한다.

3박4일 일정, 총 300km의 험난한 여정

지난 4월초 제10회 2006 피엘라벤 폴라 개썰매(10th Fjallraven POLAR RACE 2006) 대회가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설원에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주최국인 스웨덴을 비롯하여 노르웨이, 핀란드,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프랑스, 덴마크,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각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24명의 남녀 선수가 참가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주)에코로바에서 근무하는 이동경씨가 참가했다. 본지는 국내 아웃도어 매거진 최초로 극한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3박4일 동안 동행취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스웨덴의 자연주의 아웃도어 브랜드 피엘라벤에서 주최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피엘라벤 폴라(Fjallraven Polar)’ 개썰매 대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노르웨이의 시그날달렌(Signal Valley)에서 출발해 핀란드 국경을 통과하여 스웨덴의 유카스랄비(Jukkasjarvi)에 이르는 총 300km의 여정이다. 배고픔과 두려움 그리고 추위와 싸워야 하는 ‘피엘라벤 폴라’는 분명히 자신의 한계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최측은 완벽한 안전 시스템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크게 다치거나 하는 안전상의 문제점은 전혀 없었다.

개와 함께하는 눈썰매 경주인 ‘피엘라벤 폴라’는 지난 1997년 처음 개최돼 올해 10회를 맞았으며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규모나  내실 면에서 더욱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10년 전인 지난 1997년 아케 노르딘(Ake Nordin)은 알래스카에서 열린 경주를 직접 목격하게 된다. 이 경주는 생명의 위험까지도 무릅쓸 정도로 극한의 상황에서 열린 매우 위험한 경주였는데 이런 레이스를 본 아케 노르딘은 너무 극한의 공포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웨덴 사람들을 위해 유사한 종류의 경주를 즐길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든 것이 바로 ‘피엘라벤 폴라’다.

▲ 대회 첫날 2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선수들. 경기는 3인1조로 5마리의 개가 한썰매를 끈다.

1997년 처음 열려, 올해 10회 대회
이런 취지로 ‘피엘라벤 폴라’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1997년. 경기는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지역에서 열렸다. ‘피엘라벤 폴라’가 추구하는 것은 정확한 장비와 정확한 지식을 가지면 어느 누구나 위대한 아웃도어 모험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기는 많은 아웃도어 활동을 경험한 마니아들을 위한 경기로 부단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피엘라벤 본사에서 제공하는 제대로 된 장비와 많은 경험을 갖춘 피엘라벤 전문가들과의 훈련을 할 경우 큰 문제는 없다. 현재까지 150명의 일반인은 산과 숲, 그리고 얼어있는 호수를 통하는 툰드라에서 300킬로미터 이상의 거리를 개썰매팀과 함께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개썰매 경기인 ‘피엘라벤 폴라’는 정상적인 큰 모험에 익숙해지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이 아직까지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자연환경에서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하기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 내리막 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참가자들. 자치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적절히 잡아야 한다.
주최측인 피엘라벤은 ‘피엘라벤 폴라’ 경기와 같은 때에 맞춰 의류, 텐트 그리고 다른 장비에 대한 필드테스트 기회를 갖는다. 노르웨이 해안으로부터 뻗어나온 위치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으로 알려진 ‘스칸데르나(Skanderna)’를 거쳐 핀란드로부터 스웨덴에 유카스양비(Jukkasjarvi)에 있는 유명한 아이스호텔까지 긴 호수와 강을 경유한다.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최고의 위대한 도전을 위한 길이 되었다. 이런 3박4일의 여정은 확실하게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겨울 모험의 서사시'로 평가할 수 있다.

‘피엘라벤 폴라’가 시작되면서 이 경기는 매우 독특한 경주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가장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갖고 있지만 하나의 팀을 이뤄 레이스를 펼친다. 피곤하고 추우며 때론 매우 배고픈 상황도 겪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서로 각기 다른 팀들이 경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결국 결승점에서는 모두가 승리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경기는 모든 참가자를 위해 자유롭게 진행된다. 대부분의 장비는 피엘라벤 본사에서 제공한다. 눈썰매와 개를 자신들의 국가에서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의류나 장비를 착용한 후에 그 결과를 피엘라벤 본사에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피엘라벤 측은 이런 참가자들의 의견을 모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다시 의류나 장비에 적용해 자사 브랜드를 좀 더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 각국 선수들의 위치를 인공위성을 통한 첨단 장비를 이용해 확인하는 피엘라벤 진행요원.

▲ 스웨덴의 여자선수가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수고한 썰매개를 돌보고 있다.
매년 ‘피엘라벤 폴라’에 참가하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행사 참가를 원하지만 한해에 불과 20여 명 만이 경기에 참가하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 지난 2002년에는 어린 소녀가 경기에 꼭 참가하고 싶다는 의견을 웹사이트에 올렸고 마침내 뽑히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녀가 개를 무서워하는 점이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그녀가 채식주의자라는 점이다. 보통 경기 중에 소고기 같은 얼린 건조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채식주의자인 참가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거의 없었다. 무척 걱정스러운 상황이었고 심지어 안전까지도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특이한 참가자는 유카스양비에 있는 마지막 결승점에 들어올 때에는 더이상 개를 무서워하지 않게 됐으며 고기를 먹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만큼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환경에 적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피엘라벤 폴라’다.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모든 팀이 유카스양비의 결승점에 도착했을 때 모든 사람이 승리자가 된 것처럼 즐거워했다. 비록 1등은 독일팀이었지만 유카스양비의 유명한 아이스호텔에서 치뤄진 조촐한 수여식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1등이 된 듯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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