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희사이클링 마니아
이득희사이클링 마니아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7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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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sure Mania - “사이클은 인생의 열정을 공유하는 동반자입니다”

열정 없는 삶은 탄산 빠진 콜라의 밋밋한 맛과 같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 부을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온 종일 머릿속에 자전거에 대한 생각이 가득한 사람은 자전거를 무척 사랑하는 열정적인 사람이 아닐까. 기자가 만나 본 사이클링 마니아 이득희(35세) 씨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사이클은 가슴으로 타야해요.” 이득희 씨의 말이다. 사이클링을 가슴으로 한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사이클링도 어느 순간 한계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요.
 
가슴이 터질 것처럼 숨이 가빠오지만 그 순간을 이겨내면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 그 때부터는 가슴으로 페달을 밟습니다.”

어렴풋이 이해하는 기자에게 미소를 머금은 이득희 씨는 직접 경험해 봐야한다며 사이클링을 권유한다. 자칭 타칭 사이클링 전도사다운 모습이다.

청년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첫 만남

▲ 마운틴바이트.로드바이크 가리지않고 즐기는 이득희씨.자연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마운틴 바이크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득희 씨가 사이클을 처음 만난 건 11년 전이다.

군대를 막 제대한 혈기왕성한 복학생은 청평으로 떠나는 MT에 몇몇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로 이동하길 결정한다.

자전거라고는 어릴 적 타본 생활자전거가 전부인 이들에게 수십 킬로의 여정은 너무 벅찼다.

그러나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자르는 법. 온갖 고생 끝에 청평까지 자전거로 이동했지만 되돌아 올 때는 엄두가 나질 않아 차에 자전거를 싣고 돌아왔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 때부터 자전거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어떤 자전거가 좋은지 어떻게 하면 잘 타게 되는지, 시간과 돈, 열정까지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PC통신을 통해 동호회에 가입했다. 본격적인 사이클링의 실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득희 씨에게 사이클링은 청년의 에너지를 쏟아 부을 만큼 강렬한 도전이었다.

끊임없이 마주치는 한계상황들, 그리고 그것을 뛰어 넘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과 자신감.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년에게 이것보다 더 적합한 운동은 없었다.

▲ 사이클리의 즐거움을 일반인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는 이득희씨.
마운틴바이크(MTB), 로드바이크 가리지 않고 타는 이득희 씨는 한 가지 사이클을 고집하지 않는다.

둘 다 각자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로드바이크는 온 몸으로 느껴지는 스피드의 짜릿함이 있고 마운틴바이크는 자연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매력이 있죠.
 
둘 다 거부할 수 없어요.”

로드바이크의 경우 최고 스피드가 시속 50~60km다. 자동차와 비교한다면 빠르기로는 상대가 되지 않겠지만 사이클은 온몸으로 공기저항을 받는다는 점에서 훨씬 매력 있다.

사실 이런 속도감에 빠져 마운틴바이크보다 로드바이크가 조금 더 흥미롭다고 살짝 고백한다.



고급 기술 알려 사이클 저변확대 노력

요즘 사이클링에 빠진 마니아들이 참 많다. 그 마니아들 중에서도 특히 이득희 씨가 더 마니아다운 이유는 그가 사이클링을 하는 시간에 비례한다.

▲ MCG의 오프라인 회원들과 주말이면 100Km이상 사이클링을 하고 있다.
현재 ‘MCS(www.promcs.co.kr)’라는 온오프라인 자전거스쿨 코치인 이득희 씨는 그 중에서도 열정적인 회원 25명과 함께 오프라인 클럽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평일에는 하루 세 번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벽 6시, 오전 10시, 오후 5시에 50km 내외로 사이클링을 한다.

토요일에는 70~100km를, 일요일에는 의정부에서 시작해 양평 유명산을 왕복하는 140km 사이클링 교육을 비가 오지 않는 한 매주 진행하고 있다.

이득희 씨는 이 프로그램에 반 이상 참석해 보통 사람들이 실천하기 힘든 거리를 매일 달리고 있는 셈이다.

“매일 세 번씩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은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이클링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입니다.
 
소수 엘리트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득희 씨가 자전거스쿨 ‘MCS’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자전거 전문 잡지에 매달 ‘싸이클리스트 두기의 훈련일지’라는 기사를 연재하고 있는 이유도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성장하지 못하는 사이클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즐거움과 자신감을 얻게 된 사이클링이 가장 자신 있는 만큼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는 욕심에 대회를 참석하기 시작했다.

▲ 오르막은 정상을 오르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힘든 순간을 이겨냈을 때의 성취감은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MTB로 출전한 첫 대회에서 15등을 했습니다.

그 다음 대회에서는 7등, 또 5등. 점점 성적이 향상하는 재미에 더 열심히 준비하다보니 2000년에 열린 강촌챌린저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우승을 했습니다.”

대회에 출전한다고 해서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순위권에서 멀어져 완주에 만족해야하는 대회도 물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득희 씨가 사이클링을 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는 자전거가 인생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늦을지언정 포기하지 않습니다.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또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거잖아요. 열정을 쏟아 부을 대상이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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