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며 자연과 나누는 대화
캠핑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며 자연과 나누는 대화
  • 글 이철규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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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amping Basket_자연은 생명의 공간


눈높이를 낮추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캠핑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즐기는 휴식이다. 이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선 자신의 눈높이를 낮추고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문명의 이기 속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으로 들어가 그 주변을 관찰하는 것이다.

얼마 전일이다. 신문에 난 기사에 겨울철 캠핑을 위해 꼭 챙겨야 할 장비로 압력 밭솥이 들어 있었다. 어디 네팔이나 파키스탄 같은 히말라야지역으로 떠나는 것도 아닌데 압력 밭솥까지 굳이 챙겨야 하나 싶었다. 겨울철 캠핑을 떠나보면 알겠지만 가스는 날이 추워지면 화력이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휘발유버너는 날씨나 온도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하지만 국내 캠프장의 경우 추운 날 굳이 밖에 나와 조리를 하지 않는 이상 버너 작동에 이상을 일으키진 않는다. 더욱이 일반 가스가 아닌 온도변화에 강한 이소부탄 가스를 텐트 안에서 사용하는 만큼, 굳이 압력 밭솥까지 준비할 필요는 없다.

캠핑은 야외로 나가 자연과 호흡하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때론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며 가끔은 추위와 싸워야 한다. 최근 많은 캠프장에서 전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때문에 가끔은 정전사고나 과부화로 인한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에 일부 캠프장에서는 전열 기구는 단지 하나 만을 사용하게끔 통제하는 곳도 있다. 물론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만큼, 그만큼 혜택을 누려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 하나로 인해 다른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일종의 횡포가 될 수 있다.

캠프장은 집을 옮겨 놓은 곳이 아니다. 때문에 추위나 어둠, 냉기 등 집과 달리 불편하고 다소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의 눈높이를 한 단계 내려 땅과 풀의 높이에서 세상을 보게 되면 또 다른 생명의 손길과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캠프장에서 집과 같은 편안함을 찾으려 한다면 작고 소중한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때문에 캠핑을 땅과 호흡하는 아웃도어라고 하는지 모른다. 우리가 태어나고 돌아가야 할 땅에서 생명의 호흡을 느끼고 작고 소중한 것에 대해 느끼는 것 이것이 바로 캠핑이 목적이다.
대화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귀를 막고 있다면 성립되지 않는다. 오감으로 자연으로 느끼며 귀를 열고 마음을 여는 것이 캠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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