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혜 스노보드 국가대표선수
신다혜 스노보드 국가대표선수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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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sure Mania - “스노보드로 올림픽 금메달 따고 싶어요!”

30여 명의 국가대표 스키팀 선수 중에 스노보드 국가대표는 단 5명이다. 이 5명 중 한 명이 신동 소리를 들으며 각종 대회를 휩쓸고 있는 신다혜(20, 연세대학교 사회체육학과 1학년) 씨다. 중3 때 처음 국가대표 선수가 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 대회에서 거의 1위를 놓쳐 본 적이 없는 야무진 아가씨.

신다혜 씨가 스노보드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레저 마니아인 아버지 신기우(53세) 씨 덕분이었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스키를 가르쳐 준 때는 5살. 처음에는 좋고 싫은 것도 없이 겨울이면 가족들과 스키장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어린 나이에 힘들었을 그 생활을 떡잎부터 파랬던 이 소녀는 즐겼다고 한다.
“아버지가 스키를 너무 좋아하셔서 겨울방학이면 스키장 근처에 방을 얻어 두 달 내내 살았어요. 당연히 스키와 보드는 매일 탈 수 있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겨울 방학이면 늘 스키장에서 살았어요.”

7살 소녀, 스노보드를 만나다

신다혜 씨가 스노보드를 처음 타기 시작한 것은 7살 때부터다. 1994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레저 마니아인 아버지 덕분에 스노보드를 시작하게 된 신다혜 씨는 빠른 스피드와 고도의 균형감을 요구하는 이 스릴 넘치는 스포츠에 매료됐다.

“당시에는 주니어용 보드 부츠가 없었어요. 스키 부츠를 신고 스노보드를 탔죠.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발에 맞는 보드 부츠를 신을 수 있었어요.”

스키도 충분히 매력 있었지만 신다혜 씨가 스노보드를 선택한 것은 더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두 발이 함께 묶여 설사면을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내려오는 기분은 아찔함을 넘어 짜릿하다.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배운 스노보드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초등학교 때부터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월등한 스피드와 체력을 갖추게 됐다.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초등부 1위를 차지했으니 재능과 실력은 이미 탁월한 수준. 그때부터 지금까지 획득한 메달과 상장만도 50여 개다.

어린 소녀의 화려한 경력은 이때부터 시작이다. 무엇보다 중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은 큰 이슈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유일한 여자 스노보드 국가대표선수다.

“처음에는 스노보드가 그저 좋기만 했어요.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내 인생에 스노보드가 없으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죠. 그때부터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세계 최고의 스노보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어요.”

핑크빛 희망을 가득 안고 열심히 훈련을 하던 신다혜 씨에게 좌절의 순간이 오기도 했다. 중학교를 올라가던 해, 훈련 도중 발목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3개월의 회복기간이 지난 뒤 다시 탄 스노보드.

불행은 한꺼번에 밀려와 이번에는 대퇴부가 골절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날씨가 흐려 안전펜스를 보지 못하고 충돌하면서 일어난 사고였다.

“부상 때문에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딸이 자꾸 다치니까 운동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최고의 스노보드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그 정도 부상은 크게 개의치 않았어요. 부모님께서도 그런 제 마음을 이해하시고 더 크게 후원해주셨어요.”

빠른 스피드를 요구하는 스노보드 알파인 경기는 늘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사고 이후 한 동안 두렵기도 했지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가족 모두 스노보드 마니아

신다혜 씨에게 처음 스노보드를 알려준 아버지뿐만 아니라 가족들 모두 스노보드에 일가견이 있다. 각종 레저 활동에 적극적인 아버지는 스노보드 일반인 대회에 참가해 순위권 안에 드는 실력자고, 몇 해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도 신다혜 씨의 든든한 스노보드 코치였다.

또 중학생인 동생 신봉구(15) 군 역시 스노보드 선수다. 같은 스키팀 선수로 국내외 전지훈련에 늘 동행하며 서로에게 힘이 돼준다.

대표선수에게 방학이란 없다. 스노보드가 겨울 스포츠라지만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늘 훈련이 많다.

“여름에는 2달 정도, 겨울에는 4달 정도 훈련을 받아요. 실전 훈련을 할 수 없는 여름에는 체력훈련을 하고, 겨울에는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많은 기술과 경험을 쌓고 있어요.”

현재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마운틴하드웨어>의 필드테스트 팀으로 활약하고 있는 신다혜 씨.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소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올해는 오스트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10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실전 훈련을 하며 체력과 기술 등 많은 것들을 배우고 돌아올 예정이다.

훈련지인 오스트리아에서 10월 말에 열리는 스노보드 월드컵 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니 좋은 성적을 기대해본다.

겨울 스포츠에서 국내 선수와 유럽 선수의 실력 차이는 분명히 있다.

선천적으로 체구가 좋은 유럽 선수들이 체력 조건도 더 좋은 것이 사실이다. 유럽 선수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더 많은 훈련으로 체력을 다지고 기술을 습득하는 것뿐이다.

아직 신다혜 씨는 20살. 보통 선수들이 25살을 전후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는 꿈나무다.

실력과 재능을 겸비한 이 앳된 아가씨는 국내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되고 있어 곧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신다혜 씨는 국제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04년에 열린 국제 휠라컵 대회에서는 알파인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에 열린 일본 아시아컵 스노보드 대회에서는 3위로 입상했다.

해외 전지훈련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신다혜 씨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계를 이기고 발전을 거듭하면 결국 정상에 설 수 있지 않을까요? 그제 바로 제 꿈이죠.”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담아 꿈을 이야기 하는 신다혜 씨에게 꿈은 이미 성큼 다가와 있었다. 얼짱에 신동 스노보더로 불리는 해맑은 그녀에게 기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몇 년 후에는 또 어떤 수식어가 붙어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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